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홍 HUB 천하 대표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이 다른 국가에 비해 뒤떨어진 미국에서 자동차는 중요한 삶의 수단이다. 때문에 자동차 구입과 유지 비용, 보험료 등은 지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달갑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내년 자동차 보험료가 최소 약 7%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고, 그동안 보험료가 계속 상승해 왔다는 점에서 추가 인상은 가계 부담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인서리파이(Insurify)가 50개 주 6,900만명의 자동차 보험 요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에는 운전자가 부담해야 할 평균 보험료가 1,895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0년 대비 29.5%, 2022년 대비 7%가 높아지는 것으로, 처음으로 월 보험료가 150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인상 원인은 여러 가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팬데믹 이후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을 빼놓을 수 없다. 가격이 오른 이유는 부품 부족과 공급망 대란으로 생산과 공급이 크게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완성차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더 큰 차량을 선호했다.
자동차 정보를 전문으로 다루는 에드먼드에 따르면 올 여름 새 차 가격은 4만7,000달러 이상을 찍었다. 공장에서 출시된 가격도 올랐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딜러들은 이 가격에 돈을 더 올려 판매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 대비 2022년 8월 가격은 새 차 18.5%, 중고차 42.2%, 렌터카 43.2%, 자동차 부품 20.4%가 각각 올랐다.
이와 함께 팬데믹 이후 사고가 증가한 것도 또다른 원인이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청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은 주행 마일당 사고 사망률을 기준으로 2007년 이후 가장 심각했던 해로 기록됐다. 이로 인해 큰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사고 등으로 인해 치료비를 비롯해 각종 관련 클레임이 더 많아졌고, 보험사들의 손실도 증가해 이를 상쇄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오레곤이나 매릴랜드, 버지니아 주가 올해 보험료가 무려 25%나 오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진 보험사라 해도 각 주 보험국의 규제를 따라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보험국은 타주에 비해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제안에 까다롭게 대응하고 있다.
주 보험국은 주 정부가 2020년 팬데믹으로 주 전체가 코비드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stay at home’ 정책을 시행하면서 차량 운행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보험사에 보험료 일부 환불 조치를 명령했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이 되돌려 준 보험료가 24억달러나 됐다.
이후 보험국은 추가 조사를 통해 일부 보험사가 이 명령의 일부만 수행했고, 보험료도 평균 이상으로 과도하게 징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보험국은 팬데믹 이후 보험사들의 인상 요청을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소폭 인상을 지속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폭 인상만으로는 손실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어 주 보험국도 더 이상 외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손실이 누적되는 보험사들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고객의 눈치를 볼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일부 보험사는 아예 캘리포니아 주 자동차 보험 시장을 떠나고 있고, 또다른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크게 올린 후 가입이나 갱신 여부를 운전자가 결정하라는 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인 만큼 신규 가입이나 갱신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모습이다. 결국 이는 캘리포니아 운전자들에게자동차 보험 가입의 옵션을 줄이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자동차 보험사들의 상품을 다루는 에이전시들도 답답한 상황이다. 고객의 요구와 이를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현실 때문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최선의 보험료를 받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가급적 많은 보험사들로부터 견적을 받아 비교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큰 에이전시가 단일 상품만을 판매하는 곳보다 유리하다. 그리고 차량을 구입할 때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고급차 보다는 중저가형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현재 가지고 있는 커버리지를 리뷰한 뒤 일부 줄이거나 디덕터블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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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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