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여왕 즉위 70년행사 때는 찰스3세가 연설, 바통터치… “대관식 메시지는 섬김”
▶ 윈저성 콘서트, 찰스 3세 등 2만여명 관람…라이오넬 리치·테이크 댓 등 출연
▶ 非백인·장애인 등 다양성과 환경보호 강조…英언론 “B급 출연진, 스타파워 부족” 지적도
영국 대관식 공연 [로이터=사진제공]
영국 윌리엄 왕세자는 7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찰스 3세 국왕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거행된 아버지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윈저성에서 열린 콘서트에서다.
윌리엄 왕세자는 이날 공연 중 무대에 올라 "할머니가 대관식 때 말했듯이 대관식은 미래를 위한 희망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할머니가 위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 걸 안다. 할머니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웅장하고 화려한 대관식 행사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섬김'(Service)이다"라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아버지의 첫마디는 섬기겠다는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50년 넘게 영국, 영연방, 세계에서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헌신했으며, 지구의 건강 위험을 오래전부터 경고했다"며 "아빠(Pa),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합니다"라고 말했다.
찰스 3세의 큰아들로 왕위 승계 서열 1위인 윌리엄 왕세자는 이어 자신도 모두를 섬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6월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 공연 때는 찰스 3세가 왕세자로서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하는 연설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 바통을 윌리엄 왕세자가 넘겨받은 셈이다.
대관식 공연은 윈저성 잔디밭에서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개최됐다.
공연은 찰스 3세가 "충심, 존경,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엄숙하게 서약하는 음성으로 시작됐다
찰스 3세 국왕 부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 왕실 인사들을 비롯, 리시 수낵 총리 등 주요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공연 중 찰스 3세가 진행자의 발언에 웃거나 일어서서 부인 커밀라 왕비와 함께 일어서서 국기인 유니언잭을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자의 자녀인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도 공연을 관람했지만 5살 막내 루이 왕자는 늦은 시간 탓에 불참했다.
이날 대관식 공연 배경인 윈저성은 조명을 받아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됐다. 하늘에는 드론으로 동물 모양이 그려졌고, 무대 위 스크린에는 찰스 3세 일대기 영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라이오넬 리치, 케이트 페리,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스타들이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줬다. 팝스타 니콜 셰르징거가 디즈니의 뮬란 노래를 불렀으며 테이크 댓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영화 탑건의 주인공 톰 크루즈가 찰스 3세에게 "조종사 대 조종사로서, 언제든 제 윙맨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부르는 영상이 나왔다. 윙맨(wing man)은 편대비행을 이끄는 캡틴을 호위하는 비행기 또는 그 조종사로, 조력자라는 의미도 있다.
인형극 프로그램 머펫 쇼의 미스 피기와 개구리 커밋이 진행자인 영화배우 휴 보네빌과 농담을 나누는 순서도 있었다. 위니 더 푸가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해 찰스 3세의 붉은 다람쥐 사랑에 관해 얘기했다.
작년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 행사인 플래티넘 주빌리 때는 패딩턴 베어가 여왕과 차를 마시는 코믹 영상이 상영됐다.
휴 잭맨, 피어스 브로스넌 등의 스타는 찰스 3세의 음악과 미술 등에 관한 관심을 보여주는 영상에 출연했다.
로열 발레단·로열 오페라단 등 왕실 관련 예술기관들이 처음으로 합동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에선 다양성과 환경보호가 강조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각각 오티스의 비밀상담소의 흑인 배우 은쿠티 가트와 이웃집 토토로 연극의 주인공인 홍콩계 배우 메이 맥이 맡았다.
피아노에는 중국계 랑랑과 자폐와 시각장애를 동시에 가진 13살 소녀 루시가 앉았고 나이지리아의 아프로비트 스타 티와 새비지도 무대에 올랐다. 수화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팀도 있었다.
인도 여배우가 마이크를 잡고 영연방 합창단을 소개하고, 화면을 통해 이들의 모습이 나왔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폴 매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매카트니가 찰스 3세의 자연보호에 관한 관심을 얘기했다.
공연 중에는 영국 전역의 랜드마크를 레이저와 드론 등을 이용해서 장식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웨일스 카디프에는 140m 드론 용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는 엘튼 존, 아델, 해리 스타일스, 스파이스 걸스, 에드 시런 등 세계적 스타들이 출연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지는 "여러 B급 출연진으로 꿰어 맞춘 공연이었다"라며 "진정한 스타 파워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지는 이런 왕실 행사에 의무적으로 출연하는 명망있는 인사들의 부재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콘서트는 1천년 역사를 담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 후에 현대적이고 즐거운 행사로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윈저성 공연 표는 추첨으로 전국에 고루 배포됐다.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은 런던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 설치된 야외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서 멀리서나마 감상했다.
전날과 달리 비가 내리지 않고 날씨가 좋아 많은 이들이 이날 낮 '빅 런치'부터 공연까지 대관식 주말의 마지막 행사를 함께 즐겼다. 8일은 대관식 기념 휴일이다.
동네 길목이나 커뮤니티 센터 등에서 이웃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빅 런치'는 전국 약 5만곳에서 진행됐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도 윈저성 근처 '빅 런치'에 깜짝 등장,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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