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개주 실험, 전기차 충전비가 대체로 저렴…개솔린 싸고 전기료 비싼 남동부는 반대 결과
▶ 충전 ‘장소·시간대·습관’ 등에 따라 차이 나…‘공기 오염·기후 피해’ 감안, 전기차 친환경적
전기차와 개솔린차 연비는 모든 운전자의 관심사다. 계산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전기차 연료비가 대체로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지난 2년간 매사추세츠 운전자의 입에서부터 폭스 뉴스 보도 등을 통해‘개솔린차 주유비가 저렴하다’라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필자의) 이웃은 감당하기 힘든 전기 요금 때문에 도요타 RAV4 프라임 차량 충전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근본적인 이유는 전기 요금이 너무 비싸 주유보다 저렴해야 할 충전의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를 계획하는 사람 중 70%는 개솔린 비용 절약을 전기차 구매 이유로 들고 있다. 이점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핵심 이유다. 그렇다면 과연 전기차 충전에 실제로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다. 단순히 개솔린 비용을 전기 요금과 비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충전 요금은 충전기와 주마다 다르다. 운전자의 충전 방법과 습관도 제각각이다. 자동차세, 리베이트, 배터리 효율성 등 다양한 요인을 적용해 계산해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다.
탈탄소 지향 초당파 싱크탱크 ‘에너지 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에 ‘미국자동차협회’(AAA) 및 기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전국 50개 주 대상 정확한 주유비와 충전비 계산을 의뢰했다. 필자는 이 자료를 활용, 올해 여름 두 목적지로 가상 도로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는 방식으로 어느 차량의 연료비가 높게 나오는지를 비교해 봤다. 우선 그 결과에 매우 놀랐고 (충전을 하지 않는다는) 이웃은 아마 더 놀랄 수도 있겠다.
■가득 채우는 데 드는 비용
미국인 10명 중 4명처럼 전기차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그 이유는 바로 주유비 부담 때문일 것이다. 전기차 판매 가격은 개솔린 차량 가격(중위 가격)보다 평균 4,600달러 비싸지만 대부분 계산에 의하면 장기적으로 연료비가 절약될 것으로 많은 운전자가 기대한다. 전기차의 연료비와 유지비가 덜 들기 때문에 연간 수백 달러의 비용 절약 효과가 있다는 일부 조사 결과도 있다. 정부 보조금과 주유소를 방문할 필요가 없는 점은 전기차 구입에 따른 추가 혜택이다.
그래도 정확한 숫자로 계산해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갤런당 평균 개솔린 가격은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자료에 의하면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개솔린 가격은 2010년 이후 거의 변동이 없다. 전기 요금도 비슷한 추세다. 그러나 충전 비용 계산 방식은 상대적으로 훨씬 까다롭다.
주마다 적용하는 전기 요율이 다르고 충전 시간대, 심지어 콘센트마다 요금이 다르다. 전기차 소유자는 집이나 직장에서 충전을 하는데 고속 충전소에서는 높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포드 F-150 개솔린 트럭과 98kWh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버전(F-150 라이트닝)의 연료비를 비교하는 일이 쉽지 않다. 지역 조건과 (운전자의)충전 습관을 적용하고 개솔린과 전기 에너지를 ‘마일’(Mile)로 표준 변환하는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세단, SUV, 트럭 등의 차종으로 나눠 각각 적용해야 한다.
이처럼 복잡한 계산 과정 때문에 그동안 정확한 비교에 대한 시도가 드물었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 전국 50개 주에서 전기 차량 충전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 요금이 싸고 개솔린 가격이 비싼 북서부 지역의 경우 충전 비용이 주유 비용보다 훨씬 더 저렴했다.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약 4달러 98센트인 워싱턴주의 경우 F-150 차량에 개솔린을 가득 채우는데 약 115달러가 들고 약 483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동일한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전기차량인 F-150 라이트닝(또는 리비안 R1T)을 충전하는 데는 약 34달러가 드는데 주유비에 비해 80달러나 낮은 비용이다. 전기차 운전자의 80%가 집에서 충전한다는 연방에너지국 자료를 적용한 계산이다.
그렇다면 사정이 다른 주는 어떨까? 개솔린 가격이 싸고 전기료가 비싼 남동부 지역에서도 전기차 연료비가 여전히 저렴했다. 미시시피주의 경우 일반 픽업트럭의 주유비가 충전비보다 약 30달러 비쌌다. 연료 효율이 좋은 SUV의 경우도 전기차 충전비가 20~25달러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연간 평균 1만 4,000마일을 운전하는 미국인 운전자는 SUV의 경우 연간 약 700달러, 픽업트럭은 연간 약 1,000달러의 연료비를 절약하는 셈이다. 이 같은 계산 방식을 정확히 테스트하기 위해 두 목적지로 가상 도로 여행을 떠나봤다.
■전기차 무용론이 맞았던 걸까?
전기차의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반론을 확인하기 위해 전기차량 유지비 조사 전문가 패트릭 앤더슨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는 대부분 전기차량의 연료비가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앤더슨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전기차량 충전비를 계산할 때 중요한 비용 항목을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항목으로는 개솔린 세금을 대체하는 주 전기차량세, 주택용 충전기 설치비 및 관리비, 충전 중에 발생하는 전송손실(약 10%), 충전을 위한 장거리 운전 비용들이다. 이들 비용은 적지만 실제로 발생하는 비용들이다. 앤더슨에 따르면 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전기차 연료비가 개솔린차보다 더 든다는 것이다.
앤더슨의 계산에 따르면 100마일을 주행할 때 중간 가격대 개솔린 차량의 연료비는 약 11달러로 전기차량(13~16달러)보다 낮다. 다만 프리미엄 개솔린을 사용하고 연료 효율이 낮은 고급 차량의 경우는 예외로 앤더스은 “고급 차량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많은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앤더슨의 분석이 중요한 가정을 빠트렸거나 과대평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적에 따르면 앤더슨은 전기차 운전자가 요금이 비싼 공공 충전기를 사용하는 비율을 약 40%로 가정하고 있다.(에너지국 추산은 20%). 또 배터리 효율 손실이 과대평가 됐으며 재산세, 등록금, 소비자 지출, 투자자 비용을 통해 운영되는 무료 공공 충전소 운영비용과 정부 및 제조업체 인센티브 비용도 전기차의 정확한 연료비 계산에 빠졌다는 반박이다.
■ ‘에너지 기술 개선·기후 피해’ 감안하면 전기차 최종 승리
이처럼 정확한 전기차 충전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러나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대부분의 경우 전기차 충전비가 이미 저렴하다. 또 차량 효율과 에너지 재생산 기술이 개선됨에 따라 앞으로 충전에 드는 비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전기차의 높은 판매가격은 빠르면 올해 개솔린차 가격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유지 및 보수비, 연료비 등을 포함한 차량 보유비는 전기차량이 낮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도 빼놓을 수 없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대기 중에 대량의 탄소를 배출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를 대략 계산한 금액이다. 대량의 탄소 배출에 따른 피해로는 온열 질환 사망, 홍수, 산불, 흉년,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들이다. 배출 개스 1갤런당 약 20파운드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데 이에 따른 기후 피해액은 1갤런당 약 50센트로 환산된다. 교통 혼잡, 사고, 대기 오염 등 외부 요인까지 고려하면 기후 피해액은 배출 개스 1갤런당 3달러에 달한다.(리소스포 더 퓨처 2007년 추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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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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