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이들을 좋아한다.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10여 년 전에 KBS 2TV 다큐멘터리에서 6살배기 어린 아이가 열차의 승객을 구하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후부터였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어느 시골 마을에 6살의 어린 아들과 아버지가 살았다. 아버지는 자동기계로 배가 강을 지날 때는 다리를 올리고, 기차가 지날 때는 다리를 내려서 철로를 이어주는 일을 하는 철도원이었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가 철도를 연결시켜 승객을 태운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장면을 무척 좋아했다.
1972년 12월 함박 눈이 내리는 어느 날, 아버지는 기계실에서 다리가 상하로 동작하는 자동 조절장치를 점검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아이는 배가 다리를 거의 통과하고 다리가 올려진 상태에 있을 때 기차가 예정보다 일찍 빠른 속도로 다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언덕 위에서 놀고 있던 아이가 아빠를 향해 달려가며 “아빠, 기차가 오고 있어요”라고 외치고는 기운이 다해 지친 나머지 발이 미끄러져 언덕 위에서 철로 위로 추락했다.
아버지는 기계의 소음 때문에 아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기적 소리를 듣고서야 달려오는 기차를 발견한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사고의 위험을 감지하고, 다리를 내릴까, 말까하고 망설였다. 이 절박한 상황에서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승객을 살리고자 다리를 내리고 만다. 지극히 사랑했던 아들은 철로 위에 숨져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오열했다.
지극히 어린 나이에 어른들도 감히 할 수 없는 공의로운 삶을 살고 세상을 떠난 천사같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교육도 받지 못한 어린 아이가 어떻게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할 수가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성경 해설책을 펴서 그리스도가 어린이에 관하여 하신 말씀을 찾는다.
성경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누가 18장 16-17절).
천진난만함과 순수함. 이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씀. 나는 어린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었다. 어린이로부터 순수한 사랑을 배우고 싶었다.
8여 년 전인가 보다. 나는 하루에도 수 천명씩 방문하는 고객들의 자녀들에게 엄마가 물품을 구매하고 받은 영수증 뒷면에 꽃이 활짝 웃는 귀여운 Happy Face를 그려주었다. 아이는 기뻐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어느 날은 4-5세 가량의 여자 아이에게 여느 때처럼 Happy Face를 그려 주었더니,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고사리같은 손을 내밀었다. 내가 손벽을 치듯이 딱 소리를 내며 하이파이브를 해주었다. 아이는 깔깔대고 웃으며 두 손을 벌린 채로 나의 가슴에 안긴다. 아이의 따뜻한 사랑이 나의 품속으로 전해져왔다. 가슴이 짠해지는 뜨거운 감동이 나의 몸을 감싸 왔다. 나는 느꼈다. 이 순간의 감동이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것을.
이후 나는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고객들에게 하이파이브를 권유했다. 하이파이브의 효과는 대단했다. 하루는 1인승 전동차를 탄 백인 장애인이 나에게 다가와서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손을 내민다. 우리는 큰 소리가 나도록 손바닥을 부딪치며 소리내어 웃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안으며,‘하이파이브는 당신에게 행복을 줍니다.”라고 속삭였다. 하이파이브 한 번으로 나와 고객과의 사이의 서먹한 장벽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나는 고객과 너무 가까운 친구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나는 하이파이브로 나를 사랑한 어린이들과 성인 고객들에게 보답으로 무엇을 선물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한국 수퍼 마켓에서 캔디(Sour Candy)를 사서 호주머니에 듬뿍 넣고 나에게 하이파이브 해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캔디를 선물했다.
값비싼 선물도 아닌 이 한 개의 캔디가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사랑과 행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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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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