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마한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선거의 민주당 당내 경선이 특이한 방법으로 치러진다. Ranked Choice Voting(선호도 표기 투표)과 Instant Runoff Voting(즉석 결선투표) 방법을 혼합해서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방법이다.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선거에서는 12명이 선출된다. 그 가운데 9명은 9개의 지역구에서 각 1명씩 그리고 3명은 카운티 전체에서 3명을 선출한다. 그러니까 지역구는 소선구제도 그리고 카운티 전체의 광역은 중/대선구제도인 셈이다. 공화, 민주 양당은 나름대로의 절차를 통해 각 정당이 지지할 후보자도 선정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지지할 3 명의 교육위원 광역 후보자를 결정하는데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여러 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투표권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주어진다. 하나는 투표자 한 명이 단 한 명의 후보자에게만 표를 줄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선출자 숫자와 동일한 숫자까지 후보자들을 찍을 수 있는 형태이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광역 교육위원 선거에서는 최대 3명의 후보자를 찍을 수 있다. 그리고 올해 11월 선거도 그렇게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당내 경선은 모든 후보자들의 선호도 순위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해 보기로 했다. 후보자들 모두를 대상으로 1위부터 시작해 마지막까지 선호하는 후보자의 순서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을 투표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물론 투표자 의사에 따라 선호도 투표를 일정 순위에서 멈출 수도 있다.
이렇게 순서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는 이렇다. 당에서 지지를 해 줄 후보자를 3명까지 뽑을 때는 투표자들 모두에게 두루두루 지지를 받는 최상의 후보자들 3명이 선정되기를 원한다. 그런데 투표자들에게 그냥 단순히 3명의 후보에게 투표를 하게 하면 3명의 후보자들 중에서 투표자 자신들이 가장 선호하는 1위 후보자에 대한 지지 효과가 반감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선호도 순위를 표기하면 그 효과가 결선투표 제도를 적용한 개표 때 나타난다.
후보자들 가운데 아무도 1순위 표로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득표수가 가장 적은 후보자가 받은 표들을 해당 투표지에 표기된 2순위 후보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렇게 해서 과반 득표 후보자가 나오면 그 후보자는 일단 선출된다. 그러나 만약에 그래도 과반 득표 후보자가 없을 경우, 가장 적게 표를 얻은 후보자가 얻은 표들은 또 다시 그 다음 선호 후보자들에게 더해진다. 그래도 안 나올 경우 같은 방법을 나올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이렇게 해서 첫번째 과반 득표 후보자가 일단 나오면 3명까지 선출하기에 그 다음 과반 득표 후보자를 같은 방법으로 선출한다. 그런데 이 때에는 일단 먼저 선출된 후보자의 표들을 투표자들의 2순위 후보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렇게 해서 두번째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선출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시점에 최저 득표자의 표들을 투표자들의 다음 선호 후보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이런 절차를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 과반 득표자가 선출된다.
좀 복잡한 것 같지만 투표 집계는 컴퓨터가 처리하기에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방법의 장점은 여러 명을 선출해야 하는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선호도 순위를 표기하기 위해선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한 명만이 아니라 나머지 후보자들 모두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후보자들의 입장에서는 1순위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2순위나 3순위 표도 공략하는 캠페인을 벌여야 하기에 경쟁 후보들의 단점을 얘기하거나 흑색 선전을 동원하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데에 촛점을 맞추는 캠페인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방식으로 치러지는 민주당 당내 경선은 민주당원만이 아니라 카운티에 거주하는 일반 유권자들도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고 싶다면 www.fairfaxdemocrats.org/caucus에 가서 꼭 5월 5일 이전에 등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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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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