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춤’ 디샌티스·’최연소 밀레니얼’ 라마스와미, 2위 쟁탈전 주목
▶ ‘反트럼프’ 펜스·크리스티, ‘세대교체’ 헤일리, 흑인 스콧 등 면면 다양
공화당의 내년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전이 오는 23일 첫 후보자 토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22일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가 마지막으로 토론자 자격을 확보, 모두 8명의 후보가 첫 토론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RNC는 여론조사 지지율 1% 이상, 후원자 4만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에 한해 토론 참여 자격을 부여한다.
◇ 초반 트럼프 '1강 독주'…토론 불참하고 온라인 인터뷰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중계하는 이번 토론에는 각종 경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의 지지율을 보이며 독주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불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신 폭스뉴스에서 '쫓겨난' 유명 진행자 터커 칼슨과 사전 녹화한 인터뷰를 토론 시간에 맞춰 인터넷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조지아주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를 위해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네 번째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건수가 쌓이며 사법 리스크가 커질수록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승승장구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의 선거개입 혐의 이외에도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하고 회사 장부 등을 조작한 혐의, 기밀 문건 유출 및 불법보관 혐의, 1·6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선거 사기 유포 및 선거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보수 성향 지지자들의 강력한 팬덤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난민장벽'으로 상징되는 극단적 이민정책 등의 정책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돼 4년 임기를 보냈다.
재임 시절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 등 자극적인 비판을 쏟아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만나 두 차례 정상회담과 한 차례 판문점 회동을 갖는 등 북미관계를 극적으로 이끌어갔지만 결과적으로 '노딜'로 임기를 마무리했다.
그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면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매치'를 벌이는 것이 유력시된다.
◇ 디샌티스 vs 라마스와미…불붙는 2위 다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토론에 실제 참여하는 후보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등 8명이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던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우 출마 이후 오히려 기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1강 1중' 구도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1978년 플로리다주 이탈리아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예일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해군에 입대해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하원의원을 거쳐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된 뒤 초등학교 저학년에 성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는 등 '우클릭' 행보로 보수 진영에서 전국적 지지도를 구축했다.
출마 선언 이후 최근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의 십자포화 비판에 기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 라마스와미 후보는 최근 일부 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제치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이변을 예고하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민 2세로,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바이오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를 창업했다.
1985년생으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이자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
이 같은 이미지를 이용해 연설 도중 랩을 하는 등 파격을 연출, 지지자들의 호감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초반 경선 흐름에 따라 디샌티스 주지사와 치열한 2위 다툼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 前 부통령·유일 흑인·'트럼프 저격수'…다양한 스펙트럼의 후보들
펜스 전 부통령은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정치적 운명 공동체 였으나 현재는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독실한 기독교이자 전통적인 공화당의 보수 색채를 가장 잘 대변하는 전형적 인사로 평가받지만, 상대적으로 개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 당시에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의회에서 인증하지 말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를 따르지 않아 폭도들의 타깃이 되기도 했던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재판에서 유력한 증인으로도 거론된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중용됐던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재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을 당시 유엔 대사로 활동하면서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를 이끌었다.
올해 51세인 그는 경선에 뛰어든 직후 75세 이상 정치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주장하는 등 '고령 정치인 퇴출 및 세대교체'를 내세워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의 경우 2016년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다 패배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격 지지해 '트럼프 인수위'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다만 정권교체 뒤 중용되지는 못했고 현재는 '반트럼프 전선'의 맨 앞에 서 있고, '트럼프 불가론'을 노골적으로 주창하고 있어 자신의 당선보다는 트럼프 낙마를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콧 상원의원은 유일한 흑인 경선 후보로,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현재는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경제 문제에 있어 보수색이 뚜렷한 정책을 내세우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서는 우회적 접근을 택했다.
버검 주지사의 경우 성공한 기업인 출신으로 2016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며 정계에 뛰어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대선에 뛰어들어 토론 자격을 거머쥔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엔트리에 든 허친슨 전 주지사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토부 차관을 지낸 인물로 경선전에 뛰어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발언으로 일관하는 인물이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와 친분이 두터워 연합전선 구축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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