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사 처우 개선,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착실히 이행”
▶ 노란색 횡단보도 등 스쿨존 사고 예방 강화…음주단속도 강화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4일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정은 간호법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독주법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란 점에 공감했다"며 "이에 지난달 야당이 일방적으로 의결한 간호법안에 대해 대통령께 재의 요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정은 간호법안은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해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고, 간호법안이 공포될 경우 정부가 민생 현장에서 갈등을 방치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의료와 간호를 분리한 간호법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이고, '간호조무사 차별법'이자 '신카스트 제도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여당의 표결 불참 속에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한 것으로, 간호사, 전문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간호사 등의 근무 환경·처우 개선에 관한 국가 책무 등을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간호법은 오는 16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시점을 묻자 "저희가 오늘 재의요구를 건의했기에 아마 조속한 시일 내 하지 않겠나 본다"면서 "다만 국회로 다시 넘어오면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은 기한이 없으므로 여야 원내대표가 협의해서 진행하겠죠"라고 말했다.
당정은 이날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법률적 근거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처우 개선은 정부 정책으로 가능한 만큼 간호사 처우 개선은 간호법안 없이도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지난달 25일 정부가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또 간호법 공포 시 약 400만명에 달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당정이 제대로 된 돌봄을 위해 국민, 현장,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어 우리나라에 맞는 돌봄 체계를 구축해 가기로 했다.
아울러 당정은 최근 잇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운전자가 보호구역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보호구역의 기점과 종점을 표시하는 노면표시와 노란색 횡단보도를 새롭게 도입하고, 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는 보도를 확대 설치키로 했다.
보호구역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전 취약 구간을 중심으로 무인 단속 장비를 지속 확충하고, 방호울타리 설치를 법제화해 적극 설치를 유도하기로 했다. 보호구역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연 1회 정기 실태조사를 통해 사고 현황·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당정은 음주운전의 획기적 감소를 위해 이달 31일까지 특별단속기간을 운영해 주·야간을 불문하고 주2회 이상 일제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스쿨존 및 관광지 등 취약지 대상 맞춤형 단속도 하기로 했다.
상습 음주운전 등 악성 위반자에 대해서는 경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차량을 압수하고, 음주 운전 방조 행위도 적극 처벌하기로 했다.
음주운전 재범 방지에 효과적인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을 위해 김기현 대표가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처리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 문제도 논의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오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 협의회를 열고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 폭을 결정해 발표한다. 전기료는 ㎾h당 8원 가량, 가스요금은 지난해 인상분인 메가줄(MJ)당 5.47원 안팎을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 수석대변인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내일 담당 부처와 마지막 당정 협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기현 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를 향해 "예산안을 편성할 때 기존 '예산 백서'처럼 백화점식 형태로 나열할 게 아니라, 정책 수혜자인 국민이 '내가 여기에 해당하는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편성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언급은 '천원의 아침밥' 등 청년 맞춤형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기존에 기재부가 '예산 백서'라고 책자를 두껍게 내는데 사실 일반 국민이 보면 잘 모른다"면서 "공무원들이 자기만의 리그를 하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일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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