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인사 검증 문제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거론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야당의 맹공을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방어막을 치면서 이전 문재인 정부 의혹을 끄집어내는 등 역공에 나섰다.

◇ 野 "이 정부 최대문제는 인사 참사"…與 "정치 공세"

민주당은 현 정부의 인사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 참모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김영배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이 정부의 가장 큰 문제가 인사 참사"라며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출석을 요구했다.

박영순 의원은 이날 출석한 대통령실 측 인사를 가리키며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에 질타를 받는 엉망 정권"이라며 "여러분도 다 같이 사표를 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낙마한 후보자들에 대해 "음주운전, 제자 성희롱, 정치자금법 위반 등 결격 사유가 너무 컸다. 이런 검증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도 임명을 강행했고 이런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또, 이장섭 의원은 홍보수석 교체 등 최근 대통령실 인적쇄신에 대해 "상처에 고름이 잔뜩 끼었는데 고름을 걷어내야하는데 반창고 붙인거 아닌가"라며 "비서실장이 '아니되옵니다'라는 직언을 해야죠. 직을 걸고라도 대통령한테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항간에 대통령실 실장 계시고, 여의도 실장 계시고, 이런 얘기 못 들어보셨나"라고 비꼬며 "사퇴할 자유 없다고 말할 게 아니라 비서실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 공세에 맞서 문재인 정부의 '사적 채용' 의혹을 거론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반박했다.

홍석준 의원은 "문재인, 이명박 정부 때나 지금 많은 지방자치단체도 이런 별정직이 있는 현실"이라며 "유독 윤석열 정부에만 이것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사적 채용이라는 프레임으로 하는 것은 너무 편협된,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양금희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인의 프랑스 국적 딸을 청와대에 채용했다는 방송 보도를 띄우며 "대통령실에서 인사의 위법성에 대해서 인사 관계부처 등 법령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확인해 달라"며 공세를 폈다.

서일준 의원도 "역대 정부에서 별정직 비서 채용은 다 공개모집하는 경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정권이 채용할 때는 공적 채용이고 윤석열 정부에서 채용하는 건 사적채용인가"라며 "이런 프레임은 너무 심한 악의적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여당이) 사적 채용을 계속 말하는데 일 잘하는 사람들한테서 주변에서 추천 받아 채용하는 걸 뭐라 하나. 6촌 채용하고, 친구아들 채용하는 걸 문제삼는 것"이라며 "그거 잘못한 걸 모른다는 건 굉장히 후안무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 '폭우 대응'도 도마…"자택 업무보고 정상이냐" vs "열심히 일해도 비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폭우 대응에 대해서도 집중 공세를 폈다.

이동주 의원은 "지난 9일 폭우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은 자택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콘트롤타워라고 했었는데 그런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며 "폭우가 아니더라도 만일 유사시에 위기관리센터로 와야 할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유사시 대통령이 위기관리센터에 도착해서 정상적으로 위기관리에 대응할 수 있는 메뉴얼대로 움직였어야 하는데 사과도 없고 해명도 없었다"면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서일준 의원은 "하다하다 이제는 열심히 일한 것 갖고 비난한다. 최근 집중호우 사태에 윤 대통령이 사저에서 새벽까지 국무총리와 행안부 장관 등에게 지시한 것을 두고 전화로 대응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2017년 5월21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중대한 안보 비상 상황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양산에서 휴가 중이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일 저녁부터 9일 새벽까지 장관과 10통 넘게 전화하며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며 "객관적으로 누가 비난 받아야 될 사람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의혹 공방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해 논문 표절 공세로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불러내 "김건희 여사가 (논문을) 사실상 그대로 복붙해서 표절했다고 여러 군데 나와서 지금 다 고발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알고 계시나"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여사의 논문 문제가 오늘 우리 주제의 결산심사라든지 업무보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불필요하게 과다하게 정치공세를 하기 위한 부분으로 이해가 된다"며 자제를 요구했다.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의혹에 대한 야당 공세도 이어졌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 5월 윤 대통령의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 공사를 행안부가 나라장터에 발주공고를 낸 지 3시간이 채 안돼 낙찰됐고 수의계약을 했다"며 "공사업체가 김 여사의 코바나콘텐츠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고 2016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친 코바나 콘텐츠 후원업체로 밝혀졌다. 단순 우연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계약에 김 여사의 사적 관계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 野, 김은혜 재산 축소 신고 의혹 거론…金 "수사의뢰·고발 안돼"

야당 측은 김은혜 신임 홍보수석을 상대로도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하며 '부적격' 낙인찍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 수석은 "경기도 선관위의 확인 결과 저를 수사 의뢰나 고발을 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통보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거나 검찰에 수사 의뢰를 안 했다면 선관위의 직무유기"라며 "윤 대통령은 어떤 인적 쇄신과 변화도 없이 문제가 많은 측근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해 방탄조끼를 입혀주는 것밖에 안 된다"며 몰아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