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 1천600여명·시리아 1천명 사망…부상자 1만3천명 넘어
▶ 84년전 최악 지진과 같은 7.8 규모…7.5 추가 지진에 80차례 여진도
양국 긴급 구조 작업에 국제사회 구호 손길…한인 및 국내기업 피해 없어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로이터=사진제공]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튀르키예와 인접국 시리아에서 2천600명 넘게 숨진 것을 비롯해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84년 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의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노후한 건물들이 대거 완파돼 붕괴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구호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 튀르키예·시리아 접경 지역서 새벽 발생…"피해 규모 예측 불가"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가지안테프는 튀르키예의 제조 중심지로 남쪽으로는 시리아와 맞닿아 있다.
또한 첫 지진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가 밝혔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차례에 가까운 여진이 튀르키예는 물론 인접한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역까지 충격을 가하면서 양국에서 최소 2천600명이 숨지고 1만3천500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장은 현재까지 튀르키예 10개 지역에서 1천651명이 사망하고 1만1천11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 사망자는 1천명, 부상자는 2천453명에 달했다.
시리아 보건부는 현재까지 시리아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를 570명, 부상자를 1천403명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반군 측 민간 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반군 지역에서 최소 430명이 사망하고 1천5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파괴된 가운데 구조 작업이 진행 중으로, 추후 사상자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아직도 사상자가 늘고 있다.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주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이 기간에 모든 국가기관 및 해외 공관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 긴급 구조 작업 착수…무너진 건물 속 생존자 수색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사고 직후 텔레그램에서 "모든 관련 기관이 재난위기관리청(AFAD)의 조율 하에 비상 근무 중"이라며 "내무부, AFAD, 주지사 및 모든 관련 기관이 신속하게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수습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라고 주문했으며, 시리아 국방부도 긴급 구조 병력을 투입했다.
반군 측 '하얀 헬멧'은 트위터를 통해 "강추위와 폭풍이 몰아치는 좋지 않은 기상 조건이 비참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생존자를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고가 겨울철 새벽 시간 눈·비가 내리는 가운데 발생한 데다 이후 추가 강진에 80차례 가까운 여진까지 이어지면서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진앙에서 약 1천㎞ 떨어진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진동이 느껴지는 등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고 새벽 시간에 지진이 발생해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신들은 시리아에서 오랜 내전 영향으로 내부 손상이 심한 건물들이 지진 충격에 쉽게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시리아는 2011년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반군이 13년째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 3만명 사망 지진과 같은 7.8 규모…반나절 만에 7.5 규모 잇따라
이번 강진은 규모 7.8로, 84년 전에 기록된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위력으로 분석된다.
USGS에 따르면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 3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지진의 규모는 7.8로 기록돼, 이날까지 튀르키예가 관측·기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남아 있었다.
대륙판 '아나톨리아판'에 자리를 잡은 튀르키예는 지진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곳이다.
2020년 10월에는 튀르키예 해안에서 가까운 에게해 사모스섬에서 규모 7짜리 지진이 발생, 튀르키예인 24명이 숨졌다. 같은 해 1월에도 동부에서 규모 6.7 지진이 발생, 최소 22명이 숨진 바 있다.
2011년 10월에도 동부에서 7.2 규모 지진으로 최소 138명이 사망했고 1999년에는 서부 이즈미트에서 7.4 규모 지진으로 무려 1만7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최초 지진 후 불과 반나절 만에 추가로 그에 못지않은 7.5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점도 이례적이다. 이밖에 규모 5와 6이 넘는 여진들도 최초 진앙 주변에서 이어지고 있다.
◇ 피해 지역 소규모 한인 사회…일단 안전 확인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현재(한국 시각 기준 오후 2시)까지 접수되거나 파악된 우리 국민 사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은 외교부 여행경보 3단계 '출국 권고' 지역으로, 여행객이나 거주 국민이 거의 없는 곳이다.
다만, 현지 영사관에 따르면 하타이 등을 중심으로 피해 지역에 약 100명 규모의 한인 사회가 형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선교 목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가 경미한 부상이나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등 튀르키예에 진출한 한국 기업 역시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사고 지역과 멀리 떨어진 이스탄불과 주변에 법인 및 공장 등을 두고 있다.
◇ 튀르키예 구호 요청…앙숙 그리스에 우크라·러시아까지 지원키로
튀르키예가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최고 단계인 4단계 경보를 발령하는 등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구호 요청에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도 잇따르고 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정부에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최근 튀르키예와 얼굴을 붉힌 스웨덴, 핀란드도 신속히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튀르키예의 파트너이자 EU 의장국으로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핀란드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희생자 발생에 조의를 표하는 한편 지원 의사를 전했다.
튀르키예와 오랜 앙숙인 그리스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애도를 표한 뒤 "그리스는 자원을 동원해 즉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구조대가 튀르키예에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외무부가 대규모 구조대를 파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고,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비상사태부가 군용 수송기와 구조대원 100명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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