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는 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대북정책이다. 1953년 정전협정 후 70년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도 한반도는 종전이 아닌 정전의 상태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의 체결로 이어져야만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가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남북이 군비경쟁으로 국력을 쏟아 부으며 북한은 핵국가가 되었고 남한은 세계 6위의 군사력을 갖게 되었다. 남북이 대치했기에 발생한 특수상황이다.
공산주의 종주국으로서 구소련과 중국의 붕괴와 개방에도 불구하고 지구상 유일한 공산국가인 북한은 여전히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한반도의 긴장은 물론 미국을 상대로 동북아 안전을 위협한다.
윤석열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한·미·일 군사합동 훈련을 독도 근처에서 실시했다. 더욱이 선제 타격 운운하던 윤석열은 북한과의 전면전을 예고하는 강경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긴장 관계는 남북대치라는 분단국가로서의 숙명이다.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미·일·러·중이라는 4대 열강이 그들의 이권을 위해 한반도에 치명적인 악재로 엮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국제정치의 속성이 구한말부터 한반도에서 여과없이 발생한 것이다.
해방 후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승만은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으로 정권을 잡았다. 북한의 김일성은 소련의 지원하에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했다. 만약 이승만이나 김일성이 개인적인 야욕 없이 유엔의 감독하에 남북한 총선거를 실시했다면 한반도는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다.
해방후 미소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탈린은 동북아에서 한반도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김일성을 내세워 한반도 분단의 원인을 제공했다. 이에 소련을 견제하려던 미국은 친미적인 이승만을 내세워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을 지지한 것이다. 그로 인해 분단되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했으며 휴전과 동시에 분단이 고착되었다.
미국은 카쓰라 태프트 조약에서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를 협의했다. 그 이전에는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과 러시아의 포츠모스 조약을 중재하면서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를 묵인했다. 미국은 신미양요 당시부터 한국이 자주적인 독립국으로서의 능력이 없다고 단정했다.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가 동북아를 관리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해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막상 빠르게 근대화된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며 동북아에서 최강의 제국주의 국가로 성장하고 미국을 침공하자 위기위식을 느끼게 되었다. 일본의 국력을 분쇄시키고 동북아에서 지나치게 비대해진 일본의 위상을 축소시키는 길은 한반도의 해방이었다. 원자폭탄을 투하해 일본을 패망시키면 한국도 자연히 해방되는 것이다.
해방 후 미국은 한국의 통치 능력을 부정하며 미군정을 실시했다. 분단은 한국전쟁을 발발시켰고 통일을 눈앞에 두고 중국의 개입으로 다시금 38선 근처에서 휴전되었다. 3년 동안 240만명이 넘는 군대를 파견한 중국은 정전협정에 서명하는 당사국이 되며 소련을 제치고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소련에 대적하는 공산주의 국가로 급성장한 것이다.
근대사회에서 세계사적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한국은 일본과 미국, 나아가 소련과 중국의 패권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나라의 운명이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제 남북이 대치되는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세계 6위의 군사강국이 되었다.
첨단산업 기술력과 군사 기술력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한반도를 그들의 이권에 의해 유린했던 4대 열강들과 당당히 맞서 자주국방을 실현할 수 있고 첨단 기술력을 무기로 외교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도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70년간 일궈 놓은 대한민국의 위상은 남북한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더욱 추락하고 있다. 유엔의 인권이사국 투표에서 베트남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로 연임에 실패했다.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연일 윤석열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한 것을 대서특필 했다.
대북정책은 평화통일의 전제아래 모든 정책이 수렴되고 수립되어야 한다. 그것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관계를 방지하고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장래를 위해 평화통일의 길을 모색하는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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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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