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미쉘 리드(Michelle Reid) 교육감이 지난 일요일 내가 출석하는 교회를 방문했다.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학생들과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간증과 질의 응답 시간도 가졌다.
교육감의 간증에서 그가 기독교인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학생들의 교육에 임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사만오천 명이나 되는 교직원들, 그리고 십팔만 명의 학생들 하나하나를 자신의 가족이나 자녀처럼 여기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교육감의 말이 고마웠다.
지난 7월 1일에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감으로 부임하기 전 이미 워싱턴 주에서 9년 간 두 개의 다른 학군에서 교육감으로 일을 했던 리드 박사는 한인 교회 방문은 처음인 듯했다.
사실 당일 행사 후 점심 식사 대접을 내가 하게 되었는데 가능하면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싶어 한국식당을 가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았을 때 없다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 다행히 내가 제시했던 불고기나 갈비 다 시도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여 새로운 음식문화에의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게 고무적으로 다가왔다.
유감스러웠던 것은 교육감이 당일 오후 늦게 또 다른 일정이 있어 한국식당으로 안내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다른 식당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기회가 다시 생기면 꼭 한국식당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해 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바로 전날이 추석이었기에 점심식사 때 동참한 한인 초등학교 교감으로부터 추석떡을 선물로 받으면서 추석이라는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줄 기회가 있어 좋았다.
또한 같은 식사 자리에 그 교감 외에도 이제 교육청에서 일을 막 시작한 직원, 컨설팅에서 교직으로 전직한 교사, 그리고 초등학교 학부모 등의 한인들이 함께 해 교육감과 직접 학교와 교육에 관한 대화를 편하게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유익하다고 느껴졌다.
교육감의 이번 방문은 몇 주 전 나와 만나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때 내가 의사를 타진하면서 기회가 마련되었다. 당시 나는 신임 교육감에게 건의하고 싶은 사항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래서 면담을 신청했고 그로부터 몇 주 지나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바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기독교인이며 신앙심이 돈독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교회의 주일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나는 혹시 내가 다니는 교회에 와서 학생들을 위해 간증을 해 줄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랬는데 반응이 파격적이었다. 당장 그 주 일요일에라도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한 일을 일개 주일학교 교사인 내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중고등부 담당 목회자 그리고 사역 책임자들과 상의해 연락 주겠다고 대답했다. 그 후 일정 조정을 거쳐 새 학년 중고등부 오픈하우스가 열리는 날에 맞추어 초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교육감과의 만남에서 학생들과 부모들이 보여준 열기 또한 뜨거웠다. 학생들이 예배 보는 장소가 가득 채워졌다.
그리고 진로 결정, 시간 사용 운용, 학교 급식 메뉴, 참된 기독교인으로서 학생이 가져야 하는 자세, 미국 교육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들에 대한 학교시스템 측의 좀 더 적극적인 배려에 대한 필요성 등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다. 그 날 좀 더 많은 시간을 배정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교육감은 그 날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서 교육감의 간증을 듣고 싶어 특별히 찾아온 한 한인 교감을 앞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그를 학교 행정에서 자신의 동역자라고 치켜 세우며 인사를 하게끔 했다. 사실 교육감과 교감은 교육청 내 직급 상 차이가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소개하고 배려하는 것을 보면서 교육감의 속 깊은 인간성에 매력을 느꼈다.
아무쪼록 이제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겨우 3개월도 채 안 된 교육감의 계속된 선한 교육행정 펼침에 기대를 걸어 본다. 그 날 모두 손을 내밀어 그를 위해 그렇게 기도했다. 그리고 한인 사회에서 어느 단체이든지 교육감과 소통의 기회를 갖기를 원하면 주저 말고 교육감실에 연락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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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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