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쯤인 것 같다. 라오스를 갔었다. 베트남 전쟁 때에 반군의 전쟁물자 공급 루트이었던 산 비탈길도 갔었다. 당시 미 공군이 공습을 퍼부은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옛날이야기이다. 이제는 그 산자락에 밭농사를 짓고 있는 아낙네들도 한국 드라마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내가 한국 남자 배우 중 누구를 좋아하느냐 하며 아마도 장동건쯤이 되겠지 하면서 물었더니 놀랍게도 강호동이라고 했다. 내가 그는 미남이 아닌 것 같다 하니까 남자답게 생겼다는 것이 아줌마들의 대답이었다. 남자답게 생겼다?
내가 느닷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동기를 이야기해야겠다. 얼마 전에 나의 유튜브에 느닷없이 ‘의적 홍길동 1986 북한영화’이라는 것이 떴다. 북한 영화의 수준이 어떤가 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보았다. 영화를 본 결과 유치했고 배우들의 연기는 한마디로 굳어 있었다. 그래서 비교 좀 할 겸 해서 동 시대 신상옥 감독의 ‘폭군 연산’을 보고 비교해 보니 북한 영화보다 훨씬 좋았다.
북한의 김정일이 그렇게 쏟아 부은 영화산업이라지만 남한 영화 수준이 못 되었다. 그 시대의 영화는 어찌했던가 하며 당시 영화 몇 편을 더 보았다. 아 참 그랬었지 하며 오늘날의 한국 영화가 세계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우연히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당시 영화의 추억 속에 잠시 젖었다가 새삼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당시의 여성 톱스타 최은희, 도금봉, 조미령, 윤인자, 문정숙 등의 얼굴을 보니 모두가 달덩이 같이 둥근 얼굴이었다. 요즈음의 소위 미인이라는 갸름한 얼굴이 아니었다. 남자 배우 역시 당시의 기준으로 미남형인지 좌우간 인기 있는 배우들은 확실히 남자다운 모습이었지 기생오라비의 얼굴은 아니었다.
요즈음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트로트이고 화제를 모았다는 것이 상금 및 부상이 거의 50만 불(6억원) 이 되는 트로트 2 경연대회이었다. 트로트 경연에 출연하는 가수들 중 결승으로 뽑혀가는 가수들은 거의 다가 내 눈에는 기생오라비의 얼굴이었고. 헤어스타일도 앞이마가 살짝 내려온 모습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이 경연에 가장 중요한 것이 300명의 평가단 투표이었다.
그런데 그 평가단은 거의 전부가 젊은 여자들이었고 그들이 환호하고 후한 점수를 주는 평가가 바로 기생오라비의 얼굴과 헤어스타일이었고 그들의 몸짓인지 안무는 내 눈에는 아주 퇴폐적이었다.
이러한 젊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모습의 흐름이 매우 못 마땅하고 한국 장래에도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트로트 2를 보면서 정순신 변호사의 사건이 떠올랐다. 다 아는 것처럼 정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에서 반 학생에게 몹쓸 욕을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그 학생에게 전학을 요구했는데 그의 아버지 정 변호사가 그 결정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는 시간 벌기를 했고 그 동안 그 학생은 전학을 안 가고 그런 상태에서 서울대학에 정시 시험을 보고 입학한 사건이다.
정 변호사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아들, 즉 그 학생이 동급생에게 폭력을 가한 것이 아니고 단지 언어폭력 때문에 그 학생을 학교에서 전학을 권하는 그 자체에 대해서는 못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꼭 그래야만 하나? 그것이 진정 인성 교육에 올바른 결정인가? 나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던가?
나는 6.25 동란 전 초등학교 시절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무척 싸움도 많이 했다. 그리고 1.4 후퇴해서 부산 피란 시절에는 피난통에 나보다 두세 살 나이가 많은 애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비쩍 말랐지만 키는 컸기에 매일 이들에게 제일 많이 얻어맞았고, 말 타기 하면 매일 그들을 태워주어야만 했었다. 그러다가 환도해서 중학교 시절에는 청운동 지역에는 그 지역 학교 애들에게 얻어맞을까 해서 슬슬 골목길을 피해 다녔고 대신 나의 학교 화동 부근에서는 다른 학교 학생들을 만나면 공연히 시비나 걸고 때려 주려고 했었다. 나중에 운동부에 들어가서야 점잖아 졌지만 말이다.
나는 자라나면서 싸움 속에서 도전을 배우고 얻어맞으면서 인내를 배우고 패싸움에서 우정과 협동을 배우면서 인격이 형성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위험한 정도의 폭력은 물론 안 되겠지만 어린 시절의 싸움질 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또 당시에 부모나 선생들도 “싸우면서 커가는 거야” 하며 눈감아 준 것 같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상천외 아이디어의 기업의 탄생해야겠고, 미친 듯이 하루를 25시간으로 알고 몰입하는 과학자도 있어야 겠고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위대한 예술의 탄생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남자다운 도전과 인내심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다. 어항 속에 금붕어 같은 기생오라비를 좋아하는 추세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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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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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젊은 세대가 조금만 그들보다 나이가 많으면 꼰대라는 표현으로 업신여김을 당하는데 과거의 학교내의 폭력을 미화할수는 없지만 지금의 학폭의 심각성은 우리 세대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잔인하고 평생에 남을 흉터같이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히는지 아직 감지를 못하시네요. 얼마나 지능적으로 한 학생을 몰락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정도로 악랄해 져서 지금 제일 급선무로 정화하여 할 상황이고 반드시 처벌을 해서 학생들간에 이런 일들이 일어 나지 않게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