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인 2004년 어바인 시의원 선거에 최석호(현 가주하원의원)와 강석희 씨(전 어바인 시장)가 동반 출마했다. 그 당시 한인사회는 한인 한명도 어려운데 2명이 나가 한인 표를 분산시켜 모두 낙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두 한인 후보 사이의 신경전도 상당히 고조 되기도 했다.
3명의 시의원을 선출한 이 선거에서 최석호·강석희 씨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다행히 2, 3등으로 당선되었다. 그 이후 이들은 어바인 시의원과 시장을 역임하면서 한인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인 후보가 같은 선거구에 2명이 출마했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난 경우이다.
한인이 동일 지역구에 동반 출마한 선거는 또 OC한인 최대 밀집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풀러튼 제1지구 시의원 선거(2020년)이었다. 프레드 정, 앤드류 조 씨 2명의 한인 후보들이 경쟁을 벌여 프레드 정 씨가 당선되었다.
단일 선거구에서 지역 선거구제로 변경한 후 처음 실시된 이 지역구는 다행히 타 민족 후보는 나오지 않고 한인끼리만 붙었다. 풀러튼에서 첫 한인 시의원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
부에나팍 시가 지역 선거구제로 변경 후 지난 2018년 실시되었던 시의원 선거에서 당시 정재준 씨와 써니 박씨가 제1지구에 동반 출마할뻔 했다.
결국 써니 박 씨는 1지구, 정재준 씨는 2지구에 각각 출마해 정 씨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반면 박 씨는 상대 후보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다가 16표 차이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시의원에 당선된 박 씨는 현재 부에나팍 시장으로 OC수퍼바이저 후보에 도전하고 있다. 한인 여성 정치인으로서 커리어를 계속해서 쌓아가고 있다.
박 시장이 수퍼바이저에 도전해 1 지구가 공석이 되면서 이번에는 케빈 이, 조이스 안 2명의 한인 후보가 동반 출마했다. 지금까지의 한인 동반 출마 경우와 달리 한인 후보 한 명은 반드시 낙선하거나 모두 쓴 잔을 마실 수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한인 표가 분산되어 존 시에버트(부에나팍 시 커미셔너)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리스크를 감안하고 한인 후보들이 선거에 뛰어든 것은 이 지역구 유권자 8,643명 중에서 한인 유권자는 2,227명(25%)에 달할 정도로 ‘노른자’ 구역이라는 점이 한몫 했을 것이다. 경쟁자가 한인 후보일지라도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도 했을지 모른다.(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 유권자가 전체의 25%에 달하는 지역구는 풀러튼 1지구를 제외하고는 부에나팍 1지구가 유일하다)
또 이 지역구의 2020년 기준 등록 유권자는 아시안 31%, 백인 37%, 라티노 24%, 흑인 5% 등으로 한인을 포함해 아태계 후보에게 유리하다. 이 지역구는 미 주류 사회 정치가로 나서기를 희망하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이 지역구는 알론드라 블러바드와 커먼엘스 길 사이의 로스코요테스 컨트리 클럽 일대이다.)
현재 양 후보는 서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는 한인 표에만 의존하지 않고 타 민족 후보표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캠페인 초창기에는 상호 비방의 움직임도 감지 되었지만 지금은 네거티브 선거전은 하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유권자들에 어필하기 위해서 정책과 자신을 알리는 캠페인에 몰두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는 11월 8일까지 양 후보는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는 캠페인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 지역 한인사회는 이미 두 후보 지지층으로 양분되어 있을 것이다. 한인 유권자들은 한 후보만 찍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
한인 인사들은 이 지역구에서 한인 후보 1명만 나오면 당선은 거의 확정적인데 2명이 나와서 선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써니 박 시장에 이어서 한인 시의원이 뒤를 이을 수 있는 쉬운 길이 있었는데 힘든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중간선거에는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지역구에서 1,900-2,000표 가량 득표하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써니 박 씨는 지난 선거에서 1,900여 표로 당선되었다)
이 선거에서 한인 후보 2명 중에서 1명이 당선될 수도 있고 동반 낙선할 수도 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상관없이 이번 ‘부에나팍 제1지구 시의원 선거’는 한인 커뮤니티 전체로 보아서는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다. 한인 정치인 또는 정치 지망생들은 이번 선거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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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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