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미 국세청의 감사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직원 또는 친지들의 신고로 감사대상이 된 납세자를 적지 않게 상대하였다. 사실 정부기관의 입장에서는 일정 사업체의 위법 행위를 잘 알고 있는 내부자 또는 거래처의 신고로 이미 불법행위의 방법이나 내용을 파악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수사나 감사처럼 쉬운 경우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의 수집이나 신고를 장려하기 위하여 확실한 동기를 부여한다. 미 국세청(IRS)의 경우 정보의 효율성에 따라 15%-30%의 포상금을 감사 후 징수한 세금을 기준으로 지급한다. 포상금 제도가 시작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10억불 이상의 포상금을 IRS에서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신고자 자신이 해당 불법 행위에 연루가 된 내부자인 경우도 많다. 그러한 내부자의 신고를 장려하기 위하여 보상금은 물론 신고자를 체벌하지 않거나 체벌의 정도를 줄여 주는 경우도 많다. 탈세에 연루가 된 내부자도 신고의 대가로 신고자 개인에 대한 처벌 관련 혜택을 주고 포상금도 같이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 신고자는 본인의 신상을 미리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사를 통하여 사전 정부기관과 합의 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반인에게 범법행위 신고의 동기를 부여하는 법률의 하나로 False Claims Act (“FCA”)라는 법이 있다. FCA기본 개념의 역사는 로마 시대까지 올라간다. FCA는 엄격히 말해 신고제는 아니다. 대신 법을 어기거나 정부에 피해를 입히는 불법을 자행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상대로 일반인이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예를 들어 이중 영수증을 만들어 수입품의 가격을 낮게 책정하여 미 관세를 포탈한 기업을 상대로한 FCA의 소송에서 수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은 사건은 심심찮게 있다. 또한 메디케어 신청 시 과장 또는 허위 치료비를 청구한 병원을 상대로 개인이 소송을 제기하여 그 행위를 근절시킴과 함께 엄청난 보상금을 챙긴 사례는 많이 있다. 또한 정부 조달 계약 과정에서 뇌물이나 불법행위에 관한 소송도 많이 있다. 그 외에도 유사한 예는 끝이 없다.

일반 소송이 변호사 없이 본인들이 직접 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FCA의 소송은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서 하여야 한다. 그리고 FCA소송의 소송장은 일반에게 일정기간 동안 공개되지 않고 밀봉(sealed)이 된다. 그리고 그 밀봉 기간 동안에 연방 법무부 (Department of Justice)에서 소송장의 내용과 증거자료를 검토한다.

자료 검토 후 경우에 따라서는 법무부가 고소인을 대신하여 직접 사건의 고소인으로 소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만약 법무부에서 직접 사건을 대신한다는 결정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개인이 계속 고소인의 자격으로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법무부에서 소송을 직접 하든 개인이 계속 진행을 하든 판결금액의 많은 부분은 연방 정부의 몫이다. 대신 소송을 제기한 고소인은 판결금액의 일부 (15-30%)를 보상금으로 받게 된다. 뉴스에 귀를 기울이시는 분들은 FCA소송을 한 개인이 수백 또는 수천만 달러의 포상금을 받았다는 뉴스를 가끔 접할 수 있다.

미 법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회계연도에 일반인이 시작한 FCA소송의 결과로 연방정부가 회수한 금액의 액수가 ＄22억 달러 (＄2,200,000,000)라는 통계가 있다. 실로 대단한 금액이다. 그리고 개인 고소인 들에게 돌아간 포상금이 그 액수의 15-30%라 생각하면 그 또한 많은 금액이다.

FCA와 유사한 법률은 각 지방정부 즉 시, 카운티 또는 주 정부차원에서도 존재한다. 법률은 개인이나 법인체의 자발적인 준수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자발적인 준수 여부를 모두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부자들이나 그 외 내용을 알고 있는 일반 국민들에게 FCA와 같은 포상을 받을 수 있는 법률제도를 만들어 놓아 정부에서 미치지 못하는 구석까지 개인들이 정부의 역할을 대신하여 더욱 효율적인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물론 법을 지키는 것은 처벌여부를 떠나 민주주의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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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