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사진=피프티원케이
배우 소지섭이 영화 '자백'에서 새 얼굴을 선보였다. 스크린 속 '낯선' 내 얼굴을 발견한 그는 또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엿봤고, 다시 나아갈 추진력을 얻었다.
최근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의 배우 소지섭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지섭은 살인 누명을 벗기 위해 절박하게 호소하고 사건을 되짚어나가는 유민호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했다. 특히 소지섭은 '자백'을 통해 처음으로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다른 연기, 다른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을 때 시나리오를 만나게 됐다. 우선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감독님이 시나리오에서 느끼지 못할 부족한 부분도 편지를 써주셔서 더 믿음이 생긴 것 같다. 주로 영화에 대한 보충 설명이 적혀있었고, '지섭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소지섭은 "연차가 꽤 되다 보니까 뭘 해도 비슷한 것 같더라. 전에는 멋모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연기했는데 이제는 연륜이 쌓이다 보니까 많은 것들이 보이더라. 지금이 약간 그런 시기다"라며 "나 혼자서 새로운 걸 보여드리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감독님, 다른 배우들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가 재밌는지가 중요한데 저는 재밌게 봤다. 시나리오보다 완성도가 좋은 것 같다. 저를 보자면 '아직 새로운 모습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보기에도 낯선 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얼굴을 꺼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촬영하며 악몽을 꾸기도 했다고 밝혔던 소지섭은 "원래도 고민이 많은 성격이다. 짐을 많이 져야 앞으로 나가는 성격"이라며 "한 가지 감정을 가지고 가는 거였으면 더 힘들었을 텐데 감독님이 다양한 감정으로 촬영하자면서 두 개, 많게는 세, 네 가지의 감정을 촬영해서 오히려 수월했다. 그리고 그게 영화에 잘 녹아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두 번 정도 대사를 읽고 필요 없는 걸 다 걷어냈고, '보는 사람을 계속 궁금하게 만들자'라는 고민을 했다. 감독님이 감정의 높낮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타이트한 샷이 많아서 얼굴의 각도나 조명이나 눈동자의 위치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자백'에는 별장이나 호텔 등 밀폐된 공간에서 두 배우가 팽팽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많은 만큼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지섭은 "사실 부담스럽기도 했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건 많이 없었다. 그래서 대본 리딩을 많이 했다. 연극처럼 보셨다고 하신 분들이 많더라. 그렇게 노력했던 것들이 화면에 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라. 좁은 공간에서 촬영해서 불편하고 예민하고 답답한 감정이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윤진, 나나에게 많은 도움과 자극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소지섭은 "혼자 생각해서 밀고 나갈 수 있는 장르도 아니고, 다른 배우들과 잘 어우러졌어야 했는데 다행히도 잘 맞아떨어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윤진 배우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기 때문에 많이 배웠다. 가장 놀랐던 건 2시간 되는 대사를 다 머릿속에 외우고 계시더라. '저렇게까지 준비하고 열심히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정 컨트롤을 보고 있으면서 놀랄 때가 많다"며 "저는 그게 잘 안 되는 데 좋은 자극을 받고, 기분 좋은 기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나나에 대해서는 "우선 눈이 되게 매력적이고, 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가겠더라. 감각인 것 같다. 저보다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 변하는 상황마다 확확 변하는 게 있는데 어려우면 물어보기도 하고, 감독님이 디렉션을 주면 순간 캐치를 해서 자기 걸로 만들어낸다. 저도 현장에서 많이 놀랐다"며 "또 연기할 때 좋은 기운을 주는 배우다. 2년 전에 촬영했던 거라 본인 연기에 불안함을 느낄 때라서 '괜찮냐'고 많이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렇듯 자신의 노력, 배우들과의 완벽한 시너지로 새로운 도전에 성공적인 발걸음을 뗀 소지섭이다. 올해 영화 '외계+인' 1부부터 '자백'까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 얼굴을 보여준 그는 "드라마 주인공들은 대부분 선한 역할이다. 그러다 보니까 저에게는 이런 대본이 잘 안 들어왔던 것 같다. 두 작품을 통해 새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다양한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지섭은 개봉 전이지만 '자백'이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TOP3 안에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그는 "시간이 지나서 제 필모그래피 중 TOP3가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제 연기 인생에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빼놓을 수는 없고, 다시 영화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영화는 영화다' 또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백'을 홍보하고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영화관에 오셔서 다양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다. 그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자백'을 제일 먼저 봐주시면 좋겠지만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다양하게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자백'은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자백'의 손익분기점은 140만 가량이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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