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2022년 봄을 정점으로 지난 11개월 동안 소폭이지만 주택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하락장은 지난 2008년의 서브프라임 같이 대량 차압 사태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데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보이고 있는 가격 하락세의 정도를 우리는 ‘moderate’이라고 부른다. 적당한 선에서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뜻이다.
이전의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이 많이 상승한 시기를 꼽는다면 2005~2007년까지 약 2년 간의 기간을 꼽을 수 있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서브프라임 사태는 세계 경제를 Great Recession으로 몰아넣었다. 서브프라임의 악몽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바이어와 셀러들은 작년 초에 비해 월등히 비싸진 모기지 이자율의 영향으로 서브프라임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인가에 대해 최근 설왕설래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번 하락세는 서브프라임같이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거의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대략 아래의 다섯가지이유를 들어 가격의 급락세는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첫째, 아직도 인벤토리가 부족하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주택 시장 인벤토리는 2.9 달치를 기록하여 아직도 평소 인벤토리 수준인 4-6개월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최근까지 바이어들이 가격은 소폭 하락하는 것 같은데 마땅히 살 집이 없다고 불평하는 이유다. 대부분의 홈오너들이 이자율 5% 미만의 융자를 가지고 있어 최근 조금 내리긴 했지만 아직도 6%에 근접한 이자율에 대해 쉽게 자신의 주택을 팔고 다른 주택으로 옮겨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인벤토리는 이자율이 5% 초반 때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않는다. 물량 공급이 적다 보니 수요가 줄어도 가격이 안 떨어지는 이유다.
둘째, 주택 공급 업체들이 주택 공급 물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주택 공급 업체들은 2008년의 서브프라임 사태의 악몽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물량 공급에 무리수를 두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자세에다 여러 가지 외부적 요소로 최소한의 물량만이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과 비교해 보면 지금의 공급량은 거의 6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공급을 저해 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주택 택지 구입의 어려움, 각종 인허가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 자재비와 인건비의 급등 등을 들 수 있다.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다 보니 가격 하락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셋째, 젊은 연령층들이 주택 시장으로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가 이번 팬데믹 기간 주택 가격 상승과 구입 경쟁을 주도적으로 이끌려면서 앞으로도 이들의 꾸준한 주택 시장 유입이 예상되어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넷째, 은행들의 자격 심사 기준이 아직도 까다롭다. 흔히 ‘Liar loans’ 불렸던 인컴, 크레딧을 무시하고 아무에게나 융자를 해 주었던 ‘묻지마’식 융자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없어진 것도 현재 홈오너들이 가격 하락에도 집을 지켜낼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철저한 크레딧과 인컴 조사에 합격한 바이어들만이 융자를 받을 수 있어 부실론이 서브프라임과 비교해서 현저하게 낮을 수밖에 없다.
다섯째, 차압이 별로 없다. 최근 몇 달 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경기 침체 등이 예고되면서 차압이 이전 보다 늘어나고 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보면 아직도 현저히 낮은 차압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대량 차압으로 매물이 홍수를 이루면서 가격을 거의 50% 하락시켰던 서브프라임 때와는 달리 시장이 상당히 건전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팬데믹 기간 중 상당한 에퀴티를 축적한 홈오너들이 대부분이어서 시장 하락세가 심화되더라도 대량 차압 사태는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다. 따라서 가격은 지금보다 추가로 더 하락할 수 있지만 하락폭은 제한적이고 30%대의 하락 같은 큰 폭의 하락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문의 (714)72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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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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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늘 집값 폭락을 꿈꾸지만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집은 준비된 사람들만이 가질수 있다.
엘에이 지역은 이미 집값이 다시 상승을 시작하였다. 위험한 때가 지났다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