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스버디스 롤링힐스서 침하 급속 진행중
▶ 한인 소유 2채 붕괴… 피해자들 ‘망연자실’
주민 긴급대피…“4월부터 징후있었다” 분통

8일 발생한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지역 산사태로 한인 소유 주택이 붕괴돼 도로 밑으로 푹 꺼져 있는 가운데 주택 소유주의 딸 조수연씨가 이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의 주택들이 도로 밑으로 푹 꺼져 붕괴돼 있는 가운데 개스컴퍼니 직원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남가주의 대표적 부촌의 하나인 팔로스 버디스의 롤링힐스 에스테이츠 지역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한인 소유 주택들을 포함한 주택과 타운하우스 12채가 붕괴돼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에 위치한 게이티드 커뮤니티 내 주택들이 연쇄 붕괴되면서 한인 등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지고 산사태 발생 지역에 출입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LA 카운티 소방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께 팔로스버디스 북쪽 롤링힐스 팍 빌라스 주택단지의 계곡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는 페어트리 레인 선상 일부 주택에서 균열과 함께 지반이 내려 앉는 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들과 조사관들이 현장에 긴급 출동했다. 단독 주택과 타운하우스 수백채로 구성된 이 주택단지에는 20여 가구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9일 오후 6시 현재까지 12채의 피해 주택들 중 8채가 심하게 내려앉았으며, 이중 5채는 도로에서 지붕만 보일 정도로 주저 앉았다. 특히 이번 산사태는 굉음을 내며 지반이 급속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는 등 진행 중이어서 향후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소방 당국이 밝혔다.
LA 카운티 소방국의 치요시 하세가와 캡틴은 “일부 주택 안팎에서 균열이 발생했음을 확인하고 6일 밤 해당 주택 거주자들에게 간단히 필요한 짐을 싸서 20분 내로 대피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또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기와 개스를 긴급 차단했다.
현재까지 피해를 입은 12채의 주택 중에는 한인 안모씨와 조모씨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 2채가 포함됐다. 산사태 소식을 이웃으로부터 전해듣고 UC 버클리에서 부랴부랴 내려왔다는 한인 여대생 조수연(20)씨는 “산사태 당시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현재 어제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오늘은 집이 더 가라앉았다”며 “지금 부모님이 한국을 방문 중인데 이런 사태가 생겨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또 다른 피해 주택의 소유주인 안모씨는 한 달 반 전에 집을 렌트주고 라스베가스로 이주했는데 산사태가 발생하자 급하게 현장으로 달려왔다. 안씨는 “마침 어바인 딸 집을 방문했다가 산사태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왔다”며 “집안 출입이 금지돼 피해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길에 롤링힐스 시청에 들렀는데 그 누구도 보상이나 향후 대책에 대해 답해주지 않았다”며 답답해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그동안 산사태의 징후가 나타났으나 해당 단지의 HOA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지난 4월에도 한 주택의 차고 축이 기울고 수도관이 터져 HOA에 여러번 이메일을 보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재니스 한 수퍼바이저는 9일 정오 열린 기자회견에서 “빠른 속도로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피해를 입은 주택들이 조만간 계곡 아래로 추락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브릿 허프 롤링힐스 에스테이츠 시장과 카운티 소방대원, 유틸리티 담당 공무원들이 동참했다. 허프 시장은 “이 단지는 지난 1978년 조성됐으며 지난 45년간 안정적이었다”며 “이같은 사태가 벌어져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롤링힐스 시청의 건물 담당인 피트 굿리치는 “이번 산사태는 지난 겨울 내린 집중 호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실제 원인이 무엇인지 추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질학자가 피해 현장 조사를 마치는대로 어떤 대책을 세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다른 주택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12채 외에) 아직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웃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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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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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천재지변에 무슨 보상 결국 가라안은땅은 땅값도없고 모든건 다 잃을수도..우쨔냐 재해복구로 건질수만있르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