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카소·마네·드가·마티스·드랭 등 대가들 전시 잇달아
▶ 내달부터 초창기 큐비즘 작품에서 포비즘 걸작들 한눈에
마네 부부를 그린 드가의 ‘Monsieur and Madame’[메트 뮤지엄 제공]
큐비즘(입체파)를 대표하는 파블로 피카소, 인상파의 대가 에드아르 마네와 에드가 드가, 야수파의 선두주자 앙리 마티스와 앙드레 드랭 등 서양 근·현대미술을 이끌었던 대가들의 걸작들이 걸리는 특별전이 내달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하 메트 뮤지엄)에서 잇따라 개막한다.
■피카소 큐비즘 작품전(9월14~2024년 1월14일)=메트 뮤지엄은 2023 가을 특별전으로 먼저 내달 14일부터 그림 수집가이자 미술 비평가, 예술가인 해밀턴 이스터 필드로부터 필드의 브루클린 자택을 장식할 작품을 의뢰받아 피카소가 완성한 초기 큐비즘 화풍의 작품들을 모아 보여주는 피카소 큐비즘 작품전(Picasso: A cubist Commission in Brooklyn)을 개최한다.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풍경과 인물을 묘사했던 전통 회화에서 탈피해 회화에 기하학의 개념을 도입한 큐비즘의 창시자인 피카소(1881~1973)는 회화에서 조각, 판화에서 도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실험을 거듭했다. 상징주의, 야수파,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등 여러 사조를 뒤섞고 재창조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친 거장이다
1910년 피카소는 1년 전 파리에서 해밀턴 이스터 필드(1873~1922)의 브루클린 거주지 장식 작업에 착수했다.
필드는 집 서재 벽을 채우고 공간 전체를 감싸는 장식화를 완성하도록 무려 11개의 패널을 의뢰해 당시 큐비즘에 몰두했던 피카소는 처음으로 이젤을 벗어나 서재 벽과 같은 공간을 장식하기 위해 자신의 파리 스튜디오에서 입체주의적 기법을 시도한 장식 그림을 완성했다.
그의 작품들은 끝내 이스트의 자택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장식화 형태의 작품들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피카소의 초창기 큐비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마네의 1863년도 걸작‘올림피아’ [메트 뮤지엄 제공]
■마네/드가전(9월24일~2024년 1월7일)=운명적인 만남 후 우정과 갈등 관계에서 상호 작품세계에 영향을 주며 걸작들을 탄생시킨 인상주의 대표 주자, 드가와 마네의 걸작 160여점을 선보이는 마네/드가전(Manet/Degas)이 내달 24일부터 열린다.
나이가 비슷한 두 사람은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났고 회화의 주제로 파리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그린 것까지 공통점이 많았지만 친구이자 경쟁자로서 둘 사이에 존재한 미묘한 감정의 기류를 화폭에서 낱낱이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서로를 관찰하고, 특히 존경했으며, 서로를 견제하며 영향을 주고 받은 두 거장의 인물을 표현해내는 시각차가 고스란히 담긴 흥미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매춘부라는 같은 소재를 그린 부분에서도 두 화가의 다른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마네의 그림 ‘자두’(La prune, 1877~1878)에서 소녀는 명령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환하게 미소 짓고 있고 밝은 색상의 옷과 발그레한 얼굴빛이 약간은 몽상적인 느낌까지 자아낸다.
그에 비해 드가의 ‘압상트’(L’Absinthe)에서 모델은 독한 술인 압상트를 마시는 다소 침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녀에 무관심한 듯, 옆에 앉아있는 남자 또한 그림의 분위기를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둘 사이의 갈등을 표출하게 만든 드가의 화제의 걸작 ‘에두아르 마네와 그의 아내’(Monsieur and Madame Edouard Manet)도 이번 전시에 나온다.
그림 속 마네는 소파에 눕듯이 기대고선 턱을 괸 채 딴 생각을 하고 있고 그의 아내인 수잔은 등을 진 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그런데 마네는 부인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안든다며 드가로부터 선물 받은 이 그림의 우측 부분, 수잔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의 절반을 칼로 찢어 버리고 만 것.
이밖에도 마네의 유명 걸작 ‘올림피아’와 에밀졸라의 소설 ‘나나’의 여배우 나나를 그린 드가의 초상화 ‘나나’를 비롯 초상화, 정물화, 인물화 등 두 인상주의 거장의 걸작들이 걸린다.
마티스의‘Open Window, Collioure, 1905’[메트 뮤지엄 제공]
랭의 ‘Fishing Boats, Collioure, 1905’ [메트 뮤지엄 제공]
■야수파 화가 마티스와 드랭전(10월13일~1월21일)=강렬하면서도 어질어질할 정도의 과감한 원색이 돋보이는 포비즘(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와 앙드레 드랭의 대표작들을 전시하는 ’색의 현기증: 마티스와 드랭 그리고 포비즘의 기원‘(Vertigo of Color: Matisse, Derain, and the Origins of Fauvism) 전시회가 오는 10월13일 개막, 내년 1월21일까지 이어진다.
잠깐 등장했다 사라진 포비즘은 강한 붓질과 과감한 원색 처리, 그리고 대상에 대한 고도의 간략화와 추상화가 특징이다. 눈에 보이는 색채가 아닌 마음에 느껴지는 색채를 밝고 거침없이 표현낸 포비즘을 마티스와 함께 드랭이 창시, 눈부신 색의 향연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인물화와 풍경화에 파랑, 빨강 등 거침없는 원색들을 도입한 포비즘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메트 뮤지엄 웹사이트 www.metmuseum.org
▲장소 1000 Fifth Avenue, New York, NY 10028
<
김진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