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내 교계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 ‘갈 길 멀다’
120년전 하와이에 첫 발을 디딘 이민자 대부분이 인천 내리교회 출신이었다. 사진은 웨슬리 예배당 뒤쪽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부분이 여성들이다. 1955인천내리교회 제공).
인천 내리교회 신도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해외이민 최초의 교회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가 미주한인 이민 120년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하며 미주한인 동포사회 기독인들의 역할기대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주류언론에서 미국내 한인교회 여성 목회자들의 활동을 조명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에서의 여성 목회자들 활동에 관심을 갖게 한다.
여성 목회자 에일린 켐벨-리드 목사의 2018년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약 20%는 여성이다.
1960대 약 2%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워싱턴DC 웨슬리 신학대 국제관계부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경림 목사는 미국의 한인 여성 목회자들이 역할을 인정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8년 안수를 받을 당시 목사 남편과 시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사실을 회상한 이경림 목사는 미 한인교회가 여전히 변화에 소극적이며, 가부장적 경향은 2,3세대 한인들에게도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목회 성평등을 위해서는 교회 안쪽에서부터 변혁이 필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아시아계 여성의 사역을 지원하는 ISAAC의 전무이사 영 리 허티그 목사는 미 한인교회의 성평등은 한국 교회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언급하며, 아시아계 교회 중에 가장 가부장적인 모습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인교회의 가부장적 분위기가 유교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했다.
인디애나 주 얼햄 종교대학 김지선 신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유교적 사상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민자들이 모인 한인 교회에서 평등을 받아들이는 데에 더딘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또한, 유교 문화에서 발생한 남성 우월주의로 인해 여성 목회자의 설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풀러톤 엑코 교회 자렛 옥 목사는 여성의 목회 진출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는 목회를 보고 배울 모범사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렛 옥 목사가 롤모델로 인용한 목회자는 메리 백 은퇴목사이다.
메리 백 목사는 안수를 받고 목회자를 시작한 30대 초반의 일을 상기하며, 당시에는 목사보다는 교회 어르신들로부터 딸과 같은 대우를 받거나 심지어 몇몇 젊은 남성들로부터는 저속한 장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교회 일각에서는 백 목사를 목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백 목사는 목회 일을 하면서 주변의 젊은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미국장로교가 여성 목회자를 위한 지원을 시작한 1991년에는 교단 내 여자 목사가 18명뿐이었지만, 현재는 150명 정도 된다고 전하며 여성 목회자를 향한 시선에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자렛 옥 목사는 현재 많은 동포 여성들이 사역에 나서고 있지만, 한인교회보다는 다른 민족 교회를 섬기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하며, 동포들에게 인정 받지 못하는 여성 목회자가 있다는 사실에 슬픔을 나타냈다.
또한,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에비뉴 침례교회 수지 알바레즈 담임목사는 벤쿠버의 보수적인 한인 이민자 교회에서 성장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서 목회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알바레즈 목사는 한국계 여성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큰 도전이라고 운을 띄우며, 자신이 걸어간 발자국이 다른 여성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자렛 옥 목사는 목회 성평등을 두고 남성들이 좀 더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경림 목사는 처음에는 반대했던 남편이 나중에는 자신을 지지해 준 것처럼, 남성 목회자 일각에서도 지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 부에나파크 소재 누마교회 존 박 담임목사는 유대인이나 이방인, 인종, 남녀를 초월하여 우리는 모두 예수 안에서 하나라고 역설하며, 교회가 지금까지 고수해오던 낡은 가치관을 새롭게 바꾸어가는 싸움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 내 교계에서는 이중직 목회 길 열렸지만 여성목사 안수는 여전히 ‘머나먼 길'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교단들이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중직 목회’의 길은 열린 반면, 국내 최대 교단의 여성 사역자 안수 문제는 벽을 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예장합동은 교단법상 ‘여성안수 불허’를 재확인했다. 대신 유급 교역자인 ‘준목(강도사)’ 호칭을 부여하는 방안을 계속 연구하기로 했다.
예장고신의 경우, 여성 안수 발의안 자체가 기각돼 관련 내용을 연구할 창구조차 마련되지 못했다.
이중직 목회의 경우, 예장통합은 미자립교회 목회자의 경우 노회 허락을 받은 후 ‘자비량 목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스스로 일을 해 마련한 돈으로 목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또 다른 직업(이중직)을 허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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