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반스 시카고연은 총재 “금리인상 효과 확인 안 돼”
▶ 불러드 총재 “경제 충격없이 고물가 방어 가능” 반박
위쪽부터 제롬 파월, 윌리엄 더들리, 찰스 에반스, 제임스 불러드.[로이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충격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잉 긴축을 하거나 결국 금리 인상을 중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과잉 긴축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7일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한 경제 전망이 “장밋빛”이라며 “과정이 길고 험난할 것이기 때문에 긴축 지속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특히 실업률이 연준의 전망(내년 4.4%)보다 더 오를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일자리와 실업 사이의 관계를 보면 균형 잡힌 실업률은 약 5%”라며 “전망보다 훨씬 더 높은 실업률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FOMC 위원들이 긴축 유지 기간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그는 “점도표를 보면 내년 말 금리가 4.25~5% 수준일 것이라는 데는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동의하는 반면, 2024년 전망은 범위가 2.5~4.75%까지 벌어진다”고 짚었다. 시간이 갈수록 긴축 지속 여부를 둘러싼 내부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연준이 ‘기조 전환은 없다’고 못 박았던 점을 언급하며 “만약 사람들이 연준의 전망보다 고통이 더 크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긴축에 대한 지지와 신뢰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침체 확대에 놀라 물가를 잡기 전에 긴축을 포기하거나 경제 충격 속에서도 긴축을 강행해 더 깊은 침체로 몰고 가는 딜레마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과잉 긴축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연준 내부에서도 흘러나온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상 효과에 대해 판단할 시간을 두지 않고 긴축을 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두려워한다’는 지적에 “정확히 내가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통화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지연이 있는데, 지금 연준은 이를 확인할 틈 없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고 과잉 긴축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연준 고위인사들은 일제히 금리 인상 기조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준의 신뢰성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성장률은 크게 떨어지고 물가와 실업률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의 고통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연준 목표치인 물가 상승률 2%에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까지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이날 연준 인사들도 파월 의장을 위해 ‘지원사격’을 했다.
불러드 총재는 기준금리 상단이 ‘중립’ 수준으로 여겨지던 2%대를 벗어난 3.25%까지 오르며 ‘긴축적 영역’에 들어선 데 대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당분간 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긴축에 따른 고통의 강도에 대해 솔직하지 않다는 비판과 관련, 현 상황이 1970년대와 다르다면서 “시장 가격에 연준의 의도가 반영된다는 것은 실제 금리 인상에 앞서 긴축이 잘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때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보다 (정책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본다. 현재를 볼커 전 의장 때와 엄격히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대신 경기후퇴 없이 기준금리를 3% 올렸던 1994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기를 언급하며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온라인 행사에 참석해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경기 둔화와 물가 하락을 목격한 뒤 금리를 낮추고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 1970년대의 실책을 매우 유념하고 있고 이를 피하고자 한다”면서 “이후 물가가 다시 치솟았다. 이런 일은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도한 긴축에 나설 위험성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적절히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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