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를 타고 아마존 지역을 돌아보면 브라질의 아쿠투바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좀 특이한 현상을 보게 된다. 전형적인 사바나 지역의 키 큰 잔디들이 덮여 있고 듬성듬성 나무들이 한두 그루씩 서 있다. 이상한 것은 이 지역에서만 군데군데 초록색 숲들이 무성하다.

숲이 무성한 그 땅에 내려보면 발 아래 땅이 새까맣다. 포르투갈어로 ‘테라 프레타’라고 하는 검은 땅이다. 많은 연구를 통하여 알려진 바로는 이 땅은 부식토층으로 지구에서 가장 비옥하다고 여겨지는 연토양(mollisols)이나 테르노젬 토양(Chernozems)에 필적한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부식토층이 지속적으로 자란다는 사실이다. 그 시작이 기원전 4000년으로 추적된다고 한다.

테라 프레타를 분석해 보면 숯과 같은 바이오차가 90%이상이고 기원전 시대의 토기 파편, 동물이나 사람의 뼈 등이 섞여 있다. 그들은 추수한 후 남게 되는 가을걷이를 바이오차로 만들어서 이듬해 농사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추수가 끝난 후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그것들을 넣고 불을 지피고, 흙을 덮으면 흙속에서 유기물들은 열로 숯을 만들어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밭에 뿌려서 농사를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산재한 여러가지 흔적을 연구한 고고학자들은 그곳에 이집트에 버금가는 고대문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수렵채집시대였던 그시대에 이곳에서만 농업이 발달되어 풍부한 식량공급과 함께 인구가 늘어, 문명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 문명이 사라진 것은 유럽인들이 가지고 온 전염병균으로 인구가 몰살되었음으로 추정한다. 그들이 일군 문명은 사라졌어도 심어놓은 테라 프레타는 아직도 자라고 있다.
현대의 우리는 이 방법을 파이롤리시스(Pyrolysis)라고 부른다. 파이롤리시스 기술은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인류를 기후위기에서 구해줄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기후위기 해결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탄소마이너스의 공정이다. 한국어로 ‘열분해’라고 번역되는 파이롤리시스 방법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물질을 태우는 기술이다. 공기중에서 유기물이 탈때에 빛이 나는 것은 공기중의 산소가 유기물의 탄소와 합하여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배출하는 것이다. 파이로리시스는 빛이 아닌 열로 유기물을 태우기에 이산화탄소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는다.

그리고 유기물이 부패하면 메탄이 발생한다. 유기물이 부패하기 전에 바이차로 만들어 지기에 메탄 발생을 차단한다. 메탄은 온난화 효과가 30배나 더 강하다. 생산된 바이오차는 토양에 들어가 지속적으로 식물의 성장을 돕는 토양으로 만들어 주면서 식물을 통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결국 지구의 탄소순환시스템 속에서 다방면으로 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바이오차 컨소시움은 ‘유럽 바이오차 인증서 EBC(Europe Biochar Cerificate)’를 제정하고 이미 수개의 회사에 발부했다. 파이롤리시스 기술시설에 대한 인증 시스템도 제정하고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국가들의 시설에 대한 인증으로 이미 500톤의 바이오차가 생산되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바이오차 산업체의 국제탄소규격을 설정하고 지난 2021년 한해 동안 9개의 국가에서 50개의 시설에 인증서를 주었고 그 결과로 4만톤의 바이오차가 생산되었다.

유럽바이오차 컨소시움에 의하면 바이오차 산업에서는 현 인증제도로 2100년까지 적어도 8천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권에서 제거하여 토양속에 저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은 C-Sink (탄소저장)인증제도로 시행되는 카본마이너스의 기술로 다른 청정기술이 따라올 수 없는 선두주자의 입지를 확보해 준다고 한다.

동 컨소시움은 최근 설립한 규격과 인증제도들을 기반으로 바이오차 산업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저널에 의하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천2백억톤의 이산화탄소가 토양속에 저장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40만개의 바이오차 생산공장이 설립되어야 한다. 세계는 기존의 100여개의 공장에서 시작하여 향후 20년 동안 연 10만개 이상의 공장을 지어야 한다. 불가능한 목표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례없는 기후재앙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구적인 스케일과 긴박성이 요구된다. 전례없는 경제적인 도전과 정책적인 뒷받침 그리고 기회를 창조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의 여명에서 가장 먼저 문명을 형성하는데 크게 공헌한 테라 프레타 기술이 21세기에 다시 한번 인류를 기후위기에서 구하는 기술이 되길 바래본다. 바이오차 산업계의 예측에 의하면 2050년까지 해마다 10만개의 공장을 지으면 그후로는 더 이상 짓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이후로는 지구의 탄소순환체제가 균형을 이루게 되어서 인류 사회가 지속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지! 6000년전에 시작된 기술이 오늘의 첨단 응용 과학속에 심어져서 온난화의 천장 바로 아래에서 헐떡이는 인류에 숨구멍을 터주는 해결책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김은영 / 워싱턴 DC. 기후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