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위험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2.40포인트(0.76%) 하락한 33,044.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01포인트(0.76%) 밀린 3,898.85로, 나스닥지수는 104.74포인트(0.96%) 떨어진 10,852.27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떨어졌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3대 지수는 3~5%가량 상승했으며, 최근 들어 지표가 악화하자 시장은 이를 차익실현의 빌미로 삼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발언과 연준의 긴축 지속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주목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최근 둔화에도 여전히 높으며, 정책은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2%의 목표치로 돌아가도록 당분간 충분히 제약적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가까워진다는 신호가 더 나올 때까지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2월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금리를 다수 위원이 예상한 수준인 5%~5.25%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으나 연준 매파 위원들은 여전히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하거나, 초기에 빠르게 인상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연설에서 다가오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추가로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이날 한 행사에서 "초기의 신속한 인상 속도에서 더 늦추는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언급해 25bp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는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둔화 등 일시적 요인들로 나타난 것이라며 기저 인플레이션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금리가 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현재 4.25%~4.50% 수준이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2월과 3월 회의에서 각각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제 지표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침체 규모는 얕고, 짧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부동산 시장 지표는 침체 우려를 강화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4% 감소한 연율 138만2천 채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8%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신규로 착공된 주택 건수는 약 3% 줄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발표한 1월 제조업지수는 -8.9를 기록해 전달의 -13.7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5개월 연속 마이너스대에 머물러 지역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미국의 실업 지표는 또다시 개선돼 다른 부문과 달리 노동시장은 견조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5천 명 감소한 19만 명으로 집계됐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지난해 9월 19만 명대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만5천 명보다 적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부채 규모가 법정 부채한도에 다다르면서 '공무원 퇴직 및 장애 연금'과 '우체국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에 대한 신규 투자를 이날부터 올해 6월 5일까지 중단하는 특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기간 '부채 발행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에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2011년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은 당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려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밀어 넣은 바 있다.
S&P500 지수 내 에너지, 통신,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나머지 8개 업종이 하락했다. 산업과 임의소비재, 금융, 기술,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들이 1% 이상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 소비재 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의 주가는 실적이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음에도 판매량이 전 사업 영역에서 감소했다는 소식에 2%가량 하락했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4% 이상 하락했다.
비디오 게임업체 로블록스의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내렸다는 소식에 6% 이상 하락했다.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의 주가는 원자재 비용 증가로 인해 회사가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해 7% 이상 하락했다.
온라인은행 디스커버 파이낸셜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경기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확대했다는 소식에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이날은 장 마감 후 넷플릭스와 트루이스트 파이낸셜이 실적을 발표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탄탄해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대형 기술기업들의 해고에도 불구하고 고용 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라며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려면 고용시장이 망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헨리 앨런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국채가 오르고 있으며, 위험회피 기조는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 주식의 회복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몇 주 전에는 시장이 더 부진한 지표에 환호했다. 왜냐하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제의 수요를 억제하는 데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쁜 뉴스가 더는 트레이더나 투자자에게 환영받지 못하면서 시장이 더 가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미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6.3%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8포인트(0.88%) 오른 20.52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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