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마지막 기회인 포르투갈전에 부상을 입은 김민재(나폴리)와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대결을 펼친다.

벤투 감독은 김민재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내일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와 1차전, 가나와 2차전에 선발 출격했는데, 우루과이전에서 오른쪽 장딴지 근육을 다쳤다.

그런데도 우루과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가나전에서도 풀타임 가까이 뛰었다. 후반 46분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교체될 때까지 수비라인을 지켰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전 뒤 가나전을 앞두고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이번 포르투갈전을 앞두고도 따로 훈련하거나 아예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빅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최고의 수비수로 손꼽히는 김민재가 포르투갈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면 커다란 악재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뒤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빨리 회복하지 못했고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에 모두 결장했다.

황희찬은 가나전 뒤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이 트레이닝을 하고는 있지만, 포르투갈전에 출전할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나고 나서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한 벤투 감독은 자신의 조국인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벤치에 앉을 수 없다. 하프타임 라커룸 출입도 하지 못하는 등 선수단과 소통마저 금지된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내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 알아서 제 역할을 하고 우리의 전략과 전술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팀, 막강한 팀을 상대로 우리가 가진 모든 카드를 활용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는 앞서 두 경기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세 번째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기회가 있을 거다. 대등한 것을 넘어 승리할 기회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 일문일답.

-- 포르투갈전에 임하는 각오는.

▲ 당연히 계속해서 열심히 경기해야 한다. 우리를 극한으로 밀어붙이고, 우리의 스타일대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상대는 매우 훌륭하고 막강한 팀이며, 개개인으로도 단체로서도 강력하다. 어떻게 포면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막강한 팀이고 16강도 진출한 상태다. 우리에겐 어려움이 배가되는 경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한국은 그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고 최선을 다할 거다.

-- 이번 경기 벤치에 앉지 못하는데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은.

▲ 내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것에 선수들은 그렇게 영향을 받지 않을 거다. 오랜 기간 선수들과 합을 맞춰왔고, 나를 대신해줄 코치들이 있다. 다 알아서 제 역할을 하고 우리의 전략과 전술을 잘 펼쳐줄 거로 생각한다. 내가 했던 결정들은 독단적으로 한 게 아니라 팀으로서 내린 것이었다. 내가 없어도 스태프 등이 함께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들을 신뢰한다.

-- 포르투갈을 어떻게 막을 계획인가.

▲ 포르투갈은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있고, 수비수나 공격수 하나 하나 빠지는 게 없는 팀이다.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할 텐데 한국은 어려운 팀, 막강한 팀을 상대로 우리가 가진 모든 카드를 사용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을 막아야 하는데 특별히 준비한 부분은.

▲ 경기를 준비하고 훈련하며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포르투갈에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특정 선수에 집중하기보다는 팀 전체를 봐야 한다.

-- 마지막으로 선수들과 대화를 할 기회는 언제일까.

▲ 벤치에서 직접 코칭을 할 수 없는 만큼 최선을 다해 경기를 대비하겠다. 어려움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런 상황이 선수들의 경기력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수들과는 경기장 입장 전에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포커스는 내가 아닌 선수들에게 맞춰질 것이다. 관중들은 감독이 아닌 선수들을 보러 경기장에 간다.

-- 포르투갈은 이미 16강에 진출한 상태인데.

▲ 물론 상대 팀을 존중하지만, 포르투갈이 얻을 결과보다 우리 팀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경기 중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지 않아야 한다. 상대가 강하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이고,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자고 이야기할 거다.

-- 황희찬은 내일 출전할 수 있나.

▲ 훈련은 하고 있지만 출전 여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다.

-- 포르투갈전 결과로 감독 커리어를 평가받을 수도 있는데.

▲ 지금까지 두 경기에서 우리는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여줬고 팀 이미지도 매우 좋았다. 1차전에선 균형이 잘 잡혀 있었고, 2차전에선 특히 후반 점유율이 높았다. 세 번째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대등한 것을 넘어 승리할 기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년의 지도자 경력이 이 경기로 모두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높은 수준의 경기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

-- 김민재는 출전이 가능한가.

▲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내일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

-- 가나전에서 퇴장을 당한 상황에 관해 설명해 달라.

▲ 이미 답변했는데, 그렇게 반응한 게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을 거다.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반응이었고, 실수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만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심판의) 불공정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했고, 일관성이 없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했다.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았다.

-- 포르투갈 국가와 애국가가 들릴 때 어떤 기분이 들까.

▲ 애국가가 울릴 때 드는 감정도 물론 있겠지만, 포르투갈 국가도 따라 부를 거다.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포르투갈 국민이고 그에 대해 자부심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을 오랫동안 지도해 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만난 기억은.

▲ 당시 한국이 이겼는데 결과와 별개로 전 세계 대회에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다는 건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었다. 선수로서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다.

-- 포르투갈전이 한국 대표팀과 함께한 4년 여정의 끝일 수도 있다. 어떤 감정이 드나.

▲ 기분은 굉장히 좋다. 목적을 일부는 달성했다. 월드컵에 왔고 선수들,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위해 열심히 했다. 우리가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든 나는 자랑스럽고 만족스러울 거다. 그렇게 여정을 마무리하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