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25만 달러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학자금 채무를 최고 2만 달러까지 면제해준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학비대출 탕감 계획에 연방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바이든 행정부에 패배를 안겨준 연방 대법원의 위헌 결정에 민주당은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의심스런 법적 토대 위에 설계된 학자금 대출 탕감안은 숱한 결함을 안고 있다.
결과적으로 바이든의 계획은 도움을 주려던 대상에게 피해만 안겨준 채 끝이 났다. 이런 지적을 하는 게 불편하지만 사실 학자금 대출 탕감은 고소득 가구에 주는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부부의 연간 합산수입이 25만 달러인 가구는 미국의 소득 상위 7%에 해당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최고 소득계층에 속한다. 게다가 학자금을 융자받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설사 현재의 수입이 그리 많지 않다 하더라도 조만간 고소득자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성형외과 수련의의 소득은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는 것과 동시에 4배 가까이 늘어난다. 헤지펀드에 갓 취업한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자 역시 머지않아 경제적 신분의 수직상승을 경험하게 된다.
예외적인 케이스라 반박할지 모르지만 일반적 사실이다. 평균적으로 대학졸업자와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사람이 평생 벌어들이는 통산 소득의 격차는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부채탕감 옹호론자들은 종종 “부자는 학자금을 융자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건 사실과 다르다. 많은 고소득자와 고소득 예정자들이 대출금으로 학비를 충당한다. 학자금 대출을 ‘평생소득’을 높여주는 합리적 투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물론 학자금 대출 탕감은 막대한 경비를 필요로 한다. 바이든의 탕감계획이 실행됐다면 수 조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행정조치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재정적으로 궁핍하지 않은 사람에게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다 해도 나쁠 게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진보주의자들도 더러 있다. 사실 이런 저런 이유로 융자받은 학자금을 갚지 못한 채 쩔쩔매는 사람들의 빚을 탕감해주기 위해선 졸업 후 헤지펀드 관리자가 되어 높은 수입을 올리는 학자금 채무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흥미롭게도 진보주의자들은 고소득 가구에 혜택이 돌아가는 감세와 관련해 보수진영이 제시하는 비슷한 논리를 거부한다.
적자를 확대하는 학자금 탕감과 감세라는 두 가지 정책에 대해 진보진영은 일관성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부자를 위한 감세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라고 주장한다면, 부자 혹은 곧 부자의 반열에 들 사람들을 위한 학자금 부채탕감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일관성 있는 태도다. 정부의 재정여력을 ?예를 들어- 감세나 학자금 대출 탕감이 아닌 아동 빈곤 퇴치에 사용하자고 제안해야 옳다.
얼마 전, 바이든도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2021년 2월, 광범위한 학생 부채 면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바이든은 그럴 재정적 여력이 있다면 학자금 대출 탕감이 아니라 빈곤 가정 아동의 조기교육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적인 여권 인사들도 바이든의 견해를 지지했다. 물론 그들은 어느 한쪽에 투자우선 순위를 둔다 해서 다른 쪽에 대한 지출이 완전히 배재되는 것이 아니길 바랐을 터이다. 그러나 과거 수년간의 공격적 재정정책과 인플레이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국가의 재원은 한정되어있고, 예산이 필요한 하나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로펌에 입사한 신참 변호사의 학자금 대출 탕감에 1달러를 사용한다면 취약 계층 지원에 1달러를 덜 써야 한다.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한 개인적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한가지 주장, 즉 (현재 소득이 얼마가 됐건) 채무 면제를 약속받았다가 공수표를 받아든 사람들을 골탕 먹인 주체가 연방 대법원이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라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 관리들은 그들의 계획이 법정에서 폐기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전직 고위 관리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도 대대적인 부채 탕감을 진지하게 구상했었으나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바이든 역시 대통령에게 의회의 동의없이 단독으로 광범위한 학자금 대출 탕감을 단행할 권한이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는 의심의 여지없이 대통령에겐 그런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의 압력에 직면한 바이든 행정부는 학자금 대출 탕감이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위헌소지가 있는 무리수를 두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학자금을 대출받은 사람들에게 부채탕감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러주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백악관의 한 관리는 진행 중인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고, 엇갈린 메시지로 대출자들을 혼란에 빠뜨릴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기가 무엇이건, 이같은 메시지 전달방식은 큰 혼란과 거짓된 안정감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부채탕감 약속에 들뜬 학자금 대출자들의 지출을 부추겼다. 이들은 오랫동안 미루어온 휴가를 떠나거나 내 집을 장만하는데 ‘약속된 탕감액’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가을에 융자금 변제가 재개되면 이들은 추가 재정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학자금 대출이 전액 탕감될 것이라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 자동채무변제 프로그램에 재등록해야 한다거나, 대출상환 서비스사(servicer) 변경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해 “우발적 채무불이행”을 저지르는 케이스가 속출할 수도 있다.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바이든은 “학자금 대출자에게 거짓 희망을 품게 만들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며 뒤늦은 발빼기를 시도했지만 본인 자신의 발언과 그가 취한 행정조치는 한결같이 반대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캐서린 램펠은 주로 공공정책, 이민과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자료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램펠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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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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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구렁이, 바이든은 표를 의식해 저런 비상식적 일을 벌었다. 고교를 졸업하고 세금을 내는 분들이 왜 자기들이 낸 세금으로 그들의 부채를 탕감해 도덕적 해의를 부추기나? 가주 민주당도 왜 아시안과 히스패닉은 상관도 없는데 왜 흑인노예 문제로 흑인들에게 무려 120만불씩 주자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가? 더군다나 가주는 노예를 찬성한 적도 없는데. 이 모든 것은 표에 걸신든 가주 주지사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