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중간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간선거는 대통령을 뽑지 않는 선거인만큼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지는 것이 사실이다. 2년 전 선출된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 중간평가 정도로 인식되면서 집권당에 불리한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민주당의 패배가 일찌감치 점쳐졌다.
뜨뜻미지근하던 선거열기와 민주당 캠페인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낙태 이슈였다. 지난 6월 말 연방대법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우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민주당은 호재를 만났다. 근 50년 당연한 권리로 여겨졌던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많은 주에서 한순간에 없던 일이 되는 위기를 맞자 분노한 여성들과 민주당 유권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분노는 선거열기로 이어졌다.
모든 흐름은 돈을 보면 알 수 있는 법. 대법 결정 이후 민주당은 낙태 관련 광고에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 붓고 있다. 표심을 잡을 핵심이슈는 낙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원유세 중인 바이든 대통령 역시 선거를 코앞에 둔 지난 18일 낙태권을 법으로 못 박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이 연방의회 다수당이 될 경우, 새해 첫 법안으로 낙태권 성문화안을 의회에 보내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니 유권자들은 낙태를 금지하려는 공화당과 생식권을 보호하려는 민주당 중에서 선택하라는 것이다.
반면 공화당은 ‘범죄’를 캠페인 주제로 내세운다. 민주당이 범죄에 너무 온건해서 치안이 불안하다는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낙태’가 민주당에 호재라면 공화당은 ‘경제’라는 우군을 만났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침체 전망이 나오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불만이 점증하고 있다. 공화당으로서는 반사이익이 없을 수 없다.
낙태권도 중요하고 치안도 중요하다. 경제는 온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사안이다. 유권자들은 각자 판단에 따라 선택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선거까지 2년의 정치는 이어질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모두 공평하게 한 표로 목소리를 내고 투표 결과에 모두 승복하는 것. 결과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깨끗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번 중간선거가 중요한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 전통을 갉아먹는 위험요인들을 제거해내야 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인 2024 대선이 어떤 혼란에 휩싸일지 알 수가 없다.
AP 통신이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전국의 성인들 중 52%는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 민주주의가 ‘극도로’ 혹은 ‘매우’ 잘 작동되고 있다고 답한 성인은 9%에 불과했다. 특히 공화당의 58%는 지난 대선 결과를 여전히 불신하고 있다. 트럼프의 영향이다.
트럼프 진영은 지난 2년 줄기차게 “선거를 도둑맞았다”며 투표사기, 개표기계 조작 등을 주장, 지지자들을 분노로 옭아맸다. 해당 주들은 조사하고 또 조사했지만 조작 증거를 찾지 못했다. 트럼프의 ‘선거사기’ 주장은 결국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사건 같은 전례가 없는 대혼란을 만들어냈다. 파장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럼프가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특정 인종이나 이민자 혐오를 거침없이 드러내며 백인우월주의에 동조해도 정치적 위세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트럼프 아류들이 양산되었다. 저렇게 해도 되는 구나, 저렇게 하면 뜨는 구나 싶은 것이다. 2주 전 워싱턴포스트 조사에 따르면 연방의회 그리고 주정부 고위직에 출마한 공화당후보 569명 중 299명이 지난 대선결과를 믿지 않는다. 트럼프 신봉자들이다.
이들은 캠페인 중 민주당은 ‘친 범죄’ 당, 흑인은 ‘범죄 저지르는 사람들’ 같은 막말을 하며 트럼프 흉내를 내고, 이런 저급한 언행을 보면서도 공화당 리더들은 트럼프에게 밉보여 지지기반을 잃을까 두려워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이는 공화당의 위기이자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그리고 이런 위기에서 공화당을 구해야겠다고 나선 소수의 그룹들이 있다. 전통적 공화당 정치인들, 전략가들, 기부자들이 공화당의 변질을 비통해하며 수퍼 PAC(정치행동위원회)을 만들어 트럼프 아류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면 링컨 프로젝트. 2019년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결성된 공화당 조직이다. 현재 1,500만 달러를 투입해 미시건,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등지의 주지사와 총무처장관직에 출마한 공화후보들을 떨어트리기 위해 디지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대표적 트럼프 반대인사인 리즈 체니, 애담 킨징거 등 연방하원의원들 역시 트럼프 진영 후보들에 반대하고 상대인 민주당후보 지지에 나서고 있다. 미시건에서는 그레천 위트머 현 민주당 주지사의 재선 성공을 위한 ‘위트머 지지 공화당원’에 150명 넘는 주 공화당원들이 합류했다.
이 사회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필요하다. 민주당은 진보적 정책들로 사회가 전진하게 하고 공화당은 보수적 시각으로 사회적 안정을 추구한다. 그렇게 양 날개가 되어 사회는 탄탄하게 발전해나간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 공화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불신과 미움을 부추기며 거짓 주장을 일삼는 불량 후보들을 걸러내는 것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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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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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싫지만...여태까지 진행되는 꼴을 보면 민주당 보단 공화당 찍는다..경제,치안..복구시켜라
트 거짖말을 숨쉬듯 아무 거리낌없이 해대는 트 차별을 사기를 해 돈을 모으고 권력을거머쥔 트 고런데 이느므 트를 지지 두둔하며 말 한마디 안 못하는 저질 공화당 트 당은 아니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