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왼쪽부터), 해찬, 박규리, 김희철 /사진=스타뉴스
스타들의 사생활이 위협을 받고 있다. 어긋난 팬심에서 비롯된 사생활 침해가 도를 넘고 있다. 단호한 법적 대응으로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코레일 직원이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개인정보를 훔쳐 본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직원은 2019년부터 3년간 18차례에 걸쳐 RM이 열차를 타고 어디에 갔는지, 또 사는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까지 몰래본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 목적으로만 열람 가능한 고객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것.
이 직원은 친구가 근처 좌석을 끊게 RM의 승차권 정보를 미리 알려주다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RM은 개인 SNS 계정에 황당하다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남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보이 그룹 NCT 멤버 해찬은 지난해 11월 가족과 거주하는 집에 무단 침입한 소위 '사생'으로 인해 정식적 피해를 호소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소속 아티스트가 입은 사생활 침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에 해찬의 집에 침입한 사생은 검찰에 기소됐으나, 해찬의 선처로 법적 처벌은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SM 측은 최근 NCT 멤버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들이 늘고 있다고 알렸다.
SM 측은 "NCT 멤버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장소에 무단 방문해 멤버들을 기다리고, 차량을 따라다니는 행위, 기내를 포함한 공항 보안구역 내에서 멤버들에게 과도하게 접촉하거나 촬영하는 행위,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해 무분별하게 연락을 시도하는 행위, 악성 루머 유포 등의 행위가 지속됨에 따라 멤버들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이 그룹 세븐틴도 지난해 12월 사생활 침해에 대한 피해를 알린 바 있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스케줄이 아닌 사적 장소(숙소, 호텔 및 헤어·메이크업 샵 등)에 무단 침입하거나, 공항 보안 구역 내에서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진행된 투어 공연에서는 아티스트가 묵는 숙소에 찾아와 기다리는 행위, 숙소에 무단 침입을 시도하는 행위, 기내를 포함한 공항 보안구역 내 이동 시 아티스트에게 과도하게 접촉 및 대화를 시도하거나 촬영하는 행위 등 심각한 사생활 침해 행위가 반복되어 아티스트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티스트의 사생활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 전반에 대해 사전 경고 조치 없이 세븐틴과 관련된 모든 팬 참여 활동에서 제외되는 영구 블랙리스트는 물론, CCTV와 모니터링을 통한 증거 수집 등을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걸 그룹 카라 멤버 박규리는 스토킹을 일삼는 사생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규리는 지난 1일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호텔 밑에서부터 계속 쫓아왔다"며 "어제 (허)영지 뒤에도 엄청 쫓아다녔다고 하는데, 저런 사람들은 팬이 아니다. 너무 짜증난다. 미친 거 아니냐. 너무 열 받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라이브 방송 중 자신을 따라오는 사생에게 "쫓아오지 마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사생은 한때 스타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극성팬'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쓰였다. 하지만 사생의 선을 넘는 행위들이 지속되자, 이들을 '팬'이 아닌 '범죄자'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7년 보이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생에게 겪은 충격적인 일화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김희철은 사생이 슈퍼주니어 숙소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내 멤버들 속옷 사이에 자신의 속옷을 끼워 놓는 '속옷 테러'를 벌였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번호가 유출돼 "오빠, 곰돌이 속옷 너무 귀여워요"라는 문자도 받았다고. 김희철은 이특과 함께 2011년 싱가포르에서 택시를 타고 쫓아오는 사생들 때문에 아찔한 7중 추돌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스타들의 차를 따라잡기 위해 달려오는 택시는 '사생택시'로 악명이 높다.
보이 그룹 JYJ는 2012년 사생 폭행 논란이 불거지자 그동안 겪은 피해를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멤버 김준수는 "신분증을 도용해 통화내역을 모두 노출하고, 심지어 자동차에 위치추적 GPS를 몰래 장착하여 계속 쫓아다녔다"며 "빈번히 무단 침입해 개인물건을 촬영하고, 자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키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일상이 무너져 내렸다. 이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안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스타들은 사생으로 인해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스타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사생은 더 이상 '팬'이 아니다. 근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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