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족과 진화·양자얽힘 이해·클릭화학 개척
▶ 문학은 에르노…평화상은 반푸틴 인권운동
▶ 생애 두차례 수상, 부자 2대 수상 등 진기록도
노벨화학상에 ‘첨단 화학합성 연구’ 버토지·멜달·샤플리스 [로이터=사진제공]
올해 노벨상 역시 오래전부터 유력 수상 후보로 꼽혀 오던 이들이 상을 받는 예년의 패턴이 반복됐다.
특히 평화상을 제외한 수상자 대다수는 통상적 은퇴 연령을 넘긴 60대 말에서 80대였으며, 노벨상의 중심인 과학 분야에서 수상 이유로 꼽힌 업적들은 길게는 약 50년 전인 1970년대, 짧게는 20년 전인 2000년대께에 발표된 것들이었다.
지난주 평일인 3∼7일에 총 6개 분야의 노벨상 중 5개의 수상자가 발표됐고, 10일로 예정된 경제학상 발표만 남아 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에는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상을 받게 된 경우, 과거 노벨상을 받았던 사람이 이번에 또 선정된 경우가 포함됐다.
◇ 생리·의학상 '인류 진화 탐구' 스반테 페보
3일 발표된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출신 진화생물학자 스반테 페보(67)에게 돌아갔다. 평화상을 제외한 5개 분야 노벨상의 선정 기관이 있는 스웨덴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15년 토마스 린달이 화학상을 받은 이래 7년 만이다.
그는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에 오래 근무하면서 현생 인류의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해독했다.
노벨위원회가 요약한 그의 공적은 '멸종한 호미닌(hominin·사람족)들의 게놈과 인간 진화에 관한 발견'이다.
페보의 이번 수상은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이어간 사례다.
그는 1982년 생리의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생화학자 수네 베리스트룀(1916∼2004)의 혼외 자식이며, '페보'라는 그의 성은 그를 양육한 어머니인 에스토니아 출신 화학자 카린 페보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 2대 걸친 노벨상 수상 사례는 도합 8번째
2대에 걸쳐 노벨상을 받은 사례는 베리스트룀-페보가 8번째다.
1935년 화학상은 장 프레데리크 졸리오-퀴리(1900∼1958)와 이렌 졸리오-퀴리(1897∼1956) 부부가 공동으로 수상했는데, 이 중 이렌은 1903년 물리학상 수상자인 피에르 퀴리(1859∼1906)와 마리 퀴리(1867∼1934) 부부의 장녀다. 마리 퀴리는 1911년 화학상도 받았다. 2대에 걸쳐 노벨상 수상 부부가 나온 것은 퀴리 가문의 사례가 유일하다.
1915년 물리학상은 윌리엄 브래그(1862∼1942)와 그의 아들 로런스 브래그(1890∼1971)가 동시에 공동으로 수상했다.
닐스 보어(1885∼1962)는 1922년에, 그의 아들 오게 보어(1922∼2009)는 1975년에 물리학상을 받았다.
한스 폰 오일러-켈핀(1873∼1964)은 1929년에 화학상을, 그의 아들 울프 스반테 폰 오일러(1905∼1983)는 1970년에 의학상을 받았다.
1959년 생리의학상을 받은 아서 콘버그(1918∼2007)는 2006년 화학상을 받은 로저 D. 콘버그(1947∼)의 아버지다.
칼 만네 게오르그 시그반(1886∼1978)은 1924년에, 그의 아들 카이 만네 시그반(1918∼2007)은 1981년에 각각 물리학상을 받았다.
또 J. J. 톰슨(1856∼1940)은 1906년에, 그 아들인 조지 패짓 톰슨(1892∼1975)은 1937년에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물리학상 '양자역학 근본 검증' 아스페·클라우저·차일링거
4일 발표된 물리학상은 프랑스 출신 프랑스의 알랭 아스페(75), 미국의 존 F. 클라우저(80), 오스트리아의 안톤 차일링거(77)가 차지했다. 상금은 3분의 1씩으로 분배된다.
"얽힘이 있는 광자(entangled photons)의 실험을 통해 벨 부등식(Bell inequalities)의 위배(violation)를 확인하고 양자정보과학(quantum information science)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 주최 측이 밝힌 공적이다.
이들은 현대 과학의 이론적 근본을 이루는 양자역학의 중요한 이슈를 이론적·실험적·철학적으로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양자 얽힘 상태'에 관한 획기적 실험을 다수 고안해 양자 컴퓨터, 양자 통신망, 양자암호화 보안통신 등 첨단기술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들 3명은 수십 년간 노벨상의 유력 후보로 꼽혀 왔으며, 2010년에는 볼프상(Wolf Prize) 물리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 화학상 '클릭화학 개척' 버토지·멜달·샤플리스…샤플리스는 2번째
5일 발표된 화학상은 미국의 캐럴린 R. 버토지(56), 덴마크의 모르텐 멜달(68), 미국의 K. 배리 샤플리스(81)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클릭 화학(click chemistry)과 생체직교 화학(bioorthogonal chemistry)'을 개척한 공적을 인정받았으며 상금은 3분의 1씩 나눴다.
'클릭 화학'은 마치 블록을 조립하듯이, 특정한 두 분자를 부산물을 발생시키지 않고 연결하는 '깔끔한' 합성 방식을 가리키며, 샤플리스와 멜달이 이를 개척했다.이어 버토지 교수는 이런 클릭 반응이 생명체 내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바이오산업 적용 등의 가능성을 열었다.
올해 화학상 수상자 3명 중 샤플리스는 21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1년 수상 당시 그는 '카이랄 촉매 산화 반응에 관한 연구' 공적을 인정받아 상금의 2분의 1을 차지했다.
◇ 노벨상 2회째 수상 인물은 도합 5번째
이에 따라 샤플리스는 노벨상을 두 차례 받은 다섯 번째 인물이 됐다. 노벨 화학상을 두 차례 수상한 인물로는 두 번째다.
이에 앞서 프레더릭 생어(1918∼2013)는 인슐린 등 단백질의 구조를 밝힌 공로로 1958년 화학상을 단독으로 수상했으며, 1980년에는 디옥시리보핵산(DNA) 시퀀싱의 개발을 선도한 공로로 화학상 공동수상자가 됐다.
마리 퀴리(1867∼1934)는 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의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존 바딘(1908∼1991)은 1956년에는 트랜지스터 발명의 공적으로, 1972년에는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만든 공적으로 두 차례 물리학상 공동수상자가 됐다.
미국의 화학자이며 평화운동가인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은 1954년에 단백질과 항체 연구로 화학상을 받은 데 이어 1962년에는 핵실험·핵무장 반대 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평화상을 받았다.
두 차례 모두 단독 수상이었으며, 이런 사례는 폴링이 지금까지 노벨상 역사상 유일하다.
◇ 문학상에 프랑스 여성 소설가 에르노…자전적 소설 주목
6일 발표된 문학상은 프랑스의 여성 소설가 아니 에르노(82)가 받는다.
에르노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소신대로 자전적 소설을 쓰며 인간의 욕망과 날것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 프랑스의 문제적 작가로 불렸다.
특히 사회, 역사, 문학과 개인 간의 관계를 예리한 감각으로 관찰하며 지난 50년간 자전적이면서 사회학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삶이 젠더·언어·계급의 불평등으로 점철됐고 작가가 되기까지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거친 점에 주목하면서 "용기와 임상적 날카로움을 통해 개인 기억의 뿌리와 소외와 집단적 자제를 파헤쳤다"고 평가했다.
◇ 평화상에 벨라루스 활동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시민단체
7일 발표된 평화상은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가 공동으로 받게 됐다.
평화상은 6개 분야 노벨상 중 유일하게 선정 기관이 스웨덴이 아니라 노르웨이에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자국에서 시민사회를 대표한다"며 "이들은 수년간 권력을 비판하고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할 권리를 증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쟁범죄, 인권침해, 권력남용을 기록하는 데 현저한 노력을 해왔다"며 "모두 함께 이들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올해 평화상 수상자들은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의 영향력에 맞서 시민의 권리 증진을 위해 활동했으며,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지속 중인 전쟁으로 고통받는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 경제학상 10일 발표 예정
경제학상은 10일 중부유럽표준시 오전 11시 45분(한국시간 오후 6시 45분) 또는 그 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학은 원래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제정돼 1901년부터 시상되기 시작한 노벨상 5개 분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노벨 경제학상'으로 통칭되는 상은 엄밀히 따지면 '노벨상'(Nobel Prize)은 아니다. 공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 기념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이다.
이 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상을 제정하기로 하고 1968년 노벨재단에 기부한 출연 재산을 기반으로 1969년부터 수여되고 있다.
1969년부터 2021년까지 53년 동안 총 89명의 수상자가 나왔으며, 단독 수상 사례가 25차례, 2명 공동수상이 20차례, 3명 공동수상이 8차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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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때문에 우리모두가 매일 사는데 편리함 자유롭고 행복하게 지낼수있는데 트 나 푸 같은 정신이상자때문에 지구촌이 미쿡이 서로서로 못믿고 증오하며 남을 이용할려하고 차별하고 거짖말 사기치고..하늘은 무얼하는지 묻고 싶군요..공화당의워님들은 아무말도 안 못하고 그저 지지 두둔하니 이 트라는 국민의30%는 아직도 트를 무슨 신인것처럼 ...참말로 기독교에서 말 하는 말세로다 말세...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