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4명의 당대표 후보들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첫 TV토론회에서 각기 확연히 다른 색깔을 바탕으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TV조선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고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한편 내년 총선 승리의 해법 및 당정 관계 등 주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 '4인4색' 자기소개…金 "조강지처 지킨 신념", 安 "내 모토는 헌신"

후보들은 자신을 소개하는 모두 및 마무리 발언에서 확연히 다른 정체성을 드러냈다.

김기현 후보는 "정통 보수의 뿌리를 한결같이 지켜 온 김기현이 당 대표가 되면 안정될 것"이라며 "조강지처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끝까지 지켜 왔고 국회에 들어와서는 원내대표가 돼서 민주당과 싸울 것은 싸우고 협상할 것은 해서 이겼다. 이기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안정 속에서 개혁과제를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제 삶의 모토는 헌신이다.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고 곧바로 당 대표를 내려놓겠다. 안정 의석 확보 후에는 다른 분이 맡아도 좋다"며 "총선 압승으로 비로소 정권교체가 완성되면 제 꿈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는 "단순히 이준석 전 대표의 '시즌2'가 아니라 능가하는 매력을 보여 드릴 수 있는, 새로운 보수의 정말 큰 재목이라는 것을 전대를 통해서 꼭 보여 드리겠다"며 "줄 잘 서고 권력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능력 있고 소신 있는 사람보다 더 잘 되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정통 보수의 유일한 진짜 계승자, 종북 좌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저 황교안이 국민의힘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그 뚝심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당을 지켜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安, 리더십·포용 문제" vs "金, 험지경험·수도권 민심 분석 부족"…'윤핵관' 비판도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고리로 한 불꽃 튀는 공방전도 벌어졌다.

김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치열하게 (민주당과) 싸웠을까, 그 점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이 없다"며 "과거 우리 당에 대해서 폄하한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유권자인 당원들에게는 설명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같이 한 사람 중에 윤여준·최장집·장하성 등이 떠난 것을 보면서 좀 더 리더십으로 포용했으면 좋겠다.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며 "열심히 안 후보를 돕다가 나중에 떠나버리면서 쓴소리하고 떠난다면 포용의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우리 안방인 울산에서 (국회의원) 4선을 하셨다. 16년 기간을 하셨다. 그러면 이제 험지에 가실 때도 되지 않았느냐"라며 "수도권, 험지에 대한 경험이 너무 부족하구나, 수도권 민심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저 빼고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이지 않으냐"라며 "법조인으로 후보를 대거 채우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청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총선을 치르는데 후보들에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표 공천'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다면 그 공천을 국민들께 제시하고 납득받기 어렵다"며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 후보를 겨냥한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황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지금이라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용기 있게 사퇴하라. KTX 울산 역세권 연결 관련 의혹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겨냥해선 "만드는 당마다 다 망가뜨리고 우리 당으로 들어 온 뻐꾸기 후보"라고 비판했다.

◇ 당정 관계도 입장차…"부부관계" "상호보완적" "협력 관계" "대통령뜻 존중"

후보들은 당정 관계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대통령과 당 대표의 관계는 부부관계"라면서 "'밀당'(밀고 당기는) 하는 건강한 부부다. 당 대표는 민심을 잘 전달하면서 대통령과 그것을 녹여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후보는 "용산과 당의 관계는 서로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대통령실이) 모든 것에 100% 옳게 판단하지 못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당은 정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서 제대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께서 또는 윤핵관이 직접 전화해서 대구·경북(TK)에 공천을 꼭 해달라고 해도 안 하겠느냐"라는 천 후보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김 후보는 "대통령께서 10명을 정해서 이렇게 할 사람이 아니다. 매우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하시는 분"이라고 답했다.

천 후보는 "아무래도 당의 스펙트럼이 대통령실보다 조금 더 넓어야 될 것"이라며 "대체로는 협력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황 후보는 "대통령은 국정의 총괄책임자"라며 "결국 뜻이 다를 때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줘야 하고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