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근친혼’을 해오던 한 가족의 비극적인 생활이 최근 유튜브를 통해 전해지면서 전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필자도 그걸 영상으로 보고나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 이곳 워싱턴에서 멀지 않는 웨스트 버지니아의 오드에 사는 John Whittaker inbred family에 대한 이야기다.
영상에서 보면 가족중에는 정상적으로 언어소통을 할 사람이 없어서 현재 그들의 생활상태와 배경을 정확히 인터뷰하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그들은 추정컨데 한집에 여러 마리의 강아지가 함께 살면서 관계를 맺어 번식을 한 것처럼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어렵고, 서로 얽히고 설킨 가족관계로 인한 유전병 등으로 인해 도저히 인간의 언어가 아닌 개가 짖는 것 같은 소리로 소통을 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의 생활공간을 보면 끔찍했다. 마치 연출된 좀비영화 세트와 같다고 보면 맞다.
흔히들 성격 차이나 생각 차이, 종교적, 인종적, 이념적, 가치관, 세계관 등이 다를 경우에서 오는 갈등과 스트레스 때문에 비슷하고 익숙한 성향만을 찾아서 ‘끼리끼리’ 유유상종(類類相從)하려고 한다.
다른 생각이나 다른 관점에 대한 관심도 때로는 필요할 테지만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죄악시까지 하면서 확증에 확증편향을 강화해 간다. 단기적으로는 별문제 없을 지는 모르겠으나 조금만 더 멀리 보면 이런 극단이 지속되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의 생물학적 막장을 이 근친혼 가족들이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명심보감 훈자편(訓子篇)에 ‘빈객불래문호속 시서무교자손우(賓客不來門戸俗 詩書無敎子孫愚)’ 즉 집에 손님이 끊기면 속되게 되고, 시경, 서경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 진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사람 저런 이웃들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물론 개인간이라면 너는 네 식대로 살고,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는 걸 억지로 인내하고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런데 아무리 작은 단체나 조직이라도 그 리더가 이런 식이라면 그런 리더가 속한 전체가 불행해지는 건 자명하다. 하물며 국가적 지도자라면 심각할 수 있다. 현상유지는 될지 몰라도 발전은 없다.
미국에서는 매일 120명씩 총에 맞아 죽는다. 매일 200명이 총기부상을 당한다. 1주일에 800명, 한달이면 3,600명이 총으로 죽는다. 전쟁도 이런 전쟁이 없다. 문화적 역사적으로 가장 유사한 영국은 인구 10만명당 미국의 1/100이다. 미국에서는 10배도 아니고 100배나 많이 죽는다. 영국보수당의 주도로 민간의 총을 정부가 사들이고 강력 억제책으로 자동, 반자동, 권총 사용이 지금은 거의 금지되었다. 미국의회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총기규제에 대한 대화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참 어리석다. 국민들이 불쌍하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를 향해 5/15일 핵탄두 1,419개를 공개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숫자까지도 공개했다. 지극히 미국식이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전쟁 이후에 당사국간 또는 관계국간에 ‘대화’의 기미는 전혀 없다. 그러는 사이에 무고한 사람들만 날마다 희생당하고 있다. 자기 편 끌어모으는데 정신이 없다. 배울 게 없어서 이런 걸 각국의 리더들도 따라 배우려 한다.
그런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NATO 국가들은 관계국인데도 불구하고 자국의 이익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게 보수다.
2019.2.27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은 한민족에게 큰 좌절감을 주었고 국제질서, 특히 북미관계의 현재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대화 상대에 대한 서로의 무지와 불신이 한반도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버리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대화의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조용하면 더 이상하고 두렵다. 휘태커 가족은 날마다 어떤 일을 고민하고 있는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되면 영상을 한번씩 보길 권한다.
그리고 의도적으로라도 평소 좀 다르다는 분들과 식사도 해보고, 이야기도 해보시는 게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나서 이야기 좀 하자’ 그게 그렇게 어려울까? 그런 당신의 고집으로 이웃과 사회가 힘들어 한다. 그게 가족이든, 남북이든지, 여야든지, 서로 총자랑하다가 사고난다. 만약 휘태커 가족에게 총이 주어진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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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 위싱턴 민주평통회장,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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