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롯데 챔피언십
▶ 성유진 ‘깜짝 우승’ 기회 놓쳐… 2연패 도전 김효주는 48위
그레이스 김이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연합]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성유진이 초청으로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깜짝 우승’ 기회를 놓쳤다.
호주 한인 그레이스 김은 LPGA 투어 데뷔 3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성유진은 15일 하와이주 오아후섬 에바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6,30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하나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가 된 성유진은 그레이스 김, 류위(중국)와 동타를 이뤄 진행된 첫 번째 연장전에서 보기에 그치며 버디를 써낸 그레이스 김에게 우승을 내줬다.
지난해 KLPGA 투어 롯데오픈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 초청 선수 자격으로 나온 성유진은 2라운드 공동 선두, 3라운드엔 단독 선두를 달려 우승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그가 우승했다면 지난해 8월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 마야 스타르크(스웨덴) 이후 8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의 ‘비회원 챔피언’이자 2013년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후 약 10년 만의 ‘초청 선수 우승자’가 될 수 있었다. LPGA 투어 회원 자격도 주어져 곧장 미국 무대 진출도 가능했다.
하지만 연장전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한 타 차로 앞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던 성유진은 4라운드 3번(파4)과 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초반엔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아이언 샷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위기를 맞았다. 6∼8번 홀에서 내리 그린을 놓쳤으나 파를 지켜내던 성유진은 9번 홀(파3)에서첫 보기를 적어냈다. 5번 아이언 티샷이 그린을 벗어난 뒤 두 번째 샷이 다소 짧았고, 파 퍼트는 살짝 빗나가 리네아 스트롬(스웨덴)에게 선두를 내줬다.
성유진은 직후 10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이며 버디로 반등, 스트롬과 공동 선두가 됐고 류위가 14번 홀까지 7타를 줄이며 가세해 치열한 우승 경쟁이 이어졌다.
류위가 12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뒤 마지막 조가 17번 홀(파4)까지 치렀을 때 성유진과 그레이스 김이 한 타 차 공동 2위로 연장전 내지는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나란히 18번 홀(파5) 버디로 류위와 연장전이 성사됐다.
18번 홀에서 이어진 1차 연장전에선 세 선수 모두 그린 주변 러프에서 세 번째 샷을 시도한 가운데 가장 홀 가까이 보낸 그레이스 김이 유일한 버디로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성유진은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반대편 러프에 떨어지면서 결국 파를 지키지 못했다.
그는 “내 골프 인생의 좋은 경험이었다. 초청해 준 롯데에 감사하다”며 “다음 기회가 온다면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유진과 동갑인 2000년생 그레이스 김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연장전에 합류, 버디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LPGA 2부 엡손 투어를 거쳐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레이스 김이 세 번째 대회에서 일군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9천만원)다. 그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며 “내가 해냈다는 게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마추어 시절 호주의 ‘전설’ 카리 웹의 장학금을 네 차례나 받고 호주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경력을 지닌 그는 웹, 이민지 등 호주의 LPGA 우승자 계보를 잇게 된 데 대해 “경력의 정점이 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종 라운드 8타를 줄여 은퇴한 펑산산(10승)과 2주 전 LA 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2년차 인뤄닝에 이어 중국 선수의 LPGA 투어 역대 3번째 우승에 도전한 류위는 연장전에선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준우승했다.
후원사인 롯데 초청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KLPGA 투어 신인 황유민이 공동 9위(8언더파 280타)로 선전했고, 마찬가지로 롯데 소속인 최혜진은 공동 13위(6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 지난해 우승자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공동 48위(1오버파 289타)에 그쳤다.
1월 2023시즌 개막 후 6개 대회를 치른 LPGA 투어에선 지난달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의 고진영이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우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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