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0만㎡ 규모 세계 최대 생산단지, 팹 5개·소부장·팹리스 150개 유치
▶ 삼성, 파운드리 거점으로 추격전… 700조 생산·160만명 고용 기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정부가 2042년까지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삼성전자(005930)는 이곳에 300조 원을 투자해 화성·기흥캠퍼스, 평택캠퍼스와 더불어 수도권에 반도체 생산 ‘삼각편대’를 완성할 계획이다. 초대형 투자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태세다.
▲세계 최대 ‘메가 클러스터’ 조성-정부가 15일 발표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의 핵심은 용인에 710만 ㎡ 규모로 구축할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다. 단일 단지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에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팹)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2042년 용인 클러스터 구축이 마무리되면 판교에 구축된 ‘팹리스 밸리’와 경기도에 가동 중인 기존 생산 단지(기흥·화성·평택·용인) 등과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전력·차량용·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차세대 유망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30년까지 3조 2000억 원의 대규모 기술 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미세공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도 24조 원 규모의 생산·연구 거점에 대한 민간투자와 함께 3600억 원 규모의 기술 개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 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향후 한국이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 반도체 ‘삼각 편대’ 완성…TSMC 잡는다-용인 클러스터의 핵심 투자는 삼성전자가 맡는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 원을 투입해 파운드리 중심의 반도체 생산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해온 ‘초격차’ 경영 전략에 따른 과감한 선제적 결단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거듭 드러냈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삼각 편대’가 완성된다. 굳건한 선두인 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파운드리의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려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이 같은 구상의 관건은 파운드리에 달렸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평택과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테일러에 새로운 공장도 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용인에 대규모 파운드리가 새롭게 들어서면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중 TSMC 외에 5㎚(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의 파운드리를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지난해 6월에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적용한 3㎚ 양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월등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TSMC의 시장점유율을 뺏지 못했던 것은 생산능력 부족 등 물리적인 한계 탓이 컸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새롭게 만들어질 신규 단지를 기존 거점들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 유발 170만 명…경제성장 견인-경제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직간접 생산 유발 700조 원, 고용 유발 160만 명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SK하이닉스(000660)도 용인 원삼면에서 415만 ㎡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기대되는 경제적 부가 가치는 188조 원에 달한다.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에 대한 의지에 따라 SK하이닉스 중심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용인은 국내 기업 외에도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회사로 꼽히는 미국 램리서치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와 협업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설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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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영·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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