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인터뷰 - 차세대 리더를 만나다] LAPD 단 변 루테넌트·케빈 변 경관
▶ 29년 베테런 숙부 따라 조카도 경찰 투신, 윌셔·올림픽경찰서 순찰 책임자로 타운 지켜… “경찰은 천직… 한인 차세대들 적극 지원하길”
숙부와 조카 사이로 LAPD에서 함께 근무하는 가족이자 동료인 단 변(오른쪽) 루테넌트와 케빈 변 경관이 커뮤니티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경찰 직업은 생각보다 덜 위험하고, 재밌고, 보람됩니다. 많은 차세대 한인분들이 경찰직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인 단 변(60) 루테넌트(Lieutenant II)와 케빈 변(27) 경관은 작은아버지와 조카 사이이자, LA 경찰국(LAPD)에 함께 몸담고 있는 동료이다. 지난 29년간 LAPD에서 활약해 온 단 변 루테넌트는 경찰직에 큰 매력을 느끼고 대학 졸업 후 직업 고민을 하는 조카에게도 적극 추천했다. 이에 케빈 변 경관은 작은아버지의 조언에 힘입어 경찰직에 도전했고,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5월 LAPD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일선 경찰로 활약하고 있다. 대를 이어 LAPD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가족인 이들은 아시안 경관 채용을 나날이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 지원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더 많은 한인 차세대들이 LAPD 문을 두드려 경찰직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 1.5세, 회사 다니다 경찰 도전
단 변 루테넌트는 만 12세 되던 해에 가족들과 파라과이로 이민을 갔다 15세 미국으로 넘어왔다. 그는 현재 LAPD 올림픽경찰서가 위치한 LA 한인타운 외곽에서 성장했다. 칼스테이트 LA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한 후 회사를 다니던 그는 일상에서 무료함을 느꼈고, 오래도록 동경해 오던 경찰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러다 지난 1994년, 31세의 나이로 마침내 경찰이 됐다.
그는 “경찰이 된 후에야 천직을 찾았다는 사실을 직감했다”며 “경찰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덜 위험하고, 날마다 흥분될 만큼 재밌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스웨스트 지부에서 경관으로 첫발을 내디딘 후 램파트 경찰서를 거쳐 1997년부터 당시 한인타운 담당이었던 윌셔 경찰서에서 오래 근무하며 순찰반장을 역임했다. 이후 암 선고를 받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2006년 서전트로 진급해 웨스트 LA 경찰서에서 근무해오다 2009년 한인타운 관할 올림픽경찰서 신설과 함께 패트롤 수퍼바이저로 부임해 타운 순찰을 지휘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LAPD 본부에서 진급식을 갖고 루테넌트로 승진한 그는 LA 한인타운 남쪽을 관할하는 사우스웨스트 경찰서의 현장 순찰 지휘자인 워치커맨더로 부임해 활약했고, 현재는 LAPD 혁신경영디비전(Innovation Management Division)에서 바디캠, 로봇견 등 경찰의 기술 정보 관리하는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다.
■한인 2세 청년, 경찰이 되다
단 변 루테넌트에게는 형과 누나, 그리고 남동생이 있다. 형과 누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고 남동생은 소셜 워커로 일하고 있다. 부친은 작고했고 홀로 남은 어머니는 한인타운 노인아파트에서 거주 중이다. 라크라센타에 거주 중인 남동생을 제외한 형제들은 로랜하이츠 지역에 모여 살아 자주 왕래하며 지낸다. 조카인 케빈 변 경관은 단 변 루테넌트의 형님의 아들이다. 케빈 변 경관은 칼스테이트 풀러튼을 졸업한 후 2019년 LAPD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현재 그는 한인타운 인근인 LAPD 윌셔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케빈 변 경관은 “어릴 때부터 작은아버지 집에 놀러가면 경찰 옷, 사진 등을 접했고, 그래서인지 경찰직에 대한 호감이 컸다”며 “막상 경찰이 되어 보니, 적성에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은 가족들이 작은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된 저에게 너무나 많은 지지와 축하를 해주셨다”며 “작은아버지처럼 훌륭한 경찰이 되는 게 저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에 졸업한 변 경관은 LAPD 아카데미 졸업식에 가족들을 초대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된 졸업식을 실시간 시청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직 20대인 변 경관은 30세 이전에 좋은 여성을 만나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계획을 이야기하며 수줍게 웃었다. 자녀와 세대차이가 크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 이른 결혼이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변 경관은 “자녀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며 “동시에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경찰로서도 열심히 생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찰직 차세대 한인 늘어야
단 변 루테넌트는 “차세대 한인 LAPD 경관이 너무나 필요한데, 지원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인 차세대들에게 경찰직은 분명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LAPD 경관이 되면 LAPD 아카데미에 재학 중일 때부터 연봉 6~7만 달러에 달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고, 연금(펜션)도 탄탄해서 은퇴 후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사회적으로 심어졌고, 이로 인해 LAPD 아카데미 신입생 및 졸업생이 감소해 신규 경관 채용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인데, 단 변 루테넌트 “팬데믹 이후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경찰력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며 “캐런 배스 LA 시장이 나서서 경찰 채용을 늘리고, 경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현 시점이 경찰을 꿈꾸는 한인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번이라도 경찰직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덧붙였다.
■은퇴 후의 삶을 고대하며
단 변 루테넌트는 칼스테이트 대학을 다니며 만난 한인 아내와 슬하에 두 명의 딸이 있다. 둘째 딸은 결혼해서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 둥지를 텄고, 91년생인 첫째 딸은 여전히 부부와 함께 지낸다. 내년이면 경찰에 투신한 지 만 30년이 되는 변 경정은 은퇴를 앞두고 있다. 주변에서는 은퇴 시기를 늦추라고 추천하기도 했지만 그는 오랜 기간 뒤로 미뤄온 삶의 웰빙을 되찾기 은퇴를 택했다.
변 루테넌트는 “은퇴 후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며 “예를 들어 최근 골프를 시작한 아내와 라운딩을 다니고, 이곳 저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집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한다는 그는 “약 30년간 경찰로 일하며 밤낮없이 바빴다”며 “이제는 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소중하게 만끽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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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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