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특별한 질병력이 없으며 건강히 지내던 55세 남성 A씨는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촬영한 복부 CT에서 ‘부신 우연종’이 발견됐다고 들었다. 큰 병원에 가서 전문의 상담을 꼭 받으라고 말에 덜컥 큰 병은 아닌지 걱정이 됐지만 상담 및 추가 검사 결과 비기능성, 양성 부신 결절진단을 받아 특별한 치료 없이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만 받기로 했다.
# 38세 여성 B씨는 직장 건강검진 복부 CT에서 부신 우연종과 동시에 고혈압을 진단받았다. 표준 체형에 고혈압 가족력이 없었던 B씨는 처음 듣는 질환에 덜컥 겁이 났지만 담당 의사는 B씨가 젊고 가족력도 없기 때문에 2차성 고혈압일 가능성과 함께‘알도스테론’ 호르몬 과다를 의심했다. 이후 B씨는 추가 검사를 통해‘부신 종양’에 의한‘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을 진단받고 부신 절제 수술을 시행 받았다. 수술 후에는 다행히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별다른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부신이란?
부신(Adrenal Gland)은 체내 생리 조절에 필수적인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카테콜라민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입니다. 길이는 4~5㎝ 정도, 무게는 4~6g으로 매우 작은 장기이며 위치는 양쪽 좌, 우 콩팥 위에 하나씩 모자처럼 얹혀져 있습니다.
부신에서 분비되는 카테콜라민 호르몬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이며, 다른 말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아드레날린은 사람이 흥분하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평소에도 분비돼 심장기능, 혈압, 심박수 등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코티솔’, ‘알도스테론’, 그리고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3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코티솔은 우리 몸의 대사, 면역기능,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고 알도스테론은 혈압 조절 및 전해질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신에도 다른 장기처럼 종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신 종양이라는 것은 결국 부신을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덩어리를 이룬 것인데, 크기가 아주 크거나 부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무증상입니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 또는 다른 이유로 시행하는 복부·흉부 CT 검사 또는 일부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부신에 있는 종양을 우연히 발견하는 때가 종종 있으며, 그래서 이를 ‘부신 우연종’이라고 부릅니다.
부신 종양은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고 60세 이상의 사람들 중 약 5%에서 부신 종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부신 우연종은?
대다수의 부신 우연종은 증상을 유발하지 않고 환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치료가 필요한 2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드물지만 부신 우연종도 하나의 종양이기 때문에 악성 종양, 즉 ‘암’일 때가 있습니다. 부신에서 시작한 부신암, 그리고 부신 이외의 장기에서 발생한 암세포가 부신으로 전이돼 발생한 전이암인 그것입니다.
다른 장기의 종양은 악성 여부를 진단할 때 조직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부신 양성(Benign) 종양과 부신 악성(Malignant) 종양을 구분하는데 조직검사는 제한적으로만 시행하고 CT 검사 소견 중요합니다. 이 때 종양의 크기와 모양, 종양증강 패턴 등을 바탕으로 악성 여부를 짐작합니다. 또 필요에 의해서 MRI나 PET 등 추가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고, 단기간 추적 관찰해 변화를 보고 최종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과거 연구 자료에서는 부신 우연종이 악성 종양인 경우는 전체 부신 우연종의 5% 내외라고 했으나 최근에는 건강검진이 더 활발히 시행되면서 부신 우연종 발견 건수가 많이 증가해 악성 종양은 이보다는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음으로, 부신 우연종 중에서 호르몬 과다를 유발하는 종양은 치료가 필요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부신에서 만드는 호르몬 3가지 중 하나라도 과다 분비되면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몸에 2차적인 문제를 유발합니다.
알도스테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것을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이라고 부르며, 고혈압, 저칼륨혈증을 유발하고 더 심해지면 근육 마비,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코티솔 호르몬 과다 분비는 ‘쿠싱증후군’이라고 부르며, 복부비만, 달덩이 같은 얼굴, 팔다리 근육 약화, 당뇨, 고혈압, 피부 얇아짐, 월경 불순 등 다양한 증상을 야기합니다.
■악성 종양 또는 호르몬 과다 치료 방법
앞서 설명한 악성 종양 또는 호르몬 과다에 해당돼 치료가 필요한 ‘부신 우연종’은 결국 수술로 제거해야 합니다.
한쪽 부신을 제거해도 반대편 부신이 정상이면 건강에 별다른 지장이 없으며 대부분 수술 후 약물 복용 등 다른 처치가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에 종양이 있는 쪽의 부신을 제거하는 ‘부신절제술’이 기본 수술입니다.
이외 부신 호르몬 과다 환자 중 일부는 수술이 아니라 약물로 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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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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