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전트 끼지 않고 집주인과 직접 거래
▶ 팬데믹 기간 급성장 ‘아이 바이어’ 최근 주춤
상태가 불량한 집을 현금으로 싸게 사서 되파는 부동산 투자업체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로이터]
주택 가격이 치솟던 작년까지 만해도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린 플리핑 투자 업체의 주택 구매 활동이 활발했다. [로이터]
‘당신의 엉망인 집을 삽니다’(We buy ugly Houses)란 빌보드 사인을 가끔 볼 때가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광고인데 실제로 집을 구매하는 투자 회사가 내건 광고다. 전통적인 주택 매매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끼고 셀러와 바이어간 진행된다. 하지만 이들 투자 회사는 집을 팔 의향이 있는 주택 소유주와 직접 거래를 체결하는 방식이다. US월드뉴스앤리포트가 이처럼 바이어와 직접 거래하는 형태의 회사를 소개했다.
◇ 프랜차이즈 현금 구매 회사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현금 구매 회사다. 빌보드 광고나 TV 광고에서 흔히 보는 ‘위 바이 어글리 하우스’(We Buy Ugly Houses), ‘홈베스터스 오브 아메리카’(HomeVestros of America, Inc.), ‘위 바이 하우스닷컴’(WeBuyHouses.com), ‘조 홈바이어’(Joe Homebuyer) 등의 회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회사는 상태가 불량한 주택을 싸게 구입해서 수리한 뒤 비싸게 팔 거나 임대 매물로 다시 내놔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회사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이들 회사 구입 대상으로 삼는 주택은 수리가 필요한 주택이다. 수리를 거쳐야 팔 수 있는 주택을 현재 상태 그대로 구입하는 조건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대부분 시세보다 낮은 구매 가격이 제시된다. 조사에 따르면 전액 현금 지불 조건과 현재 상태대로 구입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시세의 50%~70%에 해당하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거래 조건이 많다.
프랜차이즈 현금 구매 회사에 집을 파는데 관심을 보이는 주택 소유주 중에는 현금 사정이 빠듯한 소유주가 많다. 집을 팔려면 적어도 이웃집 수준에 맞춰 수리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현금이 없어 낮은 가격이라도 수리 없이 빨리 팔고 싶어하는 소유주들이다. 지역별 가맹 업체들은 대부분 수리 업체를 자체적으로 고용해 수리하고 주택 매매 뒤 본사에 일정액 수수료 또는 매매 수익의 일정 비율을 지급한다.
◇ ‘아이 바이어’(iBuyer)
팬데믹 기간 급속도로 성장했다가 최근 다소 주춤해진 주택 투자 업체다. 프랜차이즈 현금 구매 회사와 마찬가지로 주택을 전액 현금으로 구매한 뒤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것이 아이 바이어 업체의 투자 방식이다. ‘아이 바이어’란 명칭은 자체적 운영하는 주택 시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데서 붙여졌다.
‘자동 주택 시세 평가’(AVM) 방식을 통해 적정 시세를 산출한 뒤 오퍼 가격을 결정하는 데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시세 대비 평균 약 98%~99%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팬데믹 동안 낯선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면서 아이 바이어 업체에 집을 파는 셀러가 급증한 바 있다.
아이 바이어 업체는 주택 현금 구매 외에도 바이어 대신 주택을 구입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도 펼친다. 현금이 부족한 바이어의 주택을 현금 구매 방식으로 구입해준 뒤 매매 가격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아이 바이어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는 주택 구입 뒤 120일 내에 모기지 대출을 받아 아이 바이어 측의 구매 자금을 상환하면 된다.
케리 멜처 오픈도어 부동산 부문 책임자는 “전체 주택 거래의 99%를 차지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의 거래가 우리의 최대 경쟁자”라며 “전통적 거래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하지만 아이 바이어 방식은 전자거래 방식으로 거래 절차가 매우 간소하다”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종료 뒤 아이 바이어 업체의 활동은 주춤해졌다. 현재 영업 중인 업체는 오픈도어와 오퍼패드 등이 전부이고 질로우와 레드핀 등은 아이 바이어 사업을 이미 접었다. 그러나 기존 업체의 수익도 최근 크게 악화되고 있다. 오픈도어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약 4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도 경쟁 업체 오퍼패드 역시 약 1억 2,1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했다.
◇ ‘플리퍼’(Flipper)
부동산 채널 HGTV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플립 오어 플랍’(Flip or Flop)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부동산 플리핑 투자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플리핑 투자 역시 상태가 불량하거나 차압 등으로 시세보다 낮게 나온 매물을 구입해 수리를 거친 뒤 단기간에 되파는 방식의 투자다. 플리핑 업체의 주택 구매 방식도 프랜차이즈 현금 구매 회사와 비슷하지만 대부분 소규모 업체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수익이 높은 플리핑 업체는 70% 규칙을 적용한다. 수리 후 되팔 때 예상되는 시세의 70%를 계산한 뒤 예상 수리비를 뺀 금액을 구매 가격으로 정한다는 규칙이다. 저렴하게 구입한 주택은 필요한 수리를 거쳐 대개 6개월~1년 이내에 다시 매물로 나온다. 주택 보유 기간이 길어지면 재산세, 보험료, 대출 이자 등 보유 비용이 불어나 매매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금 동원력을 지닌 개인 투자자가 수리 업체를 끼고 플리핑 투자에 나서기도 하고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개인은 투자자를 모집해 플리핑 매매를 진행한다. 2008년 주택 시장 침체기 차압 매물과 숏세일 매물 등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플리핑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바 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한 최근 몇 년간도 플리핑 투자가 성행했다.
◇ 매입 후 임대 업체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업체도 규모는 다양하다. 2008년 대규모 주택 압류 사태 이후 블랙스톤 그룹,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 등 월가의 대형 투자 기관이 주택 시장에서 저렴한 급매물을 대거 싹쓸이한 뒤 임대용 매물로 전환해 시장에 다시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임대용 주택(1~4유닛)의 70%는 수채 이내를 보유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자금 규모가 적어 모기지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 바이어나 프랜차이즈 현금 구매 업체에 비해 주택 매매 기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이들 업체가 투자 대상으로 삼는 주택은 약간의 수리가 필요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매물로 심각한 결함이 있는 주택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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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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