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관심은 오로지 공부에만 있다. 건강이 중요하고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이를 통해서만이 출셋길이 열릴 수 있다는 믿음 또한 굳세다. 자녀가 유아원(pre-school)에 들어가면서부터 부모의 머릿속에는 이후의 교육계획까지를 생각해 가며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하늘에서 별이라도 따다 주리라는 열정과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 가짐은 미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이를 위해서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학원’이다. 학과목 중심의 교육은 물론이고 좀 여유가 있는 부모라면 예체능 교육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아이들을 쉼 없이 이 학원 저 도장(道場)으로 보내려고 다그치며 밀어붙이기도 한다.
이런 학부모들의 열정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계발(啓發)해 주려는 노력이다. 학교와 학원 교육을 통해서 머릿속에서는 온갖 원리와 지식이 쉼 없이 쌓여가고 있지만 자기 생각이나 느낌 등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늘 “글쎄올시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학교 공부와 감각적 표현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바르게 표현하는 능력 계발(啓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미국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늘 느끼는 것은 강의 중에 질문이 많다는 점이다. 질문 내용을 들어보면 하나 같이“알아듣기 쉽게” 정곡(正鵠)을 찌르는 내용과 표현에서 미국 교육의 강점을 발견하게 된다.
학생들 자신이 생각하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은 가정에서는 물론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에 진학하기까지 부단히 학습하고 훈련을 통해 계발(啓發)된 표현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교육이 자랑하는 장점 중의 하나가 자신의 의견을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부모들조차도 자기 자녀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계발해 주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표현능력의 핵심은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정확하게 표현하여 이를 듣고 있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데 있다. 이러한 능력은 학습뿐만 아니라 또래들 간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효율적인 표현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거나 과외 수업을 받는다고 해서 단시간 내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의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습득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남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의사소통의 기본적 기능이며 이를 통해서 자신감, 자긍심을 키우는 길이기도 하다.
이러한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서 부모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며 아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글이 궁금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개방된 질문 (open ended question)을 통해 보충 설명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동화를 읽어 준다거나 아이들이 읽었거나 들은 이야기에 대한 느낌을 말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든지 또는 아이에게 ‘주제’를 주고 생각하는 바를 요약해 보도록 하는 훈련 방법도 듣기 능력과 함께 표현능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반성하고 자신이 느끼고 생각했던 일들을 글로 정리해 보는 습관은 자기 표현능력을 기르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길러진 능력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남들에게 전달 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더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도와줌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 데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학과 공부에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표현 능력의 계발에도 큰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한다면 이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부모는 이제부터라도 “표현능력은 길러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를 계발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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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 와싱톤복지상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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