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과 재미는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사람 붐비는 해변·명소 꼭 찾을 필요없어
▶ 일에서 완전히 손 떼고 집안일도 잊어야 …일반 여행처럼 예산·일정 짜면 재미 짭짤
비싼 돈을 들여 여행을 가야만 휴가가 아니다. 집에서 보내는 휴가인 스테이케이션으로 얼마든지 휴식과 재미를 모두 챙길 수 있다. [로이터]
올해 당신의 휴가 옵션이‘스테이케이션’(집에서 보내는 휴가)뿐이라면 당신만이 아니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뱅크레잇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휴가지로 응답자의 39%가 해변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많은 응답자(28%)가 꼽은 휴가지는 바로 집 또는 집 근처였다.
장거리 여행 계획이 없는 응답자가 그 이유로 든 것은 여행 경비 부담이었다. 최근 몇 년간 힘든 해를 보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이자율마저 치솟아 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크레딧정보업체 ‘크레딧닷컴’에 따르면 크레딧 카드 이자율은 평균 20.77%(6월 23일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졌다.
크레딧닷컴이 올해 초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크레딧 카드 빚이 늘어난 소비자 중 48%가 소비자 물가가 오른 것을 원인으로 꼽았고 34%는 이자율이 올라 크레딧 카드 빚이 늘었다고 답했다. 누구나 휴가를 통한 휴식을 얻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가계부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비싼 휴가를 떠나서는 안 된다. 부채를 지고 있더라도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른바 집에서 즐기는 ‘홈캉스’로도 불리는 스테이케이션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7가지 팁을 알아보자.
▲남들에게 스테이케이션 중이라 말하지 말라.
스테이케이션을 보내는 중이라고 말하면 멀리 휴가를 떠난 것이 아니라서 마치 일 부탁을 해도 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어머니가 집에 와서 뭘 좀 고쳐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직장 동료가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은데…”라며 업무 요청 연락을 하면 난감하다. 아무리 간단한 부탁이라도 휴가 중이 아닌 회사에 출근하는 기간에 했어야 할 부탁들이다.
이메일은 ‘휴가 기간 중’이라고 나오도록 자동 응답 설정을 한다. 걸려 오는 전화를 확인해 일을 부탁하려는 전화 같으면 아예 받지 않는다. 당장 안 받아도 되는 전화는 음성 메시지로 연결되도록 하고 나중에 시간이 될 때 확인하면 된다. 휴가지가 비록 집일 망정 당신은 휴가를 떠난 것이다. 휴가 시간은 방해받으면 안 된다.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 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유급 휴가 시스템을 갖춘 직장을 갖고 싶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직장인이 유급 휴가를 다 사용하지 않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직장인 52%는 단지 더 많은 휴가 기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런데 나머지 약 49%는 직장에서 뒤쳐질까 봐 유급 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밝혔다. 이른바 ‘워커홀릭’에나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휴가를 간다고 해서 덜 생산적이거나 일에 대한 헌신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잠시 쉬어 가야 할 때가 있다. 운 좋게 유급 휴가 혜택을 제공받고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전부 사용해도 좋다.
이메일함을 열면 안 된다. 휴가에서 돌아왔을 때 업무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정은 이해된다. 그래서 업무 관련 이메일만 확인하겠다고 마음먹고 이메일을 클릭한다. 그랬다가 이메일에 답변하느라 몇 시간씩 쓰고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밤 늦게까지 작업을 하게 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휴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맞지만 정작 필요한 휴식은 취하지 못하는 결과다.
‘슬랙’(Slack), ‘팀스’(Teams) 같은 업무 관련 채팅방에도 들어가지 말라. 진정한 휴식과 재미를 즐기려면 업무 관련 서류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치워야 한다. 퓨 리서치센터 조사에서 직장인 16%는 일자리를 잃는 것이 두렵다고 걱정했고 12%는 직장 상사가 휴가를 갖지 못하도록 은근히 압박한다고 밝혔다. 휴가를 가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상사가 있다면 인사 관련 부서에 보고한다.
▲집안일은 쳐다도 보지 말라.
휴가를 즐기고 있으므로 집안일도 신경 쓰면 안 된다. 고쳐야 할 것이 없는지 집안을 둘러볼 필요도 없다. 취미로 페인트칠을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집안일에서도 신경을 끊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빨랫감이 산더미처럼 쌓이기 마련이다. 그래도 속옷만 조금 빨고 나머지는 빨랫감은 그냥 나둬도 좋다. 호텔이나 리조트에 있는 것처럼 쉬면서 집안일 부담에서 벗어나야 참다운 휴가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이케이션도 예산이 필요하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집에서 휴가를 보내지만 돈을 써야 할 때가 있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집 근처 명소를 방문하거나 외식을 하게 되면 지출이 쉽게 는다. 스테이케이션에 들어갈 예산을 미리 마련해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부채가 있거나 비상 자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스테이케이션 예산을 반드시 짜야 한다.
▲무료 행사 즐기기.
집이나 집 근처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콘서트나 영화 관람과 같은 무료 또는 저렴한 행사가 있는지 알아본다. 필자는 해변을 좋아하지만 해변에 가지 못한다면 가까운 호수와 같이 비슷한 느낌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가만히 앉아 책을 읽거나 그저 ‘멍때리기’를 하곤 한다. 무료라고 해서 재미가 덜 한 것은 아니다.
▲매일 매일 일정을 짜라.
마치 장거리 여행을 떠난 것처럼 스테이케이션에도 일정이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지역 관광 정보를 검색한다. 또는 지역별 ‘즐길 거리’(things to do)를 찾아봐도 좋다. 내 동네지만 관광객처럼 둘러보다 보면 평소 느끼지 못했던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동네라면 하루 정도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직접 ‘즐길 거리’를 만들어 맘껏 즐기도록 한다. 그냥 푹 자거나 평소 보고 싶었던 TV 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시청하면 어떨까? 계획 없이 스테이케이션을 즐기려고 하면 결국 일을 하게 되거나 시간이 낭비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휴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라.
‘휴가가 필요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은 휴가는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중 대부분은 꿈에 그리던 휴가를 위해 빚을 지거나 크레딧 카드 잔고만 쌓는다. 비상 자금이 필요할 때 모아둔 돈이 없어 난처해지기도 한다.
스테이케이션도 휴가다. 돈이 없어서 스테이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다. 집에 있든 멀리 떠나든 상관없이 시간을 내서 쉬는 것이 휴가의 정의다. 아름다운 해변뿐만 아니라 집 소파에서도 얼마든지 휴가를 보낼 수 있다. 휴가는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달려있다. 평온함을 얻기 위해 반드시 돈을 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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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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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