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대만은 거래의 산물 아냐”…中 “특별행정구 고도자치 가능”
대만에 대한 통제권을 중국에 넘기자는 취지의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발언에 대해 중국은 맞장구를 쳤고 대만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머스크는 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제안은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을 따져보자는 것"이라며 "홍콩보다는 더 관대한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9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담당 기관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머스크는 단순히 기업의 투자이익을 고려해 민주국가를 전제국가의 특별행정구로 바꾸는 제안을 했다"고 비난한 뒤 "이 제안은 대만은 물론 어느 나라 국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은 지역의 민주정치와 세계 과학기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대만은 어떠한 상업적 거래의 산물이 아니고 이미 중국 공산당의 어떠한 제도적 안배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대만은 반도체 등 첨단 과학기술 공급망 분야에서 오랫동안 테슬라와 협력했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머스크 등 기업인들이 대만과 교류하며 대만의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이해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여당 민진당도 대변인을 통해 "머스크의 견해는 대만에 있어 국가 주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해칠 수 있다"며 "대만은 주권과 민주주의를 굳게 지키며 움츠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진당 소속 타이베이 시장 후보인 천스중도 "머스크는 성공한 기업가지만, 양안의 복잡한 관계에 대해서는 더 공부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은 대만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8일 머스크 발언에 대해 1차로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튿날에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국양제는 우리가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 방침이며, 국가 통일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며 "(중국이 대만에 대해)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확보하는 전제하에서 대만은 특별행정구로서 고도의 자치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국양제 하에서) 대만 동포의 사회 제도와 생활 방식 등은 앞으로 충분히 존중될 것이고, 대만 동포의 합법적 권익이 충분히 보장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오 대변인은 또 대만 당국이 머스크 발언에 불만을 표한 데 대해 "민진당 당국의 발언은 근본적으로 가치가 없으며 민진당 당국이 무슨 말을 해도 대만이 중국 영토의 나눌 수 없는 일부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8일 브리핑에서는 머스크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중국은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할 것이며, 대만 독립 도모를 분쇄하고 외세의 간섭을 억지해 국가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겠다는 등 원론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머스크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곧 중국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누리꾼들은 그가 중국에서 테슬라의 판촉을 위해 그러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한 누리꾼은 "그(머스크)는 자기 사업 이익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는 사업가일 뿐이다. 그는 중국이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은 머스크가 주장한 대만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제안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비현실적인 야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글로벌 인도량의 약 절반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됐다.
중국의 대표적인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머스크가 해당 발언으로 대만과 미국으로부터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일 웨이보에 "머스크의 발언은 전쟁을 바라지 않은 재계의 일반적인 바람을 대변한 것이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세계의 기본적인 이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대만 민진당이 당신(머스크)을 증오할 것이고 많은 미국 의원과 정치 엘리트들이 그 제안을 싫어할 것"이라며 "그(머스크)가 이러한 정치적 견해를 밝힌 일로 향후 다소 곤란해질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살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