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 이사 후보 1명 탈퇴 등 ‘결격사유’ 주장
▶ 김 후보측 ‘한인회장단 해임 총회 개최’ 예고
박래일 부회장 후보(오른쪽)가 김한일 후보를 탈락 처리한 선관위 기자회견장에 나와 선관위가 보완서류를 받아주지 않았음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문덕영, 김영일 선관위원, 박병호 선관위원장, 고영웅 선관위원, 박 부회장 후보.
제32대 SF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병호)가 단독 입후보한 김한일씨를 실격 처리하고 재선거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자 김한일 후보측이 곽정연 SF한인회장과 박병호 이사장 등 한인회장단과 이사회 전원 해임 의결을 위한 총회 개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그야말로 ‘산 넘어 산’ ‘끝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선거’로 전개되는 상황이다.
EB지역 피선거권·선거권 부여 여부를 놓고 선관위원장이 2명으로 갈린 상황이 극적으로 정리된 후 순탄하게 끝날 줄 알았던 32대 SF한인회장 선거가 또다시 꼬이게 됐다.
31일 SF 서울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병호 선관위원장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이사 후보가 등록서류를 제출한,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했고 ▲김한일씨가 대표로 있는 김진덕정경식재단을 한인봉사단체로 보기 어렵고, 또 한인회 또는 타봉사단체에서 2년 이상 봉사한 경험을 적어내지 않아 입후보자 자격조건에 미달되며 ▲재단의 소유주(오너)가 재단에서 후원, 또는 지원하는 단체의 회장 또는 임원을 하는 것이 상법상 금지돼 있다면서 선관위 심사 결과에 따라 김한일 후보를 최종 탈락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공탁금 4만5천달러는 시행세칙 12조에 의해 반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병호 선관위원장은 “회장 1명, 부회장 2명, 이사 10명, 총 13명이 패키지로 동반등록해야 후보등록이 유효하다”면서 이사 후보 등록서류 반환을 요청한다는 이우용씨의 자술서를 제시했다. 이우용씨는 박래일씨가 회장 입후보한다고 해서 이사 후보로 등록한 것이라며 김한일 회장 후보 등록에 이사 후보로 등록된 것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다고 자술서에 적었다.
그러나 선거시행세칙 제9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후보자의 서류가 타인에 의해 임의로 제출되었을 때’ 등록 후 2일 이내에 이를 보완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선관위측에서 보완서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회견장에 나온 박래일 부회장 후보는 보완자료를 갖고 박병호 선관위원장 자택을 여러 차례 찾아갔으나 박 위원장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왜 보완서류를 받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장 후보가 보완서류를 공식적으로 제출하지 않았고, 배달증명우편(Certified Mail)으로 서류를 보내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후보측에 이런 절차에 대해 통보했느냐고 질문하자 “그것은 선관위가 일일이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측이 상식선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답변했다.
기자들은 ▲시행세칙 9조에 명시된 대로 이행하지 않고, 보완서류 제출 절차와 관련해 후보측에 정확한 공지를 하지 않는 등 선관위의 직무 회피 ▲김진덕정경식재단이 봉사단체인가 아닌가를 선관위가 판단할 근거 부족 등을 질문했으며 ▲재단 소유주가 지원 단체의 회장을 할 수 없다는 법적 근거의 주장은 ‘김한일씨 출마를 원천 봉쇄하려는’ 선관위의 의도로 보인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표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를 부인했다.
또 기자들은 시행세칙 9조에 보완할 수 있다고 명시해놓고, 보완서류 제출을 받지 않은 뒤 이것을 결격사유로 삼아 선관위가 후보를 탈락시키는 것은 규정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사 후보를 새 인물로 교체하는 서류를 받을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보완자료를 받고 안받고는, 결격사유의 경중은 선관위가 결정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이럴 경우 시행세칙에 결격사유라고 명시해놓았어야 했다”면서 “선관위가 만들어놓은 시행세칙을 따르지 않으면 시행세칙이 왜 필요하냐”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한인단체들을 후원하는 김진덕정경식재단이 봉사단체인지를 검증해봐야 한다”면서도 후보심사과정에서 김한일 후보에게 이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한일 후보가 회장이 되면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우려로 SF한인회가 의도적으로, 김한일 후보를 떨어뜨리려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선관위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기자들은 외부인사 없이 SF한인회 이사들로만 구성된 선관위가 중립적인가, 김진덕정경식재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당사자가 선관위원장인 것이 합당한가, 거액을 기부한 것이 한인회장 탈락 이유인가(그러면 앞으로 누가 한인회를 후원하겠는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한 선관위원은 “선관위가 우로 가든지, 좌로 가든지, 선관위가 발표한 대로 기자들이 하면 되지, (왜 기자들이) 시행세칙이 잘됐다 못됐다를 따지느냐”고 말해 기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선관위는 향후 한인회 집행부와 이사회 결정을 통해 재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며 11월 10일(목) 오후 3~4시 등록서 교부, 11월 16일(수) 오후 3~4시 등록 마감, 11월 18일 오전 8시~오후 6시 투표 일정을 재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신영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