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LA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1990년 불황과 부동산 버블 붕괴로 경제는 어려웠고 1992년 LA 최악의 인종 폭동인 4.29의 여파로 범죄율은 치솟고 사회 분위기는 흉흉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LA 시민들은 54%대 46%로 정치 문외한인 리처드 리오단을 시장으로 뽑았다. 공화당 출신이 LA 시장이 된 것은 30년만에 처음이다.
리오단은 자기 힘으로 법무 법인과 투자 회사를 차려 대표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로 온건파 공화당원이었다. 그 당시도 민주당 일색이던 LA에서 그런 인물을 시장으로 택했다는 것은 얼마나 상황이 다급했었나를 보여준다. 리오단은 경찰력을 증강해 치안을 잡고 원스탑 인허가 센터를 마련해 비즈니스 친화적 정책을 폈다. 그 결과 범죄율은 내려가고 경기는 살아났다. 그는 1997년 재선에 성공한 후 자신이 만든 임기 제한법 적용을 받아 2001년 시장에서 물러난다.
그 후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공화당 출신의 릭 카루소와 민주당 기득권을 대표하는 캐런 배스가 LA 시장직을 두고 맞붙었다. 배스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이 부통령 후보로 심각히 고려했을 정도로 민주당 거물이다. 2004년 가주 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후 내리 3선에 성공했고 2008년에는 미 역사상 처음 흑인 여성으로 주하원의장에 선출됐으며 2011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을 하면서 ‘의회 흑인협회’(CBC) 의장에 뽑힌 바 있다.
배스는 4.29 폭동 때부터 한인들과 악연을 맺기 시작했다. 당시 흑인 민권 운동가였던 배스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없어지길 원했던 리커스토어가 며칠만에 불탄 것은 기적”이라느니 “리커업소가 불타 버린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업주들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라는 등 한인 업주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은커녕 책임 전가에 급급했다.
이런 배스의 발언은 그녀의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우편 배달부의 딸로 LA에서 태어나 자란 그녀는 흑인들이 못 사는 것은 사회 구조적인 차별 때문이라는 좌파 이념에 물들어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녀는 70년대 쿠바 혁명을 지지하는 단체 ‘벤체레모스 여단’(‘Venceremos’는 스페인 말로 ‘우린 승리하리라’는 뜻)의 남가주 지도자로 활약하며 쿠바를 8번 방문했다. LAPD가 스파이를 잠입시켜 이 단체를 조사하자 민간인 불법 사찰 혐의로 고소해 승소한 기록도 있다.
배스는 또 정치적으로 그다지 깨끗한 인물도 아니다. USC가 10만 달러라는 거액의 뇌물성 장학금을 LA 주요 정치인에게 줬는데 그 중 하나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마크 리들리-토머스 LA 시의원이고 다른 하나가 배스다. 리들리-토머스 역시 4.29 폭동을 흑인들의 “봉기”로 미화한 인물이다.
배스의 상대인 카루소는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으로 부동산으로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다. 그의 재산은 4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그런 사람이 요트나 타고 다니며 놀지 않고 골치 아픈 LA의 현안을 해결해 보겠다고 자기 돈 써가며 시장 선거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2019년까지 공화당원이었던 그는 이번에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왔지만 정치적으로 온건 공화당에 가깝다. 그런 그가 일찍 나가 떨어지지 않고 11월 본선에서 대등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LA 시민들이 홈리스와 범죄에 얼마나 지쳐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이 두 과제에 대해 두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보면 배스는 1만5,000명의 홈리스를 수용할 수 있는 셸터와 250명의 경찰 행정직 증원을, 카루소는 3만명 수용 시설과 1,500명 경찰 증원을 약속하고 있다. 약속한다고 꼭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배스는 목표 자체가 낮고 특히 경찰과 관련해 경찰관이 아니라 행정직을 늘리겠다는데서 본심을 엿볼 수 있다. 배스는 지금 경찰관이 행정 업무도 맡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충원하면 사실상 경찰을 늘리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행정직과 경찰을 동시에 늘리면 왜 안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3년간 LA의 살인율과 차량 절도율은 모두 50% 증가했다. 자기 집까지 도둑들에 털리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론 조사 결과 지지율은 사실상 동률이지만 막상 투표장에는 골수 민주당원이 더 많이 나올 걸로 예상된다. 또 카루소가 당선된다 해도 15명 중 14명이 민주당인 시의회와 싸우며 무능과 부패의 상징인 LA 시정부 개혁에 성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배스가 될 경우 LA시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배스야말로 이런 사태를 초래한 민주당 기득권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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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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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선거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시장선거는 잘하면 카루소가 될 확율이 높아보인다. 미국의 진보가 장악한 대도시들은 치안부재, 홈리스 증가, 약물 중독자증가 현상이 높아지는것은 팩트로 나타났다. 시민 재산권과 안전 그리고 치안유지를 제공해주지 못하는 정부는 정부로서 존재의 가치가 없다.
LA가 뉴욕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이 줄은 도시. 사실 인구대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민이 떠난 도시. 민주당은 너무 현실을 모르고 구호에만 치중한다. 이런 생계형 정치인들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배척해야 한다. 아니면 큰 재앙이 닥칠 것
난 시민권자인데 아직도 투표권 등록을 안하고 살아왔다. 이칼럼을 오늘 일고 투표권 등록하러 나간다. 묻고 따질 필요없이 릭카루소를 찍는다.징글징글한 치안 행정에 신물이 난다.윌셔길거리에서 강도를 당해봤자 경찰을 불러도 잘 오지도 않는다.홈리스들은 바로 코앞에 내집앞까지 텐트들을 펼쳐대고 소리지른다.아무도 뭐라 할수도 하지도 않는다.지쳤다.이번엔 투표한다.릭카루소를 찍는다.그게 정답이 아니더라도...최소한 배스보단 날거같아서.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일당 독주가 너무 오래되어, 뿌리부터 썩어가는중, 그거는 택사스도 공화당 독재가 너무 오래되서 그전 공화당 깃발만 들면 무조건 당선. 당보지 말고 개인의 능력을 보자. 카루소 후보가 성추행 문제로 혼란인 USC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면, 조둥이만 놀리는 캘리포니아 민주당인사들 보다는 100배 나음.
이글을 읽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카루소가 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캐런배스가 당선되면 엘에이는 미래가 없다. 진보에 지친 시민들이 이젠 하나가 되어서 바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