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지난 주 목요일 정기회의에서 교육감으로부터 내년도 교육예산안을 제출 받은 후 이번 주부터 예산 논의를 시작했다. 예산 확정은 5월말에나 이루어지는데 그 장정에 들어선 것이다. 나도 2019년 말에 교육위원회에서 은퇴한 후 처음으로 이번 주 화요일에 있었던 예산 논의 실무회의 현장에 가 보았다. 과거 20년 이상 교육위원으로 일하면서 수 없이 많이 가졌던 예산 논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예산은 카운티 정부 세수의 절반 이상 배정을 포함한 자그만치 35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논의에 들어가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교육이란 노동집약 산업으로 90%가량이 인건비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10%가량도 유틸리티, 연료, 보험 등의 고정 비용을 제하고 나면 실제로 논의 대상이 되는 예산은 전체에 비해 매우 적다.
교육감의 예산안을 보면 올해에 비해 전체 액수가 7.6% 인상된, 즉 2억5천만 달러가 증가된 액수이다. 그 가운데 1억6천만 달러 정도는 카운티 정부로부터 추가 배정을 기대하고 있다. 이 액수는 올해에 카운티로부터 배정받은 것보다 7%가 많은 액수이다. 또한 약 8천4백만 달러는 주정부로부터 추가로 기대한다. 연방정부로부터는 2백만 달러 미만 정도 밖에 예상하지 않으며 4백만 달러가량이 연말 회계 잉여금을 포함한 기타 추가 수입이다.
그리고 해마다 논의의 중심에 부각되는 것이 임금 인상이다. 근무연한에 따른 호봉 조정 외에 물가 상승을 고려한 조정 (MSA: Market Scale Adjustment)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8천만 달러를 MSA 그리고 6천만 달러 정도를 호봉 조정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주의회에서 작년에 교육재정을 배정하면서 요구했던 조건인 올해에 고용되어 내년에도 고용상태를 유지하는 교직원들에 대한 추가 보너스로 2천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작년에 비해 증가한 학생 숫자에 맞춰 추가될 교직원 고용에 6천5백만 달러를 책정했다. 이렇게 주요 네 항목만 두고도 올해 예산에 비해 내년의 추가 소요 비용이 2억2천5백만 달러가 된다.
그래서 예산이 2억5천만 달러가 증액되어도 실제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에 투자를 고려할 수 있는 가용액수는 2천 5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카운티 정부로부터 실제로 받게 되는 교육 재정 배정액수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 위에 언급한 주요 네 항목을 위시해 교육감이 제시한 여러 추가 투자 부분의 삭감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교육감은 예산안을 수립, 발표하기 전에 카운티정부 행정관(County Executive) 과 카운티정부가 배정 가능한 교육예산 규모에 대해 교감을 나눈다.
그러나 둘 사이의 의견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교육감이 이번 회계년도 초인 작년 7월 1일에나 새로 부임해 그 사이에 카운티정부 행정관과의 관계가 과연 허심탄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교육위원회는 몇 번의 추가 실무회의와 공청회를 거쳐 2월 23일 정기회의에서 교육감의 예산안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결정된 예산안은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보내지고 카운티정부 행정관도 카운티정부 예산안을 비슷한 시기에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에 제출한다. 이렇게 제출된 두 예산안을 놓고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공청회와 논의를 거쳐 4월말까지 카운티 교육위원회에 카운티정부가 배정할 내년 교육재정 규모를 결정하게 된다.
그 때쯤에 이르면 주의회가 카운티에 보내는 교육 재정액수도 정해진다. 이렇게 카운티와 주정부 측으로부터의 교육 재정 배정액수가 파악이 된 후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다시 교육예산 논의를 해서 5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과정 중 카운티 교육예산 수립에 의견 제시를 원하는 주민들은 교육위원들에게 이메일 등으로 연락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위원회나 수퍼바이저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공청회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교육위원회 공청회는 1월 23일에 열린다. 한인동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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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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