▶ 합참, 서해서 함정·항공기 투입해 탐색·인양 작업 중
▶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전 3차 발사 가능성 커
한미일 위성 정보 공유…한미일 외교장관 통화로 공조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추락한 지 15일 만인 2023년 6월 16일 인양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5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데 이어 85일 만에 재시도한 2차 위성 발사도 실패했다.
거듭된 실패에도 북한은 10월 중 3차 발사를 예고했다.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앞둔 시점이 세 번째 발사일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 북 "3단계 비행 중 오류로 실패"…군 탐색·인양 작업 중
합동참모본부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북한은 오늘 오전 3시 50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 주장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며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차 발사 때 북한의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은 발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추락했으나, 이번에는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돼 조심스럽게 성공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전 6시 15분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사고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차 발사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며 "국가우주개발국은 오는 10월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1차 발사 때도 북한은 발사 후 약 2시간30분 만에 "천리마 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며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합참에 따르면 2차 발사는 기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3㎞ 떨어진 바닷가에 조성된 새 발사장에서 이뤄졌으며, 1단 로켓과 페어링(1단과 2단 연결부위), 2단 로켓은 모두 북한이 지목한 낙하 예상지점 밖에 떨어졌다.
앞서 북한은 24일 오전 0시부터 3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1단 로켓과 페어링, 2단 로켓의 낙하지점으로 북한 남서 측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을 지목했다.
합참 관계자는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해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잔해의 탐색·인양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 관할에서는 우리 함정이 탐색·인양 작전을, 먼바다에서는 미국 측이 하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해상에 떨어진 1단 로켓과 페어링은 우리 군의 탐색·인양이 가능하나,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진 2단 로켓은 우리 군 단독으로는 사실상 탐색·인양이 불가능하다.
◇ 한미일 北위성정보 공유…실시간 공유체계는 아직 미가동
이번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 한미일의 실시간 정보체계는 아직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일 정보공유체계는 가동되지 않았다"면서 "기존처럼 한미간에 분석한 정보가 상호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한미일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하와이 연동통제소가 실시간 경보정보 공유 체계의 허브 역할을 맡아 주한미군의 작전통제소(TMO-CELL)와 주일미군의 C4I(지휘통제시스템)를 연결해 한미일 3국의 실시간 정보 공유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공유체계는 연내 구축될 예정이다.
한미는 북한 우주발사체가 동창리 새 발사장으로 이동해 발사를 준비한 정보를 사전 공유했으며, 한국은 발사될 때부터 포착한 속도와 비행궤적 등의 정보를 미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도 첩보위성 등이 탐지한 정보 등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북한의 3단 로켓 비행 궤적 및 폭파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3단 로켓의 '비상폭발체계' 오류로 실패했지만, 오는 10월 3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자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3단 로켓이 궤도 이탈시 자동으로 폭파되도록 고안된 장치의 단순 오류로 판단했을 수 있고, 러시아 기술의 도움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지난달 방북으로 북·러 간에 군사협력 방안이 합의됐으며, 러시아의 핵 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이번에는 대피 문자 없어…10월 10일 이전 3차 발사 가능성
지난 1차 발사 당시 서울과 서북도서 등지에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긴급대피를 안내하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큰 혼란이 빚어졌으나, 이번에는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번 이후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간 협의한 개선안이 있다"며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백령도 서쪽 33㎞ 해상을 벗어났고 국민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경보 발령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령도 주둔 해병 6여단 지휘통제실이 오전 4시께 '백령도는 이상 없으니 동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발송을 옹진군청에 요청해, 1시간 뒤 주민 4천 명에게만 해당 문자가 발송됐다.
'10월 중'으로 예고한 3차 발사 시기는 10월 1일부터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사이가 유력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므로 그(10월 10일 당 창건일)쪽 중심으로 일정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세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군사정찰위성으로서의 효용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서해에 추락한 위성체 '만리경 1호'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미국과 공동조사한 결과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 백악관 "뻔뻔한 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한미일 외교장관 통화로 공조
북한의 이른바 우주발사체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불법 행위다.
백악관은 이날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위성)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위성 발사가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대한 뻔뻔한 위반으로, 역내와 그 너머에서 긴장을 높이고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이 우주발사체 명목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을 규탄하고 대북 독자 제재를 검토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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