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인터뷰 - 차세대 리더를 만나다
▶ 이민 1.5세로 영어·스페인어까지 3개국어 능통, 세대와 문화 아우르는 브릿지 역할 차세대 리더…축제재단 이사 합류 “커뮤니티 화합·성장 최선”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LAPD 예비역 경관으로도 근무하고 있는 벤 박 한미경찰협회장이 한인타운 올림픽경찰서 앞에서 봉사 강화를 다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혹여라도 부모의 손을 놓치면 안 된다는 두려운 마음에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잡고 형, 누나와 함께 1973년 고향 인천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이국땅 볼리비아로 이민을 떠났다. 당시 그 어린 소년이 이제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두 딸의 존경하는 아빠가 되어 기성세대와 차세대, 그리고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가교 역할을 자처해 훌륭히 감당하고 있는 믿음직한 차세대 리더가 됐다. 그 주인공은 주류사회 치안기관에서 활약하는 한인 관계자들의 조직인 한미치안협회(KALEO)의 벤 박 회장이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벤 박 회장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어려움도 없었을 것 같은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지만 그는“나름대로 어려운 점도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반듯한 성품·다채로운 이력
박 회장은 어려서 볼리비아로 이민간 후 1976년에 칠레로, 그리고 다시 1983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버뱅크에 있는 존 뮤어 중학교와 버뱅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UC 버클리에서 스페인어 문학을 전공했다.
박 회장은 이런 배경으로 한국어는 물론 스페인어와 영어까지 3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이 모두 부모님 덕분이라고 감사해 했다. 박 회장은 “모국어인 한국어가 제일 서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인터뷰 내내 한국어로 대화하는데 결코 부족함이 없었고, 오히려 벤 박 회장의 따뜻한 성품과 언어능력이 누군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박 회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대학 졸업 후 통신 네트웍 그룹 자일랜에서 근무하다가 퇴사 후 1999년부터 8년 간 메이우드 양로보건센터를 운영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비영리재단 PACE Care의 행정책임자로 시니어 리빙 컨설턴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LAPD 예비역 경관으로 봉사해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보좌관과 커미셔너로 단단한 경력을 쌓았다. 케빈 데 리온 LA 시의원이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장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고, LA시 저소득층 주택위원회 커미셔너, LA시 보건위원회 커미셔너로 임명돼 시정부 업무도 성실하게 이행했다.
또 남가주 지역 한인 경찰과 사법기관 요원들의 단체인 한미치안협회 회장직을 2018년부터 현재까지 맡아 한인사회 치안 강화와 주류사회 연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박 회장은 다양한 인맥과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18년 조세형평국(Board of Equalization) 제3지구에 출마하면서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에 도전했었고, 이어 2019년 LA 12지구 시의원 보궐선거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가 한인사회 표심 집중을 위해 정치인의 꿈을 접고 현 12지구 시의원인 존 이 당시 후보에게 양보해 단일화 후 이 후보를 지지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최선을 다하는 숨은 조력자의 역할을 개인이 아닌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기쁘게 수행한 것이다.
■세대와 문화 초월 리더
박 회장은 이민 1.5세로, 1세와 2세, 그리고 3세를 모두 아우르는 브릿지 역할로 세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리더다. 무조건으로 언제나 남을 도와야 한다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박 회장은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이 몸에 배어 있다고 한다.
스페인어를 잘하기 때문에 주류사회와 라티노 커뮤니티 봉사는 물론 2008년부터 시작한 LAPD 예비역 경관일은 풀타임인 LAPD처럼 똑같이 아카데미에서 교육받고 현장에 투입되어 일하지만 순수하게 무보수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총소리가 나면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피하지만 우리들은 그곳을 향해 간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미치안협회 결성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그는 “한인 경찰 및 치안기관 관계자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인 한미치안협회(Korean American Law Enforcement Organization)에는 현재 400명 정도가 가입되어 있다”고 설명하며 “KALEO는 회원들과 한인사회를 연결해 주는 네트워킹과 프로모션, 그리고 차세대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는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LA 한인타운 범죄 현황과 범죄 대응 방법 등을 한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하고 LA 총영사관 경찰영사와도 협력해 한인타운 치안 개선과 관련해 한인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단체로 성장시켜 나가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KALEO의 지속적인 홍보와 활동으로 한인 경찰들이 점차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며 “한인 2세들이 더 많이 경찰에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인축제재단 차세대 이사로
비영리 재단인 PACE Care 행정 책임자로 일하면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시니어들의 노후를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의 주거환경에서 최고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리빙 컨설턴트를 하고 있는 박 회장은 올들어 또 하나의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바로 올해 50주년을 맞은 LA 한인축제를 주관하는 LA 한인축제재단의 새로운 차세대 이사진 3인 중 하나로 이사진에 합류한 것이다.
박 회장은 “축제재단 차세대 이사의 한 사람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선배 이사님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인축제가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한인축제가 세대와 문화를 뛰어넘어 화합하는 축제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벤 박 회장 약력 ▲1969년 한국 인천 출생 ▲1973년 볼리비아 이민 ▲1976년 칠레 이주 ▲1983년 도미 ▲UC버클리 스페인어 문학 전공 ▲통신 네트웍그룹 자일랜 근무 ▲메이우드 양로보건센터 운영 ▲LAPD 예비역 경관 ▲케빈 데 리온 주 상원의장 보좌관 ▲LA시 저소득층 주택위 커미셔너 ▲LA시 보건 커미셔너 ▲2021년 비영리재단 PACE Care 행정책임자 ▲2018년~ 한미치안협회 초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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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희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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