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주택 가격은 정말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꼭 그렇지 않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아 보이는 게 현재 주택 시장 분위기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을 들 수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주택 시장에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이자율이 동시에 주택 가격 하락을 늦추는 작용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잘 아는 대로 올 초까지만 해도 거의 4% 미만의 수준을 유지하던 주택 금리가 불과 6개월 사이에 이자율이 7%까지 급격히 오르면서 주택 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요사이 매일 쏟아지는 각종 부정적인 주택 시장 관련 전망과 함께 리포트들이 온통 신문과 TV를 덮고 있지만 최근 주택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의 시장이 꼭 바이어에게만 유리한 시장이라고 보기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유는 바로 낮은 이자율로 인한 “Lock-In” 현상 때문이다.
현재 미국 전체 주택 오너들의 85% 이상은 5% 미만의 고정금리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재융자한 상태에 있다. 특히 이중 적지 않은 주택 오너들은 4% 혹은 그 이하의 초 저리 이자의 융자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지금과 같이 이자율이 7%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 한 살던 집을 매매하고 새로 집을 구입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주택 오너 A가 작년에 4% 이자에 50만달러를 융자해 집을 구입했다면 만약 A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새로 주택을 구입하면서 같은 금액인 50만달러를 현재 이자율인 7%로 융자를 한다면 월 페이먼트는 약 939달러 정도 늘어나게 된다. 오른 이자율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월 페이먼트만 늘어난 셈이다. 이러다 보니 저 이자율로 융자를 가지고 있는 주택 오너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 하등의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Lock-In”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 주택 시장에 나오는 매물의 양도 바이어들의 바람과는 달리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팬데믹 기간 중 ‘묻지마’식 구매 덕분에 팔렸던 인기 없던 매물들이 이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안 팔려 나가게 되면서 이러한 집들이 시장에서 매물로 쌓여 매물의 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요즈음 바이어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시장에 나가보면 별로 살 만한 신통한 집들도 많이 없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상에 보도되는 대로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그동안 인기 없던 매물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 폭이 크다 보니 이러한 매물들의 가격 하락이 집값 하락의 통계자료에 반영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괜찮은 매물의 거래는 이전같이 복수 오퍼들이 몰리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매물이 많지 않아서 지금도 꾸준히 거의 정상 가격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거나 약간의 조정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이러한 기존의 매물 부족 문제가 이자율에 가려서 해결되지 않은 채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상태에서 시장이 냉각기로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자주 대두되고 있는 내년도 경기 침체 예상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현재의 7% 가까이 접근한 이자율도 5%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판국이다. 만약 이자율이 5% 중반까지 떨어진다면 이전과 같은 심각한 매물 부족 사태를 초래하지 않더라도 바이어들이 기대하고 있는 일방적인 바이어스 시장 분위기가 쉽사리 조성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주택 오너들의 저이자율로 인한 “Lock-In” 현상으로 신규 주택업체들도 최근 이자율 상승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빠르게 주택 공급 계획을 취소하거나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 공급 업체 중에 하나인 Pulte 그룹도 내년에 계획했던 신규 주택 공급 계획을 대폭 취소한다고 발표하는 등 공급 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시장이 기존주택, 신규주택 모두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한 바이어 숫자가 줄어들고 있어도 가격 하락의 폭도 소폭이거나 하락 속도도 예상과 달리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 (714)72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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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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