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은 말 그대로 잘 안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질환이라기 보다는 잘 들리지 않는 증상 그 자체를 일컫는다. 국내 난청 인구는 2026년 300만 명, 2050년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대한이과학회). 게다가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 인구의 20%를 넘는‘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난청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국내 난청 인구를 1,300만 명으로 추산한다. 난청으로 진료받는 사람도 매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2021년 74만2,242명으로 2017년 54만8,913명에서 4년간 35.2%나 크게 늘었다.
◇30~40대부터 청력 점점 떨어져
난청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고주파 영역 고음역부터 조금씩 나빠지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나이가 들면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에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나 중이염 반복 등으로 난청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청력은 30~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되는데 65세 이상 고령층의 30~40%에서 난청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다.
난청은 정도에 따라 조그마한 소리를 못 듣는 ‘경도 난청’, 중간 크기 소리를 못 듣는 ‘중등도 난청’, 큰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고도 난청’, 아예 들리지 않는 ‘심도 난청’이 있다. 소리가 들려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면 이 또한 난청이다.
난청은 원인에 따라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소리가 외부에서 달팽이관까지 전달되는 과정에, 후자는 달팽이관부터 대뇌에 이르기까지 경로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난청이다. 소리 전달이 안 돼 생기는 전음성 난청은 외이도염ㆍ중이염 등 달팽이관 바깥쪽 귀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반면 감각신경성 난청은 제일 흔한 원인이 노화다. 소음이나 외상, 약물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전음성 난청이 많았지만, 중이염이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소음 환경이나 노화로 인한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이어폰으로 너무 크게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고 소음이나 약물 등 악화 원인을 피해야 한다.
연령대별로도 다르다. 중이염이 잘 생기는 어린이에게서는 전음성 난청이 많고, 고령인에게서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잘 생긴다.
이현진 교수는 “다행히 난청은 유형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난청이 진행되더라도 재활이 가능하다”며 “난청 중에서도 들리는 신경 기능이 감소한 감각신경성 난청은 적절한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난청의 조기 치료를 강조하는 이유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불편함을 넘어 사람과 대화하기 힘들다. 대화가 줄어들면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기 쉽고 나아가 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까지 커진다.
또 만족스러운 청각 재활도 어려워진다. 조기에 보청기를 끼면 잘 들렸을 질환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서 효과가 떨어진다. 마치 자동차 엔진이 성능이 좋을 때 잘 관리해 주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현진 교수는 “난청은 보통 고음역에서 시작돼 중음, 저음으로 서서히 진행되는데 고음역대 전화벨 소리나 새가 지저귀는 소리 등에 대한 반응이 늦거나 어음 분별이 떨어져 잘못 알아듣고 되묻는 증상이 생기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노화성 난청, 보청기 착용 적극 고려해야
난청은 그 종류와 원인이 다양하기에 기본적인 청각 검사 외에도 영상·뇌파·유전자 검사 등 여러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맞춤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어린이는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향후 난청 진행 정도를 파악해 인공 와우(蝸牛ㆍ달팽이관) 수술이나 보청기 착용을 통한 청각 재활 결과를 예측한다.
반면 노화성 난청은 주원인이 노화로 회복이 어렵기에 적극적인 보청기 착용을 통해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청력 검사로 난청 진행 속도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보청기를 조절해가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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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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