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몰랐던 짧고 격렬한 활동의 건강 효과
▶ 계단 오르기, 버스나 지하철 타러 뛰어가기 등 따로 운동 안해도 13가지 흔한 암으로부터 보호
정기적으로 계단을 오르거나 버스를 타려고 달리는 사람들은 게으른 사람들에 비해 여러 유형의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약 30% 낮다. 자마 종양학(JAMA Oncology)에 발표된 놀라운 새 연구에 따르면 버스를 타기 위해 달리기만 해도 최소 13가지 유형의 암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이 연구는 남녀 2만2,000명 이상의 활동추적기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하루에 3분 이상 빠르게 움직이거나 계단을 서둘러 오르거나 지하철을 서둘러 타는 사람들은 따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더라도 언제나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보다 여러 유형의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약 30% 낮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휴스턴에 있는 MD 앤더슨 암 센터의 전 심장학 교수이자 현재 이 기관의 자문인 수잔 길크리스트는 “매우 인상적인 분석과 연구”라고 말했다. 암의 위험과 운동을 연구해온 그녀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숨이 차게 느껴질 만큼 호흡을 증가시키는 격렬한 운동이 우리를 암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 연구는 또한 이러한 이점을 얻는 데 공식적인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평소 활동의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운동과 암 위험
이 연구 이전에도 신체 활동과 암 위험의 감소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2016년 JAMA 내과학에 실린 대규모 과학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남성과 여성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유방암, 위암, 방광암, 대장암, 혈액암 등 13가지 흔한 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22년 분석은 현재 운동하지 않는 모든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면 미국에서 연간 4만6,356건의 암 발생, 즉 전체 암 발생의 약 3%를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대부분 거의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는 연방 보건기관에서 권장하는 최소 운동량으로, 대다수의 미국인은 그렇게 많이 운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운동량이 적더라도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얼마나 적게, 어떤 유형으로 운동해야 하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신체활동, 생활습관 및 인구건강 교수인 엠마누엘 스타마타키스와 그의 동료들은 이러한 의문을 바탕으로 VILPA를 고려하게 되었다. 이는 ‘격렬한 간헐적 생활습관 신체활동’(Vigorous Intermittent Lifestyle Physical Activity)의 약자로, 예를 들면 기차를 막 놓치려고 할 때 우리가 하는 일을 말한다.
▲생활에 강도 더하기
격렬한 운동은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간 강도의 활동보다 체력을 분 단위로 더 강력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짧은 시간에 쉬운 운동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드물고, 자발적으로 격렬하게 운동하는 사람은 더 적다. 그래서 스타마타키스와 동료들이 궁금해 한 것은 실제로 운동을 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가끔 빠르게 움직이면 거의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되어 널리 논의된 연구에서 그와 동료들은 “그렇다”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2만 명 이상의 가속도계(acceleromete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4분 이상 격렬하게 움직였지만 그 외에는 활동하지 않은 사람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보다 암이나 기타 원인으로 조기 사망할 확률이 약 30%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암 발병률이 아닌 암 사망률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동일한 연구자들이 시행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을 타기 위해 가끔 미친 듯이 서두르는 것이 암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서두르면 암 위험 감소
이전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구진은 수십만 명의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정보 저장소인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데이터를 채굴했으며, 그중 일부는 가속도계를 착용하여 매일의 움직임을 추적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활동 트래커를 착용했고 전혀 운동하지 않았다고 답한 중년 이상 사람들의 기록을 가져온 다음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람들의 움직임 패턴을 초 단위로 세분화하여 언제 뛰고, 서두르고, 속도를 내는지 찾아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후 7년여 동안의 암 진단 의료기록을 확인하면서 13가지 암에 대한 진단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이는 활동적인 사람들에게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고 확인된 암들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이들의 암 위험을 계산했다. 그 결과 모든 VILPA가 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의 감소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최소 시간은 하루에 1분 미만이었다.”고 스타마타키스는 말했다.
▲3분이 최적점
하지만 최적점은 하루 3~4분 정도 서두르는 것이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서두르기만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정도의 적은 양의 격렬한 움직임은 모든 유형의 암 발병 위험을 약 1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관심이 높은 13가지 암 중 하나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30% 낮았다. VILPA를 더 많이 축적할수록 위험은 계속 감소했지만 감소하는 속도는 느려졌다.
운동과 암 연구자로서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피츠버그 대학교 힐만 암 센터의 운동 종양학 교수 캐서린 슈미츠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도발적”이라며 하지만 그런데도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격렬하게 움직이도록 설득하는 일은 어렵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스타마타키스는 낙관적이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특히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한 그는 “성인 인구의 대부분이 그렇다. 그런데 이 연구는 하루 중 짧게 격렬한 운동을 몇 번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스타마타키스는 이 연구 결과가 운동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빠른 달리기 한두 번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연구는 상관관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VILPA가 암 발생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키거나 또는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며, 운동으로 인한 체력과 면역체계 및 신체 염증의 변화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메시지는 일상에서 더 높은 강도로 더 많이 움직이는 것도 정기적인 운동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스타마타키스는 말했다.
<
By Gretchen Reyno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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