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호 초기 데이터에서 사출 확인되지 않아…시간 걸리는 큐브위성 특성 때문일 수도
▶ 사출 문제여도 누리호 책임은 없어…누리호 발사 이력 적어 보험 가입도 아직 어려워
도요샛 가상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린 가운데 부탑재위성인 도요샛 4형제 중 3호 '다솔'의 행방이 묘연하다.
28일(이하 한국시간) 과학계에 따르면 다솔은 다른 부탑재위성들과 달리 누리호에서 사출 여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전날까지도 신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도요샛을 개발한 한국천문연구원은 위성신호 정보를 공유하면 전 세계 지상국 네트워크가 자발적으로 신호 수신을 확인해주는 사이트인 '새트노그스(SatNOGS)'에 도요샛의 신호 주파수를 올렸지만, 27일 늦은 시간까지도 다솔의 신호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초기 데이터도 카메라도 다솔 내리는 것 못 봐…"자세 데이터 분석 시간 필요"
다솔의 실종 원인 중 하나로는 누리호로부터 사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다시 말해 '버스에서 못 내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누리호 초기 데이터에서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중 도요샛 3호만 사출 여부 확인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발사 후 브리핑에서 "큐브위성은 발사체와 전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사출관이 열렸는지 또는 닫혔는지에 관한 정보만 받는다"며 "현재 데이터로는 퀄리티가 이상한 데이터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실제로 도요샛 3호에 해당하는 큐브위성 6호의 사출 완료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항우연에 따르면 나로우주센터 내 방송은 오퍼레이터가 직접 읽는데, 도요샛 3호의 사출 데이터가 명확한 사출 여부를 알 수 없게 나와 않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도요샛 3호의 사출 장소가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카메라의 사각지대여서 영상으로 사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누리호는 중앙에 하나의 탑재체만 장착하는 형태로 설계됐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카메라 한 대만 달도록 설계됐는데, 이번에 큐브위성을 양쪽으로 배출하도록 만들어지면서 사각이 생겼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추가로 카메라를 한 대 더 달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카메라를 더 달아 무게를 늘리는 것도 부담인 데다 내부에 이미 촘촘하게 배치된 전선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데이터 전송량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데이터를 보내는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영상이 하나 더 추가되면 다른 데이터까지 다 조정을 해야 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누리호 3단 계측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나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고 단장은 "비행 중 계측된 3단의 모든 계측 데이터와 자세 데이터를 비교하면서 자세의 변동이 있거나 하면 사출 등 이벤트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전부 다 받아서 분석하려면 워낙 방대한 양이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자세제어 어려운 큐브위성 특성상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할 수도
사출은 제대로 이뤄졌으나 아직 신호가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큐브위성은 대형 위성과 달리 무게가 작아 고성능 부품을 넣지 못하는 만큼 성공률이 높지 않고, 일주일은 기다려봐야 교신 결과를 알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누리호 2차 발사 당시 실렸던 대학 큐브위성 4기 중 연세대학교 '미먼'은 사출 48일 만에 신호를 받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위성이 교신에 실패할 경우 내부 컴퓨터를 재부팅 해 다시 기동하도록 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위성이 살아난 것이다.
미먼은 현재도 지상과 교신하며 내부 데이터를 갱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다솔이 자세제어를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위성이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비컨' 신호를 지구 방향으로 쏘아야 신호를 받을 수 있는데, 자세가 불안정하면 머나먼 우주로 전파를 주로 보낼 수도 있다.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위성 자세에 따라서 바로 첫 시도에, 첫 몇 번의 시도에 (교신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제 사출 여부를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 누리호 사출 문제여도 책임지지는 않아… 보험 가입도 아직 어려워
다만 다솔을 '미아'로 만든 원인이 누리호에 있어도 누리호가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항우연은 지난해 7월 누리호에 무상으로 탑승할 부탑재위성을 공모하며 위성에 손해가 가도 선정된 기관에 별도 보상을 제공하거나 손해배상을 하지 않는다는 면책조건을 걸어 뒀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우주손해배상법에 따라 2천억원 한도 손해배상책임보험을 들어 놨지만, 이는 누리호 발사로 제삼자가 인적·물적 피해를 볼 때만 배상하는 보험이다.
누리호 자체나 탑재체인 위성은 제삼자가 아닌 만큼 이 보험과는 무관하다.
여러 차례 발사해 본 발사체나 여기에 실린 위성은 우주보험에 들 수 있지만, 국내에서 이제 실전 발사를 시작한 누리호와 여기에 실리는 위성에 대한 보험료율 책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기석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장은 "위성은 자체적으로 보험을 들어야 하지만 누리호를 보험회사에서 받아 주기에는 데이터가 많지 않아 아직 어려울 것"이라며 "반복 발사가 이어지면 누리호에도 보험료율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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