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강 인터뷰 /사진=스타뉴스
배우 이시강이 힘든 길을 걸어왔다. 축수 선수 시절부터 일본 활동, 단역 배우를 거쳐 일일극 주연으로 우뚝 섰다. "많이 내려놨다"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전진 중이다.
이시강은 최근 KBS 1TV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인생'(극본 구지원, 연출 성준해) 종영을 맞이해 스타뉴스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 TV(https://tvhankook.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으라차차 내인생'은 조카의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싱글맘, 서동희(남상지 분)가 세상을 향해 펼치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드라마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120부작이라 지난 2월부터 촬영이다. 방식이나 틀에서 어려웠던 건 없던 거 같다"라며 "초반에 내가 항상 막내였는데 제일 선배로서 끌어줘야하는 위치에 와있더라. 나이가 있고 선배였다. 그런 부분이 감회가 새로웠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리더의 역할은 어땠냐고 묻자, 그는 " 그냥 제일 나이가 많은 선배였다. 내가 옛날에 선배들이 한 얘기를 하고 있더라. 보통 배우들이 생각하는 내용 전개가 있는데 (대본이) 그러지 않을 때가 있지 않나. 난 그럴 때 속상하더라. 예를 들어서 러브라인이 깨지거나 하는 부분들이다. 과거엔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 보면서 선배들이 '그냥 해'라고 하더라. 그땐 이걸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도 이번엔 똑같이 말했었다"라며 "후배, 동료 배우들에게 조언을 많이 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시강은 극 중에서 강성욱 역을 맡았다. 강성욱은 본래 외동아들이었으나 강차열(양병열 분)이 들어오면서 첫째 아들이 됐다. 강차열에 대한 질투심와 열등감으로 가득 찬 인물. 이에 대해 "나와 닮은 부분이 존재한다. (강성욱은) 잘하고 싶은 아이고 인정받고 싶은 아이다. 질투심도 많다. 이건 내가 갖고 있는 부분들이기도 하다"라며 "난 실제로 완벽주의가 있고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나 열정이 세다. 지금은 많이 내려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 "본래 강차열 役 제안 받아, 도전하고픈 감정"
이시강은 전작에서도 일일극에 참여, 긴 호흡을 진행해왔다. 이번에도 역시 일일극에 출연하게 됐다. 그가 내용적인 측면을 제외하고 달라진 점이 있었을까. 이시강은 "일단 힘을 빼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보통 연기할 때 일일드라마와 미니시리즈의 차이를 두긴 한다. 그러나 난 그렇게 크게 두고 싶지 않다. 일일드라마는 설명조인 대사가 많아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이번엔 더 자연스럽게 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강성욱 역을 맡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처음엔 강차열(양병열 분) 역으로 제안받았다고. 이시강은 "성준해 감독님은 내가 MBC '비밀의 남자'를 할 당시 옆 스튜디오에서 촬영 중이셨다. 그때 오다 가다가 만나 인사를 했었다"라며 "내가 친한 배우들과 감독님이 작품을 많이 했더라. 그래서 여러모로 인연이 닿았고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나를 본 이후 강차열 역을 권유하셨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병열이를 만나본 후 우리 둘 모두와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강성욱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연기였고 강차열은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였다. 차열이는 감정의 폭, 소외감, 어머니와 대립 등 다양한 감정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시강은 "연기는 항상 어렵다. 자신있게 잘 보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하면서도 어려운 거 같다"라며 "일일극은 남의 대사를 외워 남의 말을 내 말처럼 느끼게 해야한다. 연기를 할 수록 미치겠더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 "다시 만난 박해미, 나한테 대단하다고.."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돌연 연기자로 진로를 바꿨다. 이에 "부상 같은 걸로 그만둔 게 아니라 그냥 재미가 없었다. 정말 오랜 시간 해왔는데 축구가 너무 재미없더라. 그래서 그만둔다고 말했었다. 부모님 입장에서 보면 난 정말 못됐다. 내가 축구를 못 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더 황당했을 것"이라며 "아직도 기억나는 게 아버지가 '부모가 돼 편안한 길을 앞두고 어려운 길로 가는 걸 냅둘 수 있냐'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라고 해서 했는데 재미가 없어서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집을 나갔다"라고 털어놨다.
이시강은 축구를 그만둔 후 일본에서 그룹 키노로 데뷔, 4년간 활동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선 뮤지컬, 연극,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곳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내가 된다고 믿으면 되는 거 같다. 난 정말로 하면 된다는 말을 믿는다. 항상 친구나 후배들이 나한테 조언을 구하는데 그때도 '하면 돼. 안 해서 못 하는 거야'라고 한다. 뭘 해도 시작은 어렵다. 그런데 그걸 성실하게 하면 된다"라며 "일본에서 데뷔했던 것도 일본에서 움직였으니 된 거다. 난 그 성취감을 알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특히 그는 과거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단역 시절을 언급했다. '거침없이 하이킥' 단역이었던 이시강은 일일드라마 주연으로 배우 박해미를 다시 만난 것이다. 이시강은 "처음엔 보조 출연으로 시작했다. 단역 1, 2, 3이나 이미지 단역 같은 거였다. 그때 당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했는데 그때 박해미 쌤을 만나게 됐다. 이후 이번에 다시 만났다. 혜미 쌤이 갖고 있는 힘이 대단하고 그걸 정말 무시 못한다"라며 "당시 만났다는 걸 얘기하니, 해미 쌤이 나보고 대단하다고 하더라. 어떻게 거기서 여기까지 올라왔냐고. 나 또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으라차차 내인생'은 어떤 의미일까. 이시강은 "어떻게 보면 안 하려고 했던 작품이다. 역할이 바뀌면서 고민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내려놓은 거 같고 작품을 열심히 안한 게 아니라 성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다. 여러모로 배우 인생에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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