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폐에서 나온 공기가 성대를 진동시켜 발생하는 공기 파동이다. 마치 사람 지문(指紋)처럼 개인마다 다르다. 이는 호흡기관, 발성기관, 인두, 구강 등 개개인의 각기 다른 해부학적 요소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음성 질환은 이들 해부학적 요소에 기질적 혹은 기능적 이상이 발생해 발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음성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음성은 음의 강도, 음도(주파수, 높낮이), 음색 등으로 특성을 표현하는데, 이러한 특성이 동일 연령대나 성별의 표준 범위를 벗어나면 음성 장애 또는 음성 질환으로 판명한다.
신현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내 목소리를 찾는 음성 치료는 단순히 좋은 목소리를 만드는 데 치료 목적을 두기보다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목소리가 이상한, 즉 음성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단순한 음색 문제라기보다 후두염에서 후두암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음성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크게 △흡연이나 목감기 등으로 인해 성대 점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인후두 역류 질환이 있거나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거나(성대 폴립, 성대 낭종, 성대 결절)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거나(연축성 발성장애) △신경학적 문제(뇌 손상으로 인한 음성 장애) △후두암 등이다.
음성 질환을 진단하려면 성대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발성 기능을 확인하는 성대후두경 검사가 필요하다. 또 귀로 듣게 되는 음성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음성 음향 검사가 함께 시행된다. 음성 음향 검사는 컴퓨터로 음성 상태를 분석해 발성 기능 정도, 발달 상태 등을 확인한다.
음성 질환 치료는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그 원인에 맞는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성대 기능을 정상화해 정상적인 음성 생성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음성 치료가 있다.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적 방법도 있고 성대에 약물ㆍ보톡스ㆍ필러 주사를 통해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수술보다는 음성 치료, 약물 등 비침습적 치료가 우선이다.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음성 치료는 보통 1주일에 한 번 정도 시행하고 한 달 정도 진행한다. 이후 환자 만족도에 따라 치료를 연장하거나 끝내게 된다. 성대 결절은 음성 치료로 완치에 가까운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일 때가 많다.
다만 성대 폴립이나 연축성 발성 장애, 후두암 등에 의한 음성 장애는 음성 치료보다는 수술 또는 보톡스 주사 등 다른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음성 치료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음성 질환을 방치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성대 결절이나 폴립 등 과도한 음성 사용으로 발생한 질환일 때는 생업을 잠시 중단해야 치료될 때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신현일 교수는 “음성에 변화가 오면 초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짧은 기간에 증상의 호전을 꾀할 수 있다. 음성 이상은 질환이라는 경각심을 갖고 조기에 검사 치료를 받도록 하고 음성 휴식이 필요한 질환의 경우 최대한 빨리 집중해 치료하고 생업에 복귀할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평소 목소리를 보호하고 음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큰 목소리, 높은 목소리는 될 수 있으면 자제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작게 속삭여 발성하는 습관도 성대에 좋지 않다. 편안하고 본인의 능력에 맞는 음성 상태 유지가 중요하다.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카페인이나 항히스타민제 등 후두를 건조하게 할 수 있는 원인 약제나 음료를 피하는 게 좋다.
특히 흡연은 후두암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피한다. 또 역류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을 고치고, 배가 꽉 조이는 옷을 피한다. 무엇보다 음성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이라면 정기적으로 후두 검진이나 음성 교육을 받는 게 좋다.
신현일 교수는 “음성 치료는 약물이나 수술과 달리 교육과 발성 습관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적극적 치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집중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음성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적극적으로 치료할수록 목소리가 잘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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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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