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회 아트 바젤이 지난 6월 15-18일에 스위스 바젤에서 열렸다. 아트 바젤은 3월 홍콩, 6월 바젤, 10월 파리, 12월 마이애미 비치에서 개최된다.
아트 바젤은 3개 대륙을 아우르며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한 지역 단체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전 세계 미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동시대 작가들의 날카로운 시선과 신선한 아이디어들 사이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업도 선보인다. 올해는 36개국에서 285갤러리가 참가했고 4천 여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아트바젤은 메인 섹터 갤러리즈, 주목받는 신진작가를 다룬 스테이트먼트, 판화작품전 에디션, 미술사에 회자된 작가를 조명하는 피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대규모 설치전 언리미티드, 블루 칩 작가와 큐레이터와의 대화 컨버세이션즈, 동시대 첨예한 이슈의 영상물을 소개한 필름, 미술 서적과 간행물을 보인 매거진, 공공장소 설치물 파쿠스로 분류하여 진행했다.
아트바젤의 비밀 병기는 언리미티드 섹터로 거대한 조각, 영상, 퍼포먼스 설치물을 선보인다. 갤러리들이 선정한 작가의 작품으로 미술시장의 흐름을 전하고 이 기회를 통해 그들이 주목한 작가를 관람객에게 널리 알린다. 이 섹터는 3개 대륙 중 바젤에서만 전시된다. 올해는 76개 작품이 출품됐고 키워드는 인간성의 상실, 기후 변화, 환경파괴 등 위기의 인류를 구하자는 것이다. 아트 바젤 전시 플랫홈 디렉터 빈첸조 드 벨리스는 “올해 언리미티드는 그 어느 해보다 다층적이고 거대한 전시다. 기성과 신진작가 작업의 조화로운 큐레이팅을 통해 작가들의 야심 넘치는 아이디어를 현실화 했다”고 말했다.
갤러리즈 섹터에서는 한국의 국제와 현대가 참여했다. 갤러리 현대는 15년만에 바젤에 입성했다. 최고의 부스 10에 선정되기도 한 현대는 2인전으로 꾸몄다. 이우환과 도예가 박영숙의 협업 작품 달항아리 등 40여 점이다. 한국작가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는 갤러리 현대의 자세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 같다. 선두주자로 이미 자리잡은 국제 갤러리는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의 작품이 프리뷰에서 솔드 아웃되고 이 외에도 애니쉬 카푸어,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 등으로 콜랙터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하우저앤워스 갤러리가 출품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IV, 1996> 조각은 2250만 달러에 가장 먼저 판매됐다. 페이스 갤러리는 조안 미첼의 추상화
을 1400만불에 판매했다. 그 외 많은 갤러리 부스에서도 판매의 열기는 뜨거웠다. 작년보다 평균 40% 이상의 판매를 보인 것은 코로나 19 해제 덕분이었다.
전시장에는 한국인 콜렉터들이 의외로 많았다. 아트 페어의 큰손인 중국 콜렉터들은 팬데믹 이후 소극적인데 반해 작년에 이어 아시안 컬렉터와 관람객은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세계 경제불황이 심각해질거라는 우려에도 미술품 애호가들의 소장가치와 투자가들의 심리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바젤은 독일과 프랑스와 인접한 교통의 요지로 인구 20만 명의 도시다. 1970년 10개국 90개의 갤러리로 시작한 미술 행사가 도시의 지리적 조건과 화상들의 노력으로 최고급 미술장터가 됐다. 이 자리는 아트 마켓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관람객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혁신적인 새로움을 선보이는 문화계의 올림픽이다.
미술품이 갖는 파급은 그 어떤 장르보다 크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20년 이상 바젤의 파트너이자 4개의 페어를 모두 지원한다. 자국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은 문화의 힘이 갖는 효과 때문이다. 그 효과는 어느 순간 증폭되어 엄청난 능력이 된다는 것도 간파한 것이다.
미술품이 이미 상업적 수단으로 과열된 현실이 우려스럽지만 미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에게 감흥을 주는 것이다. 그것을 지키는 일은 세계 미술 시장을 이끄는 아트 바젤의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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