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제로’ 진공 단열 유리 개발
▶ 빌 게이츠등 유명 투자회사들 자금 지원, 유리 개발 산파에 한인 엔지니어 키 역할
럭스월의 레이저 공정개발 부서를 이끌면서 진공단열 유리제조 분야의 신세계를 개척하는데 일조를 한 허준영 박사
럭스 월은 세라믹, 레이저, 진공 등 3개 부서에서 40여명 직원이 근무하는데 직원 50퍼센트 이상이 각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소지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5천년 유리의 역사. 지난해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유리의 해(International Year of Glass)’였다.
유리는 인류 문명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현대인의 생활 가운데 함께 하고 있다. 지금은 유리 기술의 혁신도 본격화되면서 내열유리, 안전유리, 강화유리 같은 특수용도의 유리까지 등장했다.
최근 빌 게이츠는 기존 강화 단열 유리의 고정틀을 깨고 이중 삼중 유리들보다도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가벼운 진공 단열 유리 홍보에 나섰다.
게이츠가 투자한 배경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유리에는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시건에 위치한 스타트업 럭스월(Luxwall)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이 유리는 일명 ‘넷제로 유리창’ 기술로 탄생됐는데 이 유리가 나오기까지 기술적 산파 역에 한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면서 TFT-LCD 박막형 솔라 패널과 스마트 유리 분야에서 20여년의 경력을 갖고 있는 허준영 박사가 그 주인공.
그는 1년반전 이 회사의 7호 멤버로 합류, 럭스월의 레이저 공정개발 부서를 이끌면서 단열재 유리 분야의 신세계를 개척하는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준영 박사는 “특수 코팅된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진공 단열을 구축하는 원리로 설계됐다”고 설명하고 “럭스월 유리창은 소비자의 냉난방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배출량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평했다.
전 공정이 장시간 오븐에 찌는 기존의 유리가공 공정과 비교할 때, 단열 유리 가공 공정은 태양광선을 차단하는 첨단물질이 코팅된 유리판 두 장을 겹친 뒤 유리의 네 변에 일정한 폭의 다층구조로 된 박막을 도포하고 단시간 안에 레이저로 유리를 접착시키는 신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허 박사는 “이론적인 원리는 알려져 있었지만 박막물질의 물성, 가공 온도와 속도에 따라 접착강도, 진공 유지 상태, 그리고 환경및 물성 특성 등의 영향을 받아서 어느 기업도 상업적으로 성공치 못했던 기술”이라고 평가하면서 “레이저 장비의 설계부터 공정개발까지 팀원들과 1년반 동안 매달려 거둔 결과라 남다른 애착과 감회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럭스월은 강화 진공 절연 유리(VIG)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데 VIG는 이중 패널 유리 두께에 비해 1/3 두께이며 에너지 효율은 대략 500%나 더 높다.
또한 럭스월의 제품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면 전 세계 탄소를 3% 줄일 수 있다고 예상된다.
럭스웰의 유리가 새로운 기술로 각광 받는 이유는 기존의 이중 혹은 삼중 유리가 유리와 유리 사이 공간에 공기나 비활성기체를 넣은 것과는 달리, 그 공간을 최소화하고 진공으로 압축시켜 총 유리 두께가 8밀리미터 이내로 부피가 대폭 줄어들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금까지 창문에 설치되어 전세계 주거공간 에너지 손실의 일등 주범인 단일 유리창의 프래임에도 탈부착이 쉽고 다른 단열창들에 비해서 교체비용 저렴은 물론 시공이 쉬우면서도 높은 단열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여름철에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태양열이 유리창에 닿는 즉시 반사시켜 복사열을 차단함으로써 냉방 중인 실내 온도를 추가에너지 사용 없이 유지시키는 메커니즘으로 태양열에 의한 실내 온도 상승을 60% 감축시킨다는 의미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진공단열 유리창이 건물 외부와 실내공간과의 열전도를 차단, 실내 공기가 외부의 냉기로 인해서 냉각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 경우 일반 단일 유리창 대비 실내 공기를 4배 정도 효율적으로 보온시켜주며, 겨울철 외부 찬공기로 빼앗기는 방열을 50% 가까이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스콧 톰슨 럭스월 창업자 겸 CEO에 따르면 진공 단열 유리창 기술은 겨울철 난방비 절감과 더 나아가 지구 에너지 소비 감축, 그리고 건물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5~45%까지 감축시키는 획기적 건축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럭스월은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벤처 캐피털 투자 기업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의 투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프렐류드 벤처스, 코슬라 벤처스, 그리고 2150 등 유명 투자회사들이 3,3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추가로 실리콘밸리 뱅크 등이 저리의 사업자금을 제공하면서 현재 기업가치가 1억 100만 달러에 평가됐다. 럭스월은 올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제품 양산화를 위한 신공장 건설과 장비 구매, 직원 채용, 제품 물량 증산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럭스월은 먼저 주택용 유리창 시장을 선점하고 상업용 건물로 진출할 계획으로 보인다.
럭스월에는 현재 세라믹, 레이저, 진공 등 3개 부서에서 40여명 직원이 근무하는데 직원 50 퍼센트가 각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소지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창업은 주로 20대 30대의 젊은 층들의 소유물로 생각했던 기존 관념을 완전히 바꾼 톰슨 CEO의 단시간내에 성공적인 회사성장의 비결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서 승부를 거는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기존 굴뚝 산업에서도 생각과 시야만 넓히면 얼마든지 좋은 아이템을 찾을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기술개발을 해야 하는 벤처기업은 많은 경험과 핵심기술을 갖춘 인재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사업 성공의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럭스월에서 수석과학자 겸 레이저 공정 개발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허준영 박사는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학과 동부 드렉셀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친 뒤 실리콘밸리 지역 기업인 Photon Dynamics, Nano-optronics, Stion, ESI, View, Hans Laser와 독일 광학회사인 Limo 등에서 디렉터 및 선임메니저 등으로 근무했었다. 허준영 박사는 회사일 이외에도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교장을 7년간 맡아 봉사했으며, 북가주 과학기술자협회 지부장으로도 활동하면서 지역 한인사회와 한미기술 협력 분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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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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